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편하네~ 中企가 만든 '착한 정수기' 돌풍

조선일보
  • 김진 기자
    입력 2016.04.20 03:07

    [수도에 직접 연결해 전기 안 쓰는 선진국형 '직수형 정수기' 인기]

    한달 렌털료 1만~3만원 불과… 필터 교체 쉬워 소비자가 직접
    렌털료 비싸서 생수 사먹던 20·30代 1~2인 가구 공략
    '피코그램' 20만원짜리 정수기, 이마트 정수기 판매 1위 올라
    중소업체들 뜻밖의 대박에 기존 업체도 직수형 출시 경쟁

    혼자 사는 조형태(33)씨는 생수를 사 먹다 최근 홈쇼핑에서 한 달에 1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 소형 정수기를 렌털(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조씨는 "렌털료가 저렴해 생수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정수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웨이·청호나이스 등 주요 정수기 업체들이 월 렌털료 3만~6만원 하는 고급 제품에 집중하는 사이, 피코그램과 같이 이름도 생소한 중소·중견 제소사들이 월 렌털료 1만원대의 중저가 정수기를 내놓으며 속속 정수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규 정수기 업체들은 주로 수도꼭지에 직접 필터(여과기)를 연결하는 '직수형 정수기'를 선보이고 있다. 수돗물을 틀면 이를 저수조(물을 담아두는 공간)에 저장하지 않고 바로 필터로 거르는 방식이다.

    한 여성이 이마트에서 중소 정수기업체 피코그램이 만든 직수형 정수기 ‘퓨리얼’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정수기 업계에서는 다양한 중소업체가 물을 수도에서 바로 걸러 마시는 ‘직수형’ 정수기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여성이 이마트에서 중소 정수기업체 피코그램이 만든 직수형 정수기 ‘퓨리얼’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정수기 업계에서는 다양한 중소업체가 물을 수도에서 바로 걸러 마시는 ‘직수형’ 정수기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피코그램 제공

    기존 정수기는 대부분 PC 본체만 한 크기의 저수조와 필터를 탑재하는 형태였다. 저수조가 지저분해지고,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교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신규 정수기 업체들이 이런 단점을 파고든 것이다.

    저렴하고 편한 정수기 인기

    피코그램은 정수기 교체용 필터를 만들어 미국 등 선진국에 수출하던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선진국에선 소비자들이 스스로 필터를 교체하는 '직수형 정수기'가 주로 팔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피코그램은 작년 12월 이마트에 직수형 정수기 '퓨리얼'를 내놨다. 가격은 19만9000원이었다. 렌털이 아닌, 일시불 판매 방식이었다. 퓨리얼은 지난달까지 이마트에서만 6200대가 팔리며 정수기 부문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피코그램이 홈쇼핑에서 월 렌털료 1만4900원에 판매한 제품도 한 달에 2000대 이상 팔리며 히트를 쳤다.

    중저가 정수기 시장을 개척한 제조사 그래픽

    대림케어서비스는 작년 직수형 정수기 '제로'를 내놓고 7개월 만에 1만대를 팔았다. 월 렌털료 9900원인 이 제품의 고객은 대부분 20~30대의 1인 가구였다. 대림케어서비스의 관계자는 "고객의 60% 이상이 생수를 마시던 고객"이라며 "정수기 렌털료가 비싸 생수를 마시던 소비자들이 렌털료가 내려가자 정수기를 산 것"이라고 말했다.

    밥솥업체 쿠쿠전자도 작년 5월 '정수기에서 물이 나오는 출구까지 살균한다'는 콘셉트의 정수기 '인앤아웃 슬림'을 내놨다. 월 렌털료 2만9900원인 이 제품은 지금까지 13만대가 팔렸다.

    ◇생수 사 먹던 1~2인 가구 공략

    국내 정수기 시장 규모 그래프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티크로스는 이달 초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휴대형 정수기 '리퓨리'를 내놓고 미국과 영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 제품은 텀블러(휴대형 물병)에 필터를 부착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택했다. 이 제품은 필터에 숯을 포함해 물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국의 정수기 유통업체인 액티브와 판매 계약을 맺었다. 티크로스 김정용 대표는 "재난 상황에서도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는 휴대형 정수기를 만들기 위해 지난 7년간 한양대 공과대학과 함께 연구해 이번 제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저렴한 정수기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매월 3만~4만원 렌털비를 내야 하는 기존 제품에 비해 렌털료가 절반 이하다. 게다가 1~2인 가구가 확산되면서 작은 주방에 어울리는 조그만 정수기에 대한 선호도 커졌다. 혼자 사는 여성은 누군가 집을 방문해 정수기를 관리하는 걸 꺼려는 경우가 많다.

    최근엔 신규 업체의 진출에 맞대응하기 위해 기존 정수기 업체가 저렴한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정수기 렌털업체인 교원 웰는 이달 7일 사무실과 음식점 등 업소에서 사용하는 정수기를 월 렌털료 2만9500원에 출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렌탈케어도 지난 5일 현대홈쇼핑읕 통해 직수형 냉·온 정수기를 선보였다. 중견 가전업체 신일산업도 지난 18일 싱글족을 타깃으로 18만원짜리 직수형 정수기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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