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기전자

中, 대형 LCD 공략… 한국은 OLED로 차별화

  • 채민기 기자
  • 입력 : 2016.03.08 03:06

    [兩國 디스플레이 패널 경쟁]

    'LCD 기술 宗家' 日 샤프, 훙하이에 넘어갈 가능성 커져
    中 BOE, 65·75인치 패널 양산 목표… 지난해 말 10.5세대 공장 착공
    소형 OLED 시장 장악한 삼성, 대형 패널 투자 가속화 전망
    LG, 1조원 넘게 들여 휘어지는 OLED 공장 건설 중

    TV와 스마트폰 같은 전자 기기의 화면을 나타내는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한국 대 중국'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경영난에 선두 경쟁에서 탈락하는 모양새다. 범(汎)중화권 기업들은 LCD(액정 디스플레이) 패널에 대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업계 최강자인 한국을 턱밑까지 따라왔다. 이에 맞서 한국 기업들은 LCD보다 화면이 밝고 얇은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발전시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계획이다.

    대형 LCD 시장 넘보는 중국

    이런 추세는 대만 훙하이(鴻海)그룹이 일본 샤프를 인수하면 더 빨라질 전망이다. 훙하이는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폭스콘의 모(母)회사. 일본 닛케이신문은 훙하이가 이르면 9일 샤프와 인수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지난달 계약이 성사되기 직전 샤프의 대규모 우발 채무(잠재적 채무)가 발견됐으나 양측이 더 협상한 끝에 결국 샤프가 훙하이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중화권 기업들도 TV 등에 쓰는 대형 LCD 패널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훙하이가 샤프를 인수하면 대형 LCD에서 한국이 중국에 누려왔던 '기술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 샤프는 1988년 LCD TV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LCD 기술의 '종가(宗家)'라고 하는 회사다. 경영난으로 대만에 팔리는 처지가 됐다고 해도,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10세대 LCD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세대'란 LCD 패널을 만드는 원판의 크기를 구분하는 용어로, 숫자가 클수록 대형 원판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LCD 패널은 원판 하나를 잘라서 제품 여러 장을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원판이 클수록 더 큰 패널을 대량생산하기에 유리하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가 가동 중인 최신 공장은 8세대다.

    中, 대형 LCD 공략… 한국은 OLED로 차별화
    대형 LCD 시장에 도전하는 업체는 훙하이만이 아니다. 중국 BOE는 지난해 말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에 샤프보다 더 큰 원판을 쓰는 '10.5세대' 공장을 착공했다. 400억위안(약 7조3964억원)을 들여 2018년부터 65·75인치 LCD 패널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의 소재 기업 코닝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4억6000만달러(약 5527억원)를 들여 허페이에 새 공장을 짓고 BOE에 기판용 유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OLED로 차별화 나서는 한국

    한국 업체들은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OLE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다. LCD와 달리 화면 뒤에서 빛을 쏴주는 광원(光源)이 필요 없어 제품을 더 얇게 만들 수 있고 화질도 밝고 선명하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 시리즈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형 OLED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를 사용한 대형 TV를 최초로 만들어 시장을 키워가는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 OLED 생산 장비 업체 10여 곳에 총 4000억여원 규모 설비를 발주했다. 스마트폰용 OLED를 만드는 충남 아산 공장 'A3 라인'의 설비를 증설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 등에 들어가는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미리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TV나 모니터에 쓰이는 대형 OLED 패널의 생산 계획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이원식 애널리스트는 "훙하이의 샤프 인수를 계기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투자를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경북 구미 공장에 1조500억원을 들여 플렉시블(flexible·휘어지는) OLED 생산 라인을 짓고 있다. 경기 파주 공장에 조성 중인 'P10' 라인 역시 OLED 중심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P10은 공장 건설비 1조8400억원을 포함해 총 10조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라인이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OLED 패널의 생산 효율을 높이고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추자 OLED TV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TV용 OLED 패널 판매량을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LCD(Liquid Crystal Display·액정 디스플레이)

    TV·스마트폰 등에서 화면을 이루는 핵심 부품. LCD는 형광 램프가 액정 화면 뒤에서 빛을 비춰 영상을 표시한다.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유기 발광 다이오드)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광원(光源)이 필요 없어 제품을 얇게 하거나, 휘고 구부리기에 좋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