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원하는 진료 늘린다...동네의원도 맞춤형 시대

조선비즈
  • 임솔 기자
    입력 2016.02.21 13:36

    “원장님, 배가 너무 아파서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에 왔습니다. 요로결석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여기선 수술이 어렵다고 합니다. 늦은 시각이지만 응급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요?” (서울 노원구 거주자 50대 김모씨)


    두진경 PSI어비뇨기과 원장이 야간 응급 시술을 준비하고 있다. /두진경 원장 제공
    두진경 서울 노원 PSI어비뇨기과 원장은 2월 19일 새벽 2시에 환자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가 요로결석 치료를 했다. 소변 통로인 요도에 돌이 생기는 요로결석은 통증이 매우 심한 질병이다.

    그러나 대형병원에는 비뇨기과 의사가 24시간 상주하지 않아 환자가 찾아가도 응급 진료를 받을 수 없다. 한밤 중에 요로결석 증상이 생긴 환자라면 병원 문을 여는 다음날 오전까지 고통을 참으면서 기다려야 한다.

    여러 환자의 안타까운 사례를 접한 두 원장은 퇴근 이후 병원 전화를 휴대폰으로 돌리고 응급 환자용 카카오톡 아이디(psiurology)를 만들었다. 두 원장은 “24시간 환자들의 연락을 받고 응급 환자가 생기면 언제든 병원으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두 원장 등 개인의원 원장들은 무한 경쟁 속에서 ‘온디맨드(On-demand,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온디맨드란 사업자가 고객의 수요에 맞춰 전략이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가수 지망생 환자 늘면서 목소리 연구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이 외국인 환자에게 목소리와 관련한 상담을 해주고 있다. /예송이비인후과 제공
    김형태 서울 강남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은 10여년 전부터 음성(목소리)을 전문적으로 치료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 몇 년 사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가수지망생들이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었다. 이들은 김 원장에게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고 매일 10시간 이상 노래연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여러 논문을 찾아봤지만 목소리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치료 정보가 부족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직접 가수, 성악가, 언어치료사, 물리치료사 등과 연구회를 만들어 최적의 목소리 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예송이비인후과에 따르면 가수 등 목을 많이 쓰는 사람의 성대는 일반인과 다른 모양으로 진화한다. 이들은 성대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일반적인 방식으로 치료를 받으면 가창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성대 결절이 생겼을 때 무작정 수술을 받고 노래를 하지 못하게 된 사례도 있다.

    김 원장은 “목소리가 생명인 사람이라면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는 습관을 키우고 치료 방법도 달라야 한다”라며 “목소리와 성대 관리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환자 치료에 적용하고 논문도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염·가슴털 제모 등 고객이 원하는 진료 늘려


    고우석 JMO피부과 원장이 남성 고객의 수염 제모 시술을 하고 있다. /JMO피부과 제공
    고우석 서울 강남 JMO제모피부과 원장은 10여년 간 미용성형 목적의 제모(劑毛) 레이저 시술에 집중했다. 다른 진료는 전혀 하지 않고 제모 시술에 집중한다는 입소문이 나자 남성 고객들이 찾아왔다. 남성 고객들은 깨끗한 피부를 위해 거무튀튀한 수염자국을 없애고 싶다고 했다.

    고 원장은 2010년 남성 진료공간을 별도로 만들었다. 대부분 여성 고객으로 이뤄진 피부과 특성상 일종의 모험이었다. 남성 수염은 털의 굵기가 굵고 밀도가 높아 의사가 느끼는 제모 시술 난이도도 높다. 고 원장은 제모 결과가 불만족스러우면 시술비를 환불해 주는 정책을 만들어 남성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고 원장은 지난해에도 남성 고객의 요구에 따라 가슴털, 다리털 등으로 시술 대상을 확대했다. 성기 부위 털이 성관계시 상대방에게 고통을 준다는 몇몇 남성 고객의 말 못할 고민도 해결해줬다.

    고 원장은 “깔끔한 이미지의 남성을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최근 2~3년 사이 남성 고객이 매년 30%이상 늘었다”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원하는 부위에 맞춰 제모시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에서 가격을 정하고 있어 가격을 올려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개인의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개인의원 수는 2만8000여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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