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시장이 일찌감치 대목으로 접어들었다. 삼성전자·LG전자·동부대우전자·대유위니아·캐리어에어컨 등 주요 에어컨 제조사들은 이미 2개월 전에 올여름을 타깃으로 한 신제품 출시를 완료한 상태다. 신제품은 냉방 기능은 기본이고, 찬바람을 싫어하는 소비자를 위해 '무풍(無風)' 기술을 도입하거나 공기 청정 기능이나 스마트폰 제어와 같은 편리한 첨단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에어컨 업계에선 올해 판매량이 작년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평년의 연간 180만대 정도지만 작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약 150만대 수준에 그쳤다. 올해에는 작년에 구매를 못 한 대기 수요(需要)에 날씨까지 예년보다 더워지면서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동부대우전자는 3~5월 에어컨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정도 늘었다.

바람 없는 무풍 에어컨 등 쾌적한 냉방 기술 속속 등장

한집에 사는 가족 사이에서도 어떤 사람은 유난히 더위를 타고 다른 사람은 에어컨의 찬바람을 싫어할 수 있다. 이럴 땐 삼성전자캐리어에어컨의 제품을 추천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으로 '무풍 에어컨'을 내놨다. 처음 켜면 강력한 바람을 내보내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추고 그다음엔 미세한 구멍으로 냉기를 조금씩 흘려보내 바람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실내 공기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 냉방, 제습, 공기 청정 등 최적 모드로 자동 전환하는 기능이 있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담당 서병삼 부사장은 "여름철 동굴에 들어가면 바람이 불지 않아도 시원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캐리어에어컨의 '에어로 18단 에어컨'은 바람 세기를 18단계로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아주 약한 미풍부터 강력한 쾌속 운전까지 사용자에게 딱 맞는 바람 세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캐리어에어컨 강성희 회장이 일본에서 바람 세기를 9단계로 조절하는 선풍기를 보고 그 두 배인 18단계 에어컨을 만들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이 제품은 전원을 꺼도 바로 멈추지 않고 한동안 저속으로 가동해 내부에 남은 물기를 없애준다. 에어컨 냄새의 원인인 곰팡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이다.

빠르고 강력한 냉방을 원한다면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이 유리하다. 에어컨에 내장된 카메라가 사람이 있는 곳을 감지, 그 부근으로 일반 모드보다 온도가 4도 낮은 바람을 집중적으로 내보낸다. 실내 공간 전체에 바람을 내보낼 때보다 냉방 속도가 최대 41% 빠르다. 공기 청정·제습 기능이 있어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초미세 먼지와 생활 악취를 제거하는 기능은 물론이고 스모그의 원인 물질인 이산화황을 없애는 기능을 갖췄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공기 청정 기능이 우수해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좋다.

1인 가구 위한 벽걸이형… 스마트폰 제어 기능도

원룸 등에서 혼자 산다면 벽걸이형 전용 제품인 동부대우전자의 '입체 스윙 에어컨'이 알맞다. 아래위로만 풍향 조절이 가능한 기존 벽걸이 제품과 달리 바람 방향을 상하좌우로 바꿀 수 있다. 온도 센서가 본체가 아닌 리모컨에 내장돼 있어 사용자 주변의 온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냉방할 수 있다.

대유위니아의 '밸리'는 강력한 냉방 기능은 물론,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에어컨이다.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든 에어컨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하는 스피커가 에어컨에 내장돼 있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 겉면에 특수 필름을 붙여 나무로 만든 듯한 느낌이 드는 디자인도 특징이다.

에어컨 업체들은 이달 말까지 제품을 구매하면 사은품을 주거나 가격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풍 에어컨을 산 고객에게 제습기나 공기청정기를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LG전자도 휘센 듀얼 에어컨을 사면 모델별로 최대 60만원을 할인해준다. 대유위니아는 에어컨, 냉장고, 김치냉장고, 제습기,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중 2대 이상을 사면 최대 50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