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됐다 합쳐지는 혜성, 지구 생명체 기원 가능성 입증되나

조선비즈
  • 김민수 기자
    입력 2016.06.02 11:24

    유럽우주국(ESA)이 2004년 발사한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혜성이 품은 비밀을 속속 밝혀내고 있다.

    로제타는 2014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탐사 로봇 ‘필레(Philae)’를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로제타의 탐사 로봇에 탑재된 첨단 측정 장비가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내놓고 혜성의 비밀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이 탐사한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고’/ESA 제공
    캐스린 알트웨그 스위스 베른대 교수가 이끈 국제 연구팀은 생명체의 근원이 되는 단백질의 구성요소인 글리신을 혜성 67P에서 발견하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27일(현지시각) 공개했다. 미국 퍼듀대와 콜로라도대 공동연구진은 67P가 두 개의 암석 덩어리로 분리됐다가 다시 합쳐지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혜성 67P는 지름 4km의 작은 혜성으로 태양 주변을 약 6.5년 주기로 돌고 있다. 1969년 이 혜성을 처음 발견한 우크라이나 과학자의 이름을 따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라는 이름이 붙었다. 숫자 ‘67’은 운행주기를 지닌 혜성 중 67번째 혜성이라는 뜻이며 ‘P’는 태양 공전 주기가 200년보다 짧은 단주기 행성을 의미한다.

    ◆ 67P에서 ‘글리신’ 발견...지구 생명체 천체에서 왔다는 가능성 제시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생명체의 기원이 되는 지구의 물과 유기 분자가 소행성에서 왔을 가능성을 논의해 왔다.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구에 떨어져 품고 있던 유기물을 지구로 운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ESA 제공
    알트웨그 스위스 베른대 교수가 이끈 국제공동연구팀은 67P 혜성의 얇은 대기층에서 글리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알트웨그 교수는 “로제타호의 탐사 로봇 ‘필레’에 탑재된 질량 분석기를 이용한 탐사에서 글리신 외에도 생명체의 세포막이나 DNA를 구성하는 인산도 발견했다”며 “혜성에서 글리신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혜성에 글리신이 존재할 가능성이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혜성 ‘와일드-2’를 탐사하고 귀환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탐사선 ‘스타더스트(Stardust)’가 글리신 샘플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는 지구상의 오염물질에 포함된 글리신일 가능성이 높아 혜성에서 검출됐다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단백질의 필수요소인 아미노산은 탄소와 산소, 수소, 질소를 포함하고 있다. 아미노산의 구성요소인 글리신은 영하 150도 이하 환경에서 가스 형태로 존재하는데 글리신은 DNA와 세포막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소행성이나 혜성에서 왔고 지구 외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해석한다.

    ◆ 분리됐다 합쳐지는 혜성 구조도 서서히 밝혀져

    미국 퍼듀대와 콜로라도대 공동 연구진은 67P 혜성이 2개로 분리됐다가 합쳐지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혜성의 구조와 운행의 특성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로제타호가 보낸 혜성 67P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67P를 구성하는 2개의 암석덩어리가 연결되는 부분에 수백 미터에 달하는 균열이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혜성의 회전 속도를 조절하자 균열에 의해 혜성이 분리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혜성은 일반적으로 태양에 가까워질 때 혜성 표면에서 나오는 가스로 인해 회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분리됐다가도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 2개의 덩어리가 서서히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혜성 67P처럼 2개의 암석 덩어리로 이뤄진 혜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2개의 암석 덩어리로 구성된 혜성은 일반적으로 각 암석 덩어리 크기가 비슷한 만큼 분리됐다 합쳐지는 과정을 반복할 수도 있다는 가설을 제시해 혜성의 구조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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