[우리집 구조조정]④ "집안 물건 처분해 500만원 벌었어요" 정리 재테크 열풍

입력 2016.06.06 07:00

“예전엔 허전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습관처럼 인터넷 쇼핑을 했는데 이젠 정말 필요한 물건만 사고 있습니다.” (46세 작곡가 황규동씨)

가계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부각된 가운데,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예상치 못한 위기에 대비하려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하고 간결한 생활을 추구하는 일명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의 확산도 가계 구조조정의 연장선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30대 주부 김민씨는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실속 육아에 도전하고 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장난감을 주는 대신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최소한의 장난감 만을 주는 것이다. 김씨는 “장난감을 줄인 만큼 아이에게 엄마의 역할이 더 커져서 힘들지만, 아이에게 결핍과 인내력을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결혼 6년차 주부인 이모씨는 작년과 재작년 가계부를 비교해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올 들어 한 달 지출이 80만원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외식을 끊고, 휴대폰 요금제를 바꿨다. 월 3만원 가량 렌탈로 이용하던 정수기는 없애고, 비싼 비염 약을 사 먹는 대신 집안 청소와 환기를 자주 하기 시작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하면 물건 관리로 받던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시간과 돈 낭비를 하지 않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 그래픽 = 이진희 디자이너


올해 2월 주방 모습(왼쪽), 현재 주방 모습(오른쪽) / 사진=미니멀리스트 황규동 제공

불필요한 물품·소비 정리하자…미니멀라이프 확산

불필요한 물품을 그때 그때 정리하고 비용을 통제하는 ‘미니멀라이프’는 일본에서 2011년 대지진 이후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관련 모임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네이버 카페인 ‘미니멀라이프’는 가입자가 1만7000명이 넘는다. 회원들은 중고물품을 팔아 얼마를 벌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서울 뚝섬에서 열린 아름다운나눔장터에서 참여자들이 물건을 사고 팔고 있다. / 사진 = 아름다운가게 제공

실비 보험금 청구 방법부터 동전 관리 요령까지 공유된다. 한 회원은 아이들 장난감과 책, 돼지 저금통 등을 처분해 약 500만원을 현금화한 사례를 소개했다.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의 작가인 윤선현 베리굿정리컨설턴트 대표는 “미니멀라이프는 쓰지 않는 물품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충동구매 등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개념”이라며 “정리는 한 번에 급히 하려고 하기보다 생활의 습관이 되어야 하며, 저성장 시대에는 반드시 필요한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일반적으로 각 가정에서 매월 평균 30만원 정도 즉흥적으로 소비하고 있는데, 이런 비용이 장기적으로 쌓이면 얼마나 될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 쓰는 물건들은 빨리 팔수록 돈이 된다”고도 조언했다. “안 쓰는 가전 제품 같은 생필품들은 오래 둘수록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물건을 되팔수록 높은 값으로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정리하고 공돈 벌기

왼쪽부터 애플리케이션 ‘수거왕’, ‘딜라이트’, ‘LETGO’ / 사진 = 각사 제공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에서 정리를 하고 버릴 물품들은 쉽고 빠르게 팔 수 있다. 수거 전문 회사 ‘수거왕’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거 신청을 하면 업체에서 가정을 방문하여 직접 물건을 수거하고, 현금이나 자체 운용중인 포인트로 돌려준다.

SKT텔레콤 ‘T밸리’에서 개발한 영유아용품 중고거래앱 ‘딜라이트(DEALLIGHT)’는 SK텔레콤이 직접 판매자에게 중고 물품을 매입하여 구매자에게 판매한다. 직거래를 할 때 발생하는 불편함을 줄이고, 업체와 거래하기 때문에 사기를 당할 위험을 없앴다.

유명 중고거래앱 ‘LETGO’를 통해 간편하게 사진을 찍어 올려 판매할 수도 있다. 어플리케이션 내 대화를 통해 흥정하여 금액을 조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기부도 하고, 소득공제도 받고

중고 거래가 귀찮거나 판매가 어려운 물건들은 아름다운 가게, 옷캔(OTCAN) 등 지정기부금단체를 통해 기증할 수 있다. 기부 후에 영수증을 받으면 연말정산 소득공제 해택도 누릴 수 있다. 연말 정산때 국세청 홈텍스 연말정산 기부금 항목에서 기부금단체가 신고한 기부영수증을 출력하여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또한 소득 공제 한도를 넘는 기부금은 내년 이후로 소득 공제를 넘길 수 있고, 최대 5년까지 이월 공제가 가능하다.

아름다운 가게의 경우, 전국 어느 매장이든 방문하여 물품을 기증할 수도 있고, 온라인 신청(www.beautifulstore.org)이나 전화 신청(1577-1113)을 통해 신청하면 담당 직원이 방문하여 물품을 회수해간다.

헌 옷들은 옷캔(OTCAN) 을 통해 제 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할 수도 있다. 옷캔은 외교부 소관 비영리민간단체로 올해 3월부터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어 올해부터 소득공제가 가능해졌다. 온라인 사이트(www.otcan.org)에 접속하여 기부 신청서를 작성하고 기부할 옷은 택배를 통해 기관으로 배송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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