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3만원으로 시작해 600억 매출… 배관업계 劒客

  • 김진 기자
  • 입력 : 2015.12.30 03:05

    ['12월의 자랑스러운 中企人' 뽑힌 배관 제조사 사이몬 이국노 대표]

    40년간 플라스틱관 제조업 종사
    검도 최고령 8단 기록도 세워… 진검승부하듯 기술 개발 매진

    플라스틱 배관 제조업체 사이몬 이국노(69) 대표가 29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12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뽑혔다.

    이 대표는 40여 년간 PE(폴리에틸렌) 수도관과 가스관, PVC(폴리염화비닐) 통신관 등 플라스틱 관 제조업에 종사한 전문가다. 국내 최초로 PE 상하수도관에 대해 미국위생협회의 적합성 인증을 받았다. 싱크홀(땅이 가라앉아 생긴 큰 구멍) 문제의 대책으로 낡은 배관을 내구성이 뛰어난 플라스틱 관으로 보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가 설립한 사이몬과 지주, 유화수지, 오앤오 등 네 회사는 지난해 매출 600억원을 올렸다.

    이국노 사이몬 대표가 도복을 입고 죽도를 든 포즈를 취했다.
    이국노 사이몬 대표가 도복을 입고 죽도를 든 포즈를 취했다. 고교 시절부터 검도를 시작한 이 대표는 2년 전 67세 나이로 검도 8단을 획득, 최고령 8단 기록을 세웠다. /사이몬 제공
    배관업계의 실력자인 그는 '검객(劒客)'으로도 유명하다. 고교 시절부터 검도를 시작해 1970년대 말 대한검도회 산하 중앙도장을 만들고 국가대표까지 지냈다. 이 대표는 검도 7단을 딴 뒤 17년 동안 수련 정진한 끝에 67세에 검도 최고 수준이자 '입신(入神)'이라는 8단을 땄다. 최고령 8단 기록도 세웠다. 검도에서 실력으로 딸 수 있는 단수는 8단이 최고이다. 9단은 일종의 명예 단수로, 검도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인물을 추대한다. 현재 한국에는 9단이 한 명도 없다.

    그는 검도를 경영에 접목해 회사 성과를 키우고 있다. 그는 "검도가 갖고 있는 예(禮)의 문화를 회사에 퍼뜨리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 이(利)보다는 의(義)를 중시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생겨났다"며 "임직원들이 애정을 가지고 진검승부(眞劒勝負)하듯 기술 개발에 매진하다 보니 자연스레 성과로 이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검도 단수도 합하면 72단이다.

    "검도에는 경서 1만권이 들어 있어요. 똑바로 보는 정견(正見), 똑바로 알고 배우는 정지(正知), 똑바로 행동하는 정행(正行)이 원칙이거든요. 검도 이치를 공부하다 보면 내 자세와 행동도 반듯해지죠. 그래서 우리 회사 사훈도 올바름을 세우자는 의미의 '입정'(立正)이에요."

    그는 "단돈 3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직원들에게 월급 꼬박꼬박 주고 세금도 다 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운이 좋은 것 같다"며 "내년엔 매출 700억을 목표로 진검 대결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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