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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전도사'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 OLED 도입에 웃지못하는 이유

  • 한동희 기자
  • 입력 : 2016.01.24 12:07 | 수정 : 2016.01.24 13:46

    애플이 2018년 내놓을 아이폰8의 디스플레이로 액정표시장치(LCD) 대신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 관계자는 24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지난해 말 애플과의 OLED 공급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며 "설비 발주도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자 미국 자본시장 매체 인베스터 데일리를 보면 OLED 소자를 공급하는 미국 유니버설 디스플레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시드 로젠블랫은 "아이폰에 OLED를 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OLED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OLED로 만든 폴더블 디스플레이. 애플 아이폰6. /조선비즈DB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OLED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OLED로 만든 폴더블 디스플레이. 애플 아이폰6. /조선비즈DB
    LG디스플레이(034220)도 애플의 유력한 OLED 공급사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중소형 OLED 생산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투자가 애플의 OLED 물량에 대비한 것으로 해석했다.

    애플 공급망은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대만의 IT(정보통신) 매체 타이완 포커스에 따르면 애플은 대만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AU옵트로닉스를 3번째 OLED 공급사로 정하고, 합작 투자를 하기로 했다. 이는 보수적인 구매 정책을 가진 애플이 안정적인 삼각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를 'OLED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LG디스플레이는 정작 이런 소식들을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애플을 통해 공식적으로 나온 얘기는 없다"며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의 핵심 고객사다. 지금까지 애플 디스플레이 수주 경쟁의 승자는 LG디스플레이였다. KIPOST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 쓰인 LCD 물량의 30%를 공급했다. 나머지 물량은 일본 제조사들의 물량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수주를 따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2억대가 팔리는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를 LCD에서 OLED로 전환한다고 하니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2년 안에 생산력을 키우는 등 투자나 개발 방향을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OLED를 탑재해 오면서 꾸준히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경북 구미시의 LG전자 OLED TV 생산라인에서 LG전자 직원이 출하되고 있는 55인치 LG OLED TV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경북 구미시의 LG전자 OLED TV 생산라인에서 LG전자 직원이 출하되고 있는 55인치 LG OLED TV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반면 LG디스플레이는 TV에 쓰이는 대형 OLED에 '올인'해 왔다. 대형 OLED의 주요 시장은 TV용 패널이나 디지털 광고판이다. 그러나 대형 OLED의 경우 아직 수율(생산 효율)이 낮고, LCD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시중에 OLED TV가 나와 있지만 본격적으로 보급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OLED TV 시장도 연간 50만대로 전체 TV 시장 2억대의 0.25%에 불과하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제조 방식도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표면을 유리판으로 만들고 있는 반면 LG디스플레이는 탄성이 더 좋은 플라스틱을 표면 소자로 쓰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만약 차기 아이폰을 커브드(휜)나 폴더블 등 폼팩터(형태)로 내놓는다면 LG디스플레이에 희망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당장은 애플이 원하는 제조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보수적인 애플에 외면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이를 의식한 듯 애플에 공을 더 들이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이달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6 일정을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를 방문했다. 한 부회장은 애플의 '2인자'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났다. 윌리엄스는 COO에 오르기 전 애플의 모든 구매를 총괄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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