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시간대 6개월 영업정지라는 국내 방송사상 초유의 징계를 당한 롯데홈쇼핑은 27일 초상집 분위기였다.

"협력사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영업정지를 당하면 올해 매출이 6000억원 가량 줄어들고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홈쇼핑 재승인 과정에서 롯데홈쇼핑이 고의로 주요 사항을 빠뜨렸다고 판단, 황금 시간대(오전 8~11시, 오후 8~11시) 6개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우선 협력사들과 비상대책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홈쇼핑 양평동 사옥.

◆ 롯데홈쇼핑 "이중 처벌협력사들과 비상대책회의 열 것"

롯데홈쇼핑은 “2014년 임직원 비리로 촉발된 문제를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미래부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며 “파장을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임직원 비리로 이미 한 차례 불이익을 받았다며 이중처벌이라고 항변했다. 임직원 비리가 문제돼 재승인 유효기간이 2년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유효기간 단축에다 황금 시간대 6개월 영업정지라는 가혹한 이중처벌”이라며 “미래부도 이런 내용을 잘 알고 있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고 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 27일 서울 잠실역 ‘스튜디오샵’에서 2016년 신상품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다른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협력사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며 우려했다. 롯데홈쇼핑은 빠른 시일 내 협력사들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공동 대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협력 업체 800여개 가운데 560개가 중소기업”이라며 “173개는 롯데홈쇼핑과 독점 거래하는 업체”라고 말했다.

◆ “올해 매출 작년 반토막"...협력 기업들 한숨만

롯데홈쇼핑의 매출은 황금 시간대에 집중돼 있다. 매출 비중이 50%나 된다. 따라서 6개월 동안 방송 금지를 당하면 작년 한해 거래규모(3조1000억원)의 4분의 1(7750억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홈쇼핑의 작년 매출(연결 기준)은 8646억원, 영업이익은 724억원이다. 올해 매출이 부진하면 롯데홈쇼핑 지분 53%를 보유한 롯데쇼핑(023530)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롯데홈쇼핑 협력 업체 현황.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6222억원 줄어든 6616억원으로 예상된다. 작년 매출에서 반토막이 난다"며 “올해 영업적자도 685억원이 날 것 같다”이라고 예상했다.

협력 업체들의 좌불안석 속에 한숨을 쉬고 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황당하다.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체 매출의 70%를 롯데홈쇼핑에서 올린 여성 의류 업체 H사는 이미 발주해 놓은 물량 재고를 쌓아 두어야 할 상황이다.

장류 생산량의 80%를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하는 D영농조합 관계자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앞이 안보인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업무 정지 시작 시점을 4개월 후인 9월 28일로 정했다. 롯데홈쇼핑과 납품 계약을 체결한 중소 기업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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