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100억원대 상습도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화장품 업체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51) 대표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지만, 실형을 면하지는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재판장 장일혁)는 8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정 대표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상습성이 인정된다”며 징역 8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부상준 부장판사)는 정 대표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정 대표는 “도박의 상습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 대표가 상습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수십 차례가 아니라 단 한 번 도박을 해도 액수와 방법 등을 비춰볼 때 상습으로 볼 수 있다. 장소, 기간, 횟수, 방식을 보면 상습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만 정 대표가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도박중독 방지 활동을 위해 상당액을 기부한 점을 참작했다”며 감형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정 대표가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마카오나 필리핀의 카지노 호텔에 개설된 VIP용 ‘정킷(junket)방’에서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결과 정 대표는 국내 조직폭력배가 현지 카지노 VIP룸을 빌려 만든 정킷방에 드나들면서 한번에 500만 홍콩달러(약 7억원)에서 2000만 홍콩달러(약 28억원) 사이의 금액을 걸고 도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정 대표가 저지른 도박 혐의액을 101억원으로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