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반도체·LCD 주춤… OLED가 IT제조업 불 밝힌다

  • 강동철 기자

  • 입력 : 2016.01.26 06:19

    올 메모리 반도체 역성장 전망
    중국업체들 치열한 가격경쟁… LCD패널 70弗까지 하락 우려

    스마트폰·웨어러블 등에 사용… OLED시장 2022년 384억弗 전망
    LG·삼성디스플레이, 투자 늘려

    실적 고공 행진을 거듭해온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정보기술) 제조업이 새해 들면서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반도체는 스마트폰의 성장 정체로 수요 하락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은 기술 격차 없이 따라잡은 중국 업체들이 가격을 후려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에 비해 큰 빛을 보지 못했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는 새해 본격적으로 과실(果實)을 챙길 전망이다. OLED는 LCD보다 두께가 훨씬 얇고 화질이 뛰어나지만 높은 생산 비용 탓에 지금까지 시장에서 큰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스마트폰·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등에 쓰이는 중·소형과 TV용 대형 OLED 양쪽에서 모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OLED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은 올해를 "OLED가 개화(開花)하는 해"라고 본다.

    위기의 반도체·LCD, 유일하게 빛나는 OLED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역(逆)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9.3%, 낸드플래시는 1.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평균 판매 가격 역시 D램은 작년보다 29%, 낸드플래시는 29.9%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D램은 스마트폰이나 PC에서 데이터를 빨리 썼다 지웠다 할 수 있는 임시 기억 장치이고,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그대로 저장돼 있는 제품이다. 양대 메모리 반도체가 수요도 줄고, 가격도 내려가면서 반도체 업체는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성장하는 OLED 시장 규모 외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BOE·차이나스타 등 중국 업체들의 증산으로 인해 가격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작년 1월 137달러였던 LCD 패널의 판매 가격은 1년 사이에 93달러(40인치 풀HD 기준)까지 내려갔다. 업계에서는 "올 1분기 중으로 패널 가격이 70달러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OLED는 반도체·LCD와 상반된 모습이다. IHS는 올해 150억달러 규모인 OLED 시장은 2022년까지 384억91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 IT 업계에서 OLED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는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에만 탑재됐다. 올해부터는 애플도 신형 아이폰에 OLED 탑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 워치에 OLED를 탑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까지 더해지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 원플러스·비보 등에서도 OLED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TV 업계에서도 OLED TV를 출시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지금까지는 LG전자가 세계 OLED TV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작년부터 중국의 스카이워스·창홍 등도 OLED 패널을 사용한 TV를 선보였다. 가격도 크게 내려가 수요도 늘 전망이다. 2014년만 하더라도 1대당 1500만원(55인치 기준)에 달했던 OLED TV는 작년 하반기부터 300만원 수준으로 내렸고, 올해도 계속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OLED 투자 확대하는 업체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OLE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TV용 대형 OLED에 집중했던 LG디스플레이는 작년 경북 구미 공장에 1조500억원을 투자해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 패널 생산 라인을 세우기로 했다. 파주에도 1조84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OLED 생산 라인인 'P10'을 짓기로 했다. 구미에서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 패널을 생산하고, 파주에서는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모든 패널을 생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충남 탕정과 베트남 등에 있는 OLED 라인 증설에 6조원 이상 투자를 진행하면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올해 화질과 디자인이 앞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OLED 시장을 넓히고, 완제품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이창희 교수(전자공학)는 "현재 OLED는 반도체, LCD와 달리 한국 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산업"이라며 "이럴수록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해 중국, 일본 등과 격차를 벌려야 OLED 시장 만개 때 제대로 된 성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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