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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30%를 탈북민으로… 기술 가르쳐 뽑습니다"

  • 김강한 기자
  • 입력 : 2016.05.30 03:08

    [탈북민과 함께 '통일 사다리' 놓자] [1] 기술 교육으로 취업 돕는 기업들

    - 탈북민 취업프로그램 운영 '바오스'
    이동왕 대표, 본지 기사 읽고 탈북민에게 일자리 주기로 결심
    "업무능력 南직원 못지않고 성실"
    탈북 직원들 "살길 막막했는데 기술 배우고 돈 벌고 희망 생겨"

    이동왕 대표 사진
    이동왕 대표
    경기도 평택에 있는 LED TV용 도광판(빛을 균일하게 전달하는 아크릴 판) 제조업체 '바오스(BAOS)'는 지난해 6월부터 남북하나재단과 함께 탈북민들을 채용하는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년여간 4차례에 걸쳐 탈북민 31명을 연수생으로 선발했다. 현재 12명이 정규직으로 근무 중이다. 바오스가 몇 년 전 자체적으로 채용한 탈북민 직원 2명까지 포함하면 이 회사 정규직 180명 중 약 7.8%가 탈북민인 셈이다. 근로 조건 및 대우는 일반 직원들과 똑같다. 이동왕 대표는 "탈북민들 근무 태도가 매우 성실하다. 올해 2~3차례 더 탈북민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정규직 중 20~30%를 탈북민으로 채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조선일보의 '탈북민 3만명 시대' 기획 기사를 읽고 난 뒤 이 같은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업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채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채용한 탈북민의 능력이 남한 사람과 별 차이가 없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매일 기사를 스크랩해가며 직원들에게 탈북민 채용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탈북민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기로 결정한 바오스는 남북하나재단 쪽에 먼저 전화를 걸어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LED TV용 도광판 제조업체 ‘바오스(BAOS)’는 지난해 6월부터 탈북민에게 기술 교육을 시킨 뒤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정규직(180명)의 7.8%인 14명이 탈북민이다. 사진은 이 업체에서 근무 중인 탈북민의 모습.
    경기도 평택에 있는 LED TV용 도광판 제조업체 ‘바오스(BAOS)’는 지난해 6월부터 탈북민에게 기술 교육을 시킨 뒤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정규직(180명)의 7.8%인 14명이 탈북민이다. 사진은 이 업체에서 근무 중인 탈북민의 모습. /김지호 기자
    바오스는 취업을 원하는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공장을 견학시킨 뒤 인사 담당자와 면접을 거쳐 채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바오스 인사 담당자는 "탈북민에게 일자리를 주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큰 결격 사유만 없으면 모두 채용한다"고 말했다. 연수생으로 뽑힌 탈북민들은 2주간 이론 교육, 6주간 현장 실습 교육을 받는다. 이때 중요한 건 '일해서 자립하겠다'는 탈북자의 의지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힘든 일을 꺼리는 탈북자도 있다. 이 회사에선 연수 기간을 무사히 마치면 정규직으로 채용해 작업 현장에 투입한다. 공정에서는 숙련된 선임 직원들이 배치돼 1대1로 이들을 교육한다.

    탈북민 월소득 그래프
    지난 26일 공장에서 만난 최일남(가명·28)씨는 도광판을 절단기에 올려놓고 있었다. 42인치·55인치 크기로 도광판을 정밀하게 자르는 작업이다. 파란색 제전복(정전기를 방지하는 옷)과 귀마개를 착용한 최씨가 팀장에게 "이 정도 크기로 자르면 되겠습네까"라고 물었다. 탈북한 지 7년이 넘었지만 북한 사투리는 여전하다. 팀장이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오케이. 좋아 완벽해"라고 말하자 최씨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9개월간 바오스에서 일한 그는 "북한을 탈출한 뒤 어떻게 살까 막막했었는데 바오스 도움으로 기술도 배우고 취직도 하고 돈도 벌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며 "일을 배우느라 힘든 순간도 있지만 꿋꿋하게 참고 버티면 기술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탈북한 김성국(가명·26)씨는 북한군 출신이다. 그는 "돈을 모아 나중에 대학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바오스 관계자는 "탈북민 직원들이 중도 포기하지 않게 독려하고 자격증 취득도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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