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구조조정]③ "4인 가족 보험료 20만원이 적당...모방소비 끊어라"

입력 2016.06.02 06:00 | 수정 2016.06.09 09:01

“재무설계를 하러 찾아오는 상담자 중에도 본인이 한 달에 얼마 쓰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에요. 그러니 아예 재무 설계에 관심조차 없는 분들은 오죽하겠어요?”(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

“가계경제 구조조정도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가정은 목표가 없어요. 금융교육의 부재 때문이죠. 금융 지식이 부족해 잘못된 재테크를 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지점장)

“재무설계가 부유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데, 사실 재무설계는 취약계층에게 더 절실히 필요합니다. 가계부채의 뇌관은 취약계층에서 터질 겁니다.”(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 지식 부족이 가계 구조조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대로 배우지 않은 왜곡된 금융 지식이 가계 경제를 좀먹어가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달 27일 조선비즈 금융부 주최로 2시간 여에 걸쳐 진행된 토론에서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가계 구조조정 방법론은 각각 달랐지만, ‘자신의 재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가계 구조조정이 시작한다’는 의견에는 모두 동의했다.



─가계 소비는 어떻게 구조조정 해야 하나?

이천 : 본인이 얼마 쓰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자신의 지출 내역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재무설계를 하면서 상담자에게 ‘매달 얼마를 지출하냐’고 물어보면, ‘저는 신용카드 얼마 써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다. 신용카드 지출만 파악하고 나머지는 전혀 모르는 것이다. 매일 가계부를 쓰는 것이 어렵지만, 최소 3~6개월이라도 가계부를 써서 지출 내역을 파악하는 것도 좋다. 자신의 예산을 먼저 파악해야 합리적인 소비도 가능하다.”

김인응 : “가계 구조조정도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대다수 일반 가정의 경우 목표가 없다. 금융교육의 부재 때문이다. 지금 신용불량자의 상당수가 20대다. 돈을 잘 쓸 줄 몰라서 그렇다. 신용카드를 만들어서 미래 소득을 미리 당겨 쓰는 경향이 있다. 모방소비·충동소비 등 계획 없는 소비를 줄여야 한다. 계획적인 지출을 하려면 금융 교육부터 받아야 한다.”

─고소득층과 취약계층의 금융 교육에도 격차가 있을 것 같다.

김인응 : “고소득층 자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명의 통장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 직접 통장을 관리하며 금융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부자 중에서도 자녀에게 금융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큰 손해를 보는 경우를 봤다.”

이윤학 : 부자일수록 금융 교육을 많이 한다. 금융 교육은 취약 계층에게 더 필요하다. 금융 교육 격차가 계층 간 소득 격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합리적은 소비란 소득 내에서 쓰는 것이다. 저축할 금액을 먼저 정한 뒤 남은 돈으로 버티면서 생활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만원 월급 생활자가 100만원을 저축하겠다고 정하면, 나머지 100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는 것이다.”

김인응 : “가계부 쓰기가 어렵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통장 3개를 활용하는 것이다. 하나는 월급 통장, 다른 하나는 세금이나 관리비, 보험금 같은 고정 지출을 자동이체하는 지출 통장, 마지막으로 저축 통장이다. 월급 통장에서 저축이나 고정비를 뺀 나머지 금액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출 규모도 파악할 수 있고, 합리적인 소비도 가능하다. 나는 이것을 통장 3개의 마법이라고 부른다.”


(왼쪽부터)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과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지점장,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사진=김형민 기자

─예금 금리가 너무 낮은데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가.

김인응 : 연금저축은 가입 1순위 상품이다. 소득의 10% 이상 연금저축에 넣어야 한다. 사고나 질병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 보장성 보험도 반드시 필요하다. 내집 마련을 목표로 가입하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최고 금리가 요즘 연 2%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필수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은행권 적금보다 금리가 높다. 청약 기능도 있다. 무주택자는 주택 청약에 활용할 수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필수 상품 중 하나다.”

이천 : “노후 준비를 위해 연금 상품은 무조건 가입하는 것이 좋다. 투자 성향에 따라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 변액연금보험 중에서 고르면 된다. 보장성 보험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불입해야 한다. 너무 많은 비용을 보험 상품에 넣어서는 안된다. 4인 가구 기준 보험료가 월 2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또 본인이 알지도 못하는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쓸데 없는 상품에는 절대 가입하지 말길 바란다. 피땀흘려 번 돈만 떼인다.”

윤학 : 저금리 시대라 정기예금 금리가 연 1.7~1.8%다. 물가 상승률을 연 1%로 본다면 실질 금리는 연 0.7%정도 된다. 이런 시기에 재산 증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 금리로 자산을 2배 만들려면 70년이 걸린다. 그래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투자해 연 3~4%의 금리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금융 자산 중 30%는 투자형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해외펀드나 채권 등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일본은 해외에서 답을 찾았다. 지난 2012년 일본에선 펀드 투자자들의 75%가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했다.”

─일반인들이 가계 구조조정 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다.

이천 : 가장 큰 문제는 금융 지식이 부족한 것이다. 오히려 금융 교육이 많이 없어지는 추세다. 분명 가정이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는데, 이를 수정해줄 사람이 부족하다. 본인이 모른다면 주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김인응 : 일반 가정도 재무설계가 필요하다. 미래 소득과 지출 구조를 전문가와 함께 따져봐야 한다. 잘못된 재테크를 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 빚 내서 투자하지 말라. 불필요한 금융상품을 줄여라. 재테크에 앞서 재무설계를 먼저 하라. 가계 구조조정 전략으로 이 3가지를 제시한다.”

이윤학 : “재무설계가 부유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데, 사실 재무설계는 저소득층에게 가장 필요하다. 우리 연구소 조사 결과, 월 소득 200만~300만원인 계층 중 자산 관리를 하는 집단은 자산 관리를 하지 않는 월 소득 500만원 계층과 비슷한 자산 규모를 보유하고 있었다. 자산 관리만 잘하면 자신보다 소득이 2배 많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자산을 보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바른 재무설계에 착수하는 작업에서부터 가계 구조조정이 시작된다고 본다.”

이천 : “동감한다. 이 많은 사람들이 재무 설계를 한다는 것은 오해다. 평범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재무설계가 필요하다. 비정상적인 가계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재무설계가 꼭 필요하다.”

김인응 :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에 맞는 금융 상품을 활용하고 그에 맞는 지출 구조를 가져가는 것이 바로 재무설계의 목표다. 이런 목표를 정하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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