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인 아니고 '참고인'이니 걱정마세요" 알고보니…

조선일보
  • 윤주헌 기자
    입력 2016.05.27 03:06

    [블랙리스트] 미등록 대부업체 부당 연대보증
    금감원 "대출 관련 전화·문자 잘 모르는 내용일땐 응하지 말고 만약을 위해 통화 녹음해둬야"

    지난 4월 직장인 박모(38)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가 대부업자를 찾아가 대출 상담을 하던 중, 이 대부업자가 딸인 박씨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대부업자는 박씨에게 "어머니가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데 참고인이 되어 달라"면서 "보증인이 아니니까 걱정 말라"고 말했다. 박씨는 단순 참고인이라는 말에 어머니의 대출 내용에 흔쾌히 동의했다.

    그런데 한 달 뒤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대부업체에서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어머니가 빌린 돈을 갚지 않았으니 대신 갚으라"면서 "당신이 연대보증인"이라고 말한 것이다. 박씨는 대부업체의 강압에 못 이겨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박씨 사례와 같이 미등록 대부업체들이 "참고인에 불과하다"는 등 거짓말로 속여 부당하게 연대보증을 시키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비슷한 사례가 총 51건 접수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정도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미등록 대부업체들은 참고인이라고 속이는 것 외에 '단기간에 한정된 연대보증인'이라고 속이는 수법도 이용하고 있다. 채무자의 가족이 대부업체 한 곳에만 참고인이 되는 것을 동의했지만, 여러 대부업체의 연대보증인으로 등록시키는 등 무단으로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일도 벌어진다.

    금감원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대출 관련 전화나 문자에는 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만약 가족 문제 등의 이유로 전화를 받아야만 할 경우에는 통화 내용을 녹음해 분쟁이 생겼을 경우 증거 자료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김상록 팀장은 "채무 변제를 요구하는 등 피해 사례가 있는 경우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1332)에 전화하거나 경찰서에 신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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