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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이 보유한 달러, 가파르게 줄어든다

  • 방현철 기자

  • 입력 : 2016.02.10 03:05

    中외환보유액 3년8개월만에 최저
    헤지펀드의 위안화 공격 막으려 달러 팔고 위안화 사들인 때문
    미국 국채까지 내다판다면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올 수도

    중국 외환보유액 추이 그래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면서 3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외환 당국은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조2309억달러(약 3870조원)로 전달보다 995억달러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2012년 5월(3조2061억달러) 이후 가장 적다. 사상 최고였던 2014년 6월(3조9932억달러)에 비하면 7623억달러나 줄어든 규모다.

    중국 외환 당국이 조지 소로스 등 글로벌 헤지 펀드들의 공격으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헐어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감소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작년 12월에도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1079억달러나 줄었고, 올 1월에도 1000억달러 가까이 줄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3700억달러)의 4분의 1 넘게 한 달 사이에 사라지고 있다. 만약 중국 외환 당국이 투기 세력을 막아내지 못하거나 외환보유액으로 갖고 있는 미국 국채를 마구 매각하기라도 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中 외환보유액 3조달러 '비상등'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중국 정부의 환율 안정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이 IMF(국제통화기금) 기준에 따라 계산해본 결과 중국에서 외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외환보유액은 2조7500억달러였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라지브 비스와스 아·태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 속도는 안정적이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금 같은 속도면 3~4개월 안에 3조달러 선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3조달러가 의미 있는 마지노선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포기하고 자유 변동환율제도로 전환하면 외화 비상금을 많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작년 9월 말 현재 중국의 외채는 1조5300억달러로 비상시에 이 정도의 달러만 있으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시장 개입을 할 필요가 없으면 외환보유액은 1조5000억달러 남짓만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멈춰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중국 당국은 작년 8월 "위안화 환율을 좀더 시장 환율을 반영해서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관제 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홍콩에서 투기 세력들의 공격으로 역외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자 '달러 폭탄'이라 불릴 정도로 달러를 풀고 위안화를 사들여 '위안화 품귀' 현상을 일으키면서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57~6.58위안에서 유지했다.

    美 국채 시장까지 흔들 수 있어

    중국 외환보유액은 단순히 중국과 위안화 투기 세력의 싸움으로 끝나지 않는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으로 1조2645억달러어치의 미국 국채를 갖고 있는 큰손이다(작년 11월 기준). 전체 미국 국채 14조달러의 10% 가까운 물량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작년 6월(1조2712억달러)에 비해 고작 67억달러 줄었을 뿐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국채 이외의 자산을 팔아 환율 방어용 달러 현금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만약 중국이 달러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량으로 미국 국채를 팔아 치우면 단기에 금리가 급등하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 외환 당국은 외환보유액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외환 통제'란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오는 10월 위안화가 IMF의 SDR(특별인출권) 구성 통화가 되면서 국제 통화로 공인받는 일을 남겨 두고 있어 전면적인 '외환 통제'는 쉽지 않다.

    결국 중국이 지금처럼 관제 환율과 시장 환율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외환보유액만 소진할 공산이 크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WSJ 인터뷰에서 "중국은 시장 자유화에 대해 큰 고민 없이 접근했다가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 통제를 끊지 못하고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외환 정책 능력이 시험대에 서 있지만 아직은 결과를 알기 어렵다"면서 "우리로서는 가능한 시나리오를 모두 고려하면서 중국발(發) 금융 불안에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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