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커클랜드’ 노리는 PB 브랜드…유통업계 경쟁 가열

조선비즈
  • 박원익 기자
    입력 2016.03.18 17:29 | 수정 2016.03.18 18:15

    “비밀연구소에서 ○○ 연구 중”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틈만 나면 개인 SNS에 올리는 글이다. ○○ 자리엔 새로 나온 이마트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들어간다. ‘엑소 손짜장’, ‘일렉트로맨 에너지아이스’, ‘잔슨빌 소시지화이트 번롤’ 등 이달 들어 소개한 상품만 7가지다.

    정 부회장은 작년 8월 설립한 비밀연구소를 통해 이마트 PB 상품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안에 이마트 대표 PB 브랜드인 ‘피코크’ 상품을 1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유통업계의 PB 브랜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못지않은 PB 브랜드를 만든다는 목표다.

    롯데마트는 지난 7일 PB 브랜드 ‘초이스엘’의 로고 디자인을 4가지 색(블랙·그린·레드·블루)으로 리뉴얼해 특허청에 상표 출원했다. 색깔별로 상품군을 나눠 다양한 PB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17일엔 새로운 의류 PB 브랜드도 선보였다.

    편의점 업체 CU(씨유)는 올해 초 PB 통합 브랜드인 ‘헤이루(HEYROO)’를 론칭했고, GS리테일은 지난달 PB 브랜드 ‘유어스(YOU US)’를 내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조선DB
    ◆ 이마트 ‘피코크·노브랜드’ 상품확대롯데마트 ‘초이스엘·해빗’으로 승부

    이마트는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와 가공식품·생활용품 브랜드인 ‘노브랜드’를 중심으로 PB 상품을 꾸준히 늘려왔다. 피코크는 현재 800여종이 판매되고 있고, 지난해 4월 공개한 노브랜드는 출시 당시 9개에서 250개로 늘었다.

    피코크 상품 중에선 새우볶음밥과 육개장, 한우곰탕, 순대 등이 많이 팔린다. 유명 맛집과 제휴해 선보인 초마짬뽕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노브랜드 상품 중에선 감자칩, 물티슈 등이 유명하다. 노브랜드 감자칩은 지난해 누적 판매 200만개를 돌파했고, 물티슈 역시 200만개 가량 팔렸다.

    이마트 PB 상품 이미지. / 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지난 1일엔 인기 연예인을 활용한 컬래버레이션(협업) 상품도 출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소녀시대 팝콘 등 14종의 PB 상품을 선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지하 1층에 위치한 편의점(위드미)에선 컬래버레이션 상품의 매출이 전체의 75%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롯데마트 역시 최근 적극적으로 PB 브랜드를 강화하는 추세다. 초이스엘 상표를 4가지 색(블랙·그린·레드·블루)으로 새단장해 이르면 상반기 중 적용할 계획이다. 고급형 PB 상품엔 초이스엘 블랙 상표를 붙여 전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엔 식품·미용 전문 PB 브랜드 ‘해빗(Hav′eat)’을 론칭, PB 상품 250여가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3년 이상 유기농 재배한 대추방울 토마토, 유기농 인증을 받은 반찬용 김 등 프리미엄급 식품을 내세웠다. 올해 말까지 전체 해빗 매장 수를 4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롯데마트가 17일 출시한 의류 PB 브랜드 ‘테’. / 롯데마트 제공
    17일엔 새로운 의류 PB 브랜드도 선보였다. 서울역점 3층에 274㎡ 규모의 ‘테(TE)’ 매장을 오픈했다. 올해 안에 전국 24개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균 롯데마트 본부장은 “수시 생산·공급 체제를 구축해 일반 패션 브랜드와 경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패션 PB 브랜드 ‘F2F’, 건강식품 PB 브랜드 ‘백일의 약속’ 등을 운영 중이다.

    ◆ BGF리테일 ‘헤이루’, GS리테일 ‘유어스’ 내놔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달성한 편의점 업계도 비슷하다. 올들어 업계 1, 2위 업체가 앞다투어 새로운 PB 브랜드를 내놨다. 도시락, 컵라면 등 PB 상품이 인기를 끌자 PB 상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고급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BGF리테일의 PB 브랜드 헤이루. / BGF리테일 제공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내놓은 PB 브랜드는 헤이루다. 인사말 ‘헤이(Hey)’와 캥거루를 상징하는 ‘루(Roo)’의 합성어로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주머니에 담은 캥거루를 모티브로 했다. 라면류, 과자류, 음료, 아이스크림,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를 통합해 BGF리테일의 대표 PB 브랜드로 내세웠다.

    GS리테일은 전문가·고객 의견 청취, 테스트 판매 등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PB 브랜드 유어스를 선보였다. 이기철 GS리테일 PB브랜드 TFT팀장은 “유어스는 고객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PB 브랜드다. 앞으로 유어스 브랜드 상품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GS리테일의 PB 브랜드 유어스. / GS리테일 제공
    ◆ PB 상품이 매출 효자… 집객 효과도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PB 브랜드 강화에 나선 것은 PB 상품이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PB 상품 매출 비중은 20%, 홈플러스는 28.4%, 롯데마트는 26.1%에 이른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PB 상품 매출 비중은 35%로 5년 만에 15%포인트 늘었고, CU는 전년 대비 28.9% 급증했다. GS리테일의 PB 매출 비중도 35% 수준이다.

    PB 상품은 해당 매장에서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집객 효과도 크다. 특정 PB 상품을 사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피코크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작년 14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해 영업이 부진하던 이마트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벤치마킹한 커클랜드의 브랜드 가치는 7조3000억원으로 코스트코 전체 브랜드 가치의 70%를 차지한다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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