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식사원을 정규직으로… 기업도 '남는 장사'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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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12.22 03:05

    [정규직 뽑는 '착한기업']

    - 배민라이더스 오토바이 배달원
    4大보험·사고보험 지원, 친절하단 소문에 매출 쑥쑥

    - 오뚜기 全시식사원이 정규직
    평균 근속기간 더 길고 제품에 대한 애정도 높아

    올 7월 배달 음식 중개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해 음식 배달 대행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배달원으로 일하는 김정도(35)씨. 그는 "이전까지 치킨집·중국집 등에서 2년간 배달 일을 할 때는 사고가 나면 치료비는커녕 일당(日當)도 못 받았다"며 "지금 회사에 정규직으로 고용된 후에는 '친절한 서비스 고맙다'는 고객들의 문자까지 수시로 받아 행복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이나 비정규직·파견직 직원이 일하는 직종에 정규직을 뽑는 '착한 회사'가 등장하고 있다. 정규직을 채용하면 인건비가 높아지고 복리후생 비용도 많이 든다. 주로 고객과 직접 대면(對面)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이런 흐름에 뛰어들고 있다.

    오토바이 배달에도 '친절' 교육

    김씨가 속한 '배민라이더스'에는 오토바이 배달 직원만 50여명 있다. 이들은 3개월 수습 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2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고 4대 보험과 각종 사고(事故) 보험을 지원받는다.

    각 회사별 인력 상황 정리 표

    이 회사는 입사 후 3일간 친절 교육도 실시한다. 일당제로 오토바이 배달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에서는 없는 일이다. '배민라이더스'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친절하고 다음에 또 이용하고 싶다"는 고객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300여개 음식점이 가맹점으로 추가 등록했고 올 9~11월 매출은 월평균 54%씩 늘었다.

    이 회사의 성호경 팀장은 "과거 오토바이 배달 기사들의 경우 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툭하면 사고를 내고 고객에게 불친절한 서비스로 사회적 문제가 됐던 점 등을 감안해 정규직 채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직원의 안정이 품질 안정으로

    오뚜기는 대형 마트에서 일하는 시식 사원 1800여명 전체를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대다수 식품 기업이 인력업체에서 단기 교육만 받은 직원을 파견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강구만 오뚜기 홍보실장은 "여직원 전체 평균 근속 연수가 7.8년인 반면 시식 판매 여직원들은 평균 9.1년으로 더 길다"며 "정규직으로 뽑은 결과 이들의 제품에 대한 애정도가 훨씬 높아져 회사 입장에서 오히려 큰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우리한테 수시로 찾아와 '우리 회사 제품을 늘려달라', '제품을 잘 보이는 데 진열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건 정직원으로 고용된 오뚜기 직원뿐"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직원을 많이 쓰는 업종 중 하나인 커피 전문점도 정규 직원을 쓰는 곳이 등장했다. 2009년 문을 연 폴 바셋은 전국 60여개 매장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450여명이 모두 정직원이다. 스타벅스도 7900여명의 정규 직원에게 4대 보험은 물론 인센티브, 명절 보너스, 택시비와 아침 식사 등을 제공한다. 서규억 스타벅스 팀장은 "커피를 만들어내는 바리스타의 숙련도가 커피의 질을 좌우한다"며 "본사에서 교육하고 이를 체크하는 정규 직원들이 높은 커피 품질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홍성태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단기적으로는 정규 직원 고용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지만 회사 입장에서 숙련된 직원을 통해 안정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어 역(逆)발상을 하는 '착한 기업'이 기업 현장에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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