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가 뭐길래?' 오라클과 소송 중인 구글, 안드로이드N 서두른다

조선비즈
  • 박성우 기자
    입력 2016.01.24 17:30 | 수정 2016.01.24 17:37

    매스로우블로그 캡처
    구글과 오라클의 법정 소송이 폭로전으로 번졌다. 최근 오라클 측 변호사가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수익 등 일부 사업 기밀을 법정에서 공개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오라클의 폭로가 이어질 경우 구글이 구축한 안드로이드 중심의 스마트폰 산업 생태계 참여자의 반발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이 2008년 안드로이드 출시 이후 거둔 매출은 310억 달러(37조원), 이익은 220억 달러(27조원)에 달한다. 구글은 애플 아이폰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를 통해 검색 광고 수익을 올리고 애플리케이션을 중개해 짭짤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 소송 핵심은 ‘자바’...오라클, 선마이크로시스템 인수 후 곧바로 소송 돌입

    구글과 오라클 간 특허 소송의 핵심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Java)’다. 자바는 1995년 선마이크로시스템이 개발한 프로그래밍 개발 언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은 자바를 무료로 공개해 큰 성공을 거뒀다. 현재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 중 하나다. 구글이 2008년 공개한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도 자바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문제는 오라클이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며 발생했다. 오라클은 2009년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후 2010년 구글을 특허권 위반으로 고소했다. 오라클은 “선마이크로시스템즈가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은 PC·온라인용 개발자도구(SDK)였다. 모바일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구글이 자바를 개조한 ‘달빅(Dalvik)’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한 것은 특허권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오라클이 구글을 향해 소송전을 벌이는 이유는 수조원 상당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재판과정에서 오라클 측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오라클의 손해 규모가 최대 61억달러(약 7조314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래리 앨리슨 (Larry Ellison) 오라클 회장(왼쪽), 래리 페이지 (Larry Page) 구글 창업자 겸 알파벳 CEO(오른쪽) /조선DB
    구글과 오라클의 소송전 성적표는 현재 대략 일대일이다. 2012년 1심 재판부는 구글에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2014년 5월)에서는 오라클이 일부 승소하기도 했다. 현재는 구글이 연방대법원에 낸 상고 허가 신청이 기각돼 1심 법원으로 환송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만약 오라클이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수조원 상당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며 “만약 재판과정 중간에 구글이 합의를 요청하더라도 막대한 합의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오라클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재판”이라고 말했다.

    ◆ 오라클의 승부수는 ‘폭로’…구글의 최대 약점은 ‘비밀’

    오라클의 폭로로 구글은 궁지에 몰렸다. 구글은 과거 독점적 플랫폼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때마다 ‘모두를 위한 상생의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폭로로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오라클이 폭로전에 나서는 것이 전략적인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은 그동안 매출과 관련된 정보를 대부분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라클 입장에서 거대 IT기업인 구글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비밀을 폭로하는 것이 최선의 공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이폰 사파리 주소창에서 검색을 할 경우 구글에서 결과값을 보여준다
    실제 구글 측은 오라클의 폭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재판부에 ‘안드로이드로 얻은 수익’과 관련된 정보를 속기록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구글은 재판부에 애플과 관련된 공개 자료 역시 비밀로 돌려달라는 요청을 한 상태다.

    현재까지 구글이 얻은 검색 수입을 애플과 나누기로 했다는 점과 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라클의 이번 폭로로 구글이 애플에 지난해 10억 달러를 지급했다는 점이 새롭게 알려졌다.

    오라클 측은 재판과정에서 “구글이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에 자사 검색 엔진을 iOS 기본 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오라클이 구글의 협력사 정보까지 공개하면서 구글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S6 신제품 공개행사장의 모습 /박성우 기자
    ◆ 구글의 대안은?…올해 5월 새로운 안드로이드N 공개

    구글은 오라클의 발목 잡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오라클의 자바 API를 뺀 OS ‘안드로이드N(Android N)’을 준비하고 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구글의 새 OS 안드로이드N이 5월 미국 마운틴뷰에 있는 쇼어라인 원형극장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로이드N은 오라클 자바 API가 아닌 사용이 오픈된 자바 개발 도구(JDK)를 사용한다. 구글 입장에서 안드로이드를 오픈JDK로 개발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 현재 등록된 수많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들과 호환성 문제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포털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N 출시가 오라클과의 지적재산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라며 “다만 구글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삼성 LG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 “오라클에 로열티 내는 상황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과 오라클의 소송전이 글로벌 IT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구글은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약 7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도 기존 마이크로소프트(MS)뿐 아니라 오라클에도 로열티를 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이들 국내 제조사는 2011년 미국 법원이 구글의 안드로이드OS 기능 중 일부가 MS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이후부터 MS에 안드로이드폰 한대당 5~10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상황이다.

    국내 한 제조사 관계자는 “아직 상황을 지켜보는 상태”라며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모두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라클이 구글과의 소송에 이길 경우 국내 제조사들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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