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5억 뭉칫돈 은행예금에 척척... 3개월 새 1兆 몰렸다

조선비즈
  • 남민우 기자
    입력 2016.03.17 14:03 | 수정 2016.03.17 16:24

    거액 자산가들이 초(超)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을 잇따라 찾고 있다. 잔액 5억원이 넘는 은행 정기예금 계좌에서만 최근 3개월 동안 1조4000억원이 유입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5억원 이상 개인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9조8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9월 말(18조4408억원)보다 1조4433억원(7%)이 늘어난 규모다. 잔액 5억원 이상인 정기 예금은 거액 자산가들의 동향을 가늠하는 잣대 중 하나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의 금리 인상, 유가 급락,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등 각종 변수가 겹치며 글로벌 자산시장의 출렁임(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거액 자산가들이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현조 우리은행 PB팀장은 “주가연계증권(ESL) 등 중위험 상품으로 여겨졌던 금융상품도 홍콩 항성지수 하락 등으로 체감 위험도가 높아져 거액 정기 예금에 자금이 들어오는 속도가 지난해 4분기부터 최근까지 확연히 빨라졌다”며 “다만 글로벌 랠리가 조금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자금 이탈 속도는 점차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산가 투자성향 급격히 보수화”

    지난해 1~3분기 동안 5억원 이상 정기 예금 잔액은 매달 수백억원씩 빠졌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저금리를 견디지 못한 거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사모 주식형 펀드 등 투자상품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당시 슈퍼리치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상품군(郡) 중 하나는 사모 주식형 펀드다. 사모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9월 사상 최고치인 11조5063억원까지 늘기도 했다. 이는 2014년 초(7조3334억원)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사모 주식형 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서 지난 10일 설정액은 9조3944억원으로 당시보다 2조1119원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5억 이상 예치 고객에게는 고객 관리 차원에서 마진 없이 최고 금리를 제공하곤 한다”며 “투자 시기를 1년 넘게 기다리겠다는 자산가도 늘어나는 등 슈퍼리치들의 투자 성향이 지난해보다 더 보수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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