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자산 5조 이상' 대기업집단 기준 8년만에 손본다

입력 2016.04.28 09:50 | 수정 2016.04.28 13:54

자산기준 5조원➝10조원 이상 상향 또는 자산 상위 30개사 등 검토…심의 통해 예외인정 해주는 방안도 거론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8년 만에 손보기로 했다. ‘자산 5조원 이상’인 현행 기준이 보다 현실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28일 “대기업집단 지정에 신생 벤처기업들이 포함되면서 제기된 여러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것은 없지만, 현실에 맞게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하게 공정거래법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원용한 60여개의 법률이 있기 때문에 모두 검토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지난 1일 자산총액 5조원이 넘는 카카오·셀트리온·하림을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올해 지정된 대기업집단은 모두 65개로, 2009년(48개)보다 17개 늘었다. 일각에선 신생기업들이 자산총액이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자산총액 200조원이 넘는 거대 재벌기업과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는 게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지난 26일 박근혜 대통령도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는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상향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사안인 만큼 상향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정위는 자산 기준을 5조원에서 최대 10조원까지 올리는 방법과 자산총액 상위 30대 그룹 등으로 순위를 끊어서 지정하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 중이다.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 등 신산업 특성을 고려해 차등적인 규제를 두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대기업집단 지정 필요성이 없는 기업들은 자산 기준에 포함되더라도 심의를 통해 예외 인정으로 빼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공정위 기업집단과 관계자는 "그간 대기업집단 기준과 운영이 너무 경직돼 있었다는 지적이 있어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탄력적인 규제 적용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겠다”며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관계부처와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산 기준만 상향시키는 건 공정위의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 공정위는 지난 2008년 4월에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올렸다. 이를 통해 2008년 79개였던 규제 대상이 2009년 48개로 줄었다. 지정 기준 변경 이후 8년이 흐르면서 규제 대상은 다시 65개까지 불어난 것이다.

규제 대상을 지난 1993~2001년처럼 '자산순위 기준 30대 기업' 식으로 바꾸거나 다른 방식을 도입하게 되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 경우 국회 논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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