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ISSUE 10… 조선일보 IT팀 선정

조선일보
  • 이길성 기자
    입력 2015.12.18 03:05

    국내외 IT(정보기술) 업계는 올해도 혁신과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모바일 시대의 패권을 미래까지 이어가려는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펼쳐졌고, 중국 업체들도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올 한 해 소비자의 일상과 산업 변화를 주도한 이슈를 결산해본다.
    2015 ISSUE 10… 조선일보 IT팀 선정
    1 삼성페이와 간편결제 열풍. 2 카카오택시 히트… O2O시대 본격 개막. 3 생활 속으로 들어온 가상현실. 4 무인차가 도로를 달린다. 5 IT 억만장자들의 통 큰 기부 릴레이.
    1 삼성페이와 간편결제 열풍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간편결제 '삼성페이'는 지난 8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 사용자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대부분의 매장에 있는 마그네틱 카드결제기에서 사용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12월부터는 버스·지하철 요금을 지불하는 교통카드 기능까지 더해져 편의성이 더 커졌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는 데도 기여했다.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에서 사용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도 봇물처럼 쏟아졌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시럽페이 등은 비밀번호만 누르면 곧바로 대금 결제가 이뤄진다. 소비자들은 복잡한 신용카드 번호를 일일이 쳐넣고 공인인증서까지 쓰던 예전 결제방식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

    2 카카오택시 히트… O2O시대 본격 개막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O2O(온라인·오프라인 결합) 시대가 본격화됐다. 올해 최고의 히트작은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카카오택시였다. 지난 3월 31일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는 8개월 만에 누적 호출 5000만건, 일일 호출 60만건을 돌파했다. 전국 택시 기사 10명 중 7명이 카카오택시 기사회원으로 가입했다.택시에서 히트한 O2O 서비스는 청소 대행, 가사도우미, 맛집 음식 배달, 농산물 쇼핑, 대리운전 등으로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해외에서는 의사, 변호사 상담까지 폭넓은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3 중저가 스마트폰 바람

    70만~100만원짜리 값비싼 스마트폰을 선호하던 소비자들이 50만원 미만의 중저가(中低價) 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만해도 50만원 이상의 고가폰 점유율이 80%에 달했지만, 올 7~9월에는 중저가폰 비중이 34%까지 올라갔다. 당국의 엄중 단속으로 과도한 구매보조금(공시지원금)이 사라지자 소비자들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곧 출시하는 중저가폰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는 40만~ 50만원대 가격인데도 삼성페이, 지문인식 센서, 광학식 손떨림 보정 등 프리미엄 폰에만 들어가던 최신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단,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애플 아이폰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고가폰 시장을 '나 홀로' 질주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폰 마니아가 늘어나는 추세다.

    4 생활 속으로 들어온 가상현실

    비싸기만 하고, 별 볼 일 없다는 혹평에 시달리던 가상현실(VR) 시장이 드디어 대중화될 찬스를 잡았다. 가격을 대폭 낮춘 VR기기가 쏟아지고, 전용 콘텐츠도 대거 확충되고 있는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2만9800원에 '기어VR' 신제품을 내놓았다. 스마트폰을 결합하고 머리에 덮어쓰는 형태는 이전 모델과 같지만 가격은 절반으로 낮췄다.

    기어VR과 형태가 거의 유사한 중국 제품 '폭풍마경(暴風魔鏡)3'은 99위안(약 1만8000원)에 불과해 한국 온라인쇼핑몰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골판지로 만든 저가형 VR기기 '카드보드(Cardboard)'도 구글이 설계도를 공개한 덕분에 1만원 안팎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5 중국 IT의 역습

    '싼 게 비지떡'이라는 중국산에 대한 고정관념이 뒤집어진 한 해였다. 세계 5위의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좁쌀)는 세련된 디자인과 괜찮은 성능까지 갖춘 초저가 주변기기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열성팬들을 대거 확보했다. 스마트폰용 보조배터리와 건강관리 기능을 지닌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스마트밴드'와 공기청정기, 체중계 등은 불티나게 팔렸다. 중국제답지 않다는 의미에서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던 샤오미는 이제 당당히 '대륙의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중국 화웨이도 이달 들어 한국 시장에 15만4000원짜리 초저가 스마트폰 'Y6'을 내놨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싼 제품이다. 화웨이는 세계 시장에서 저가폰 공세로 LG전자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 회사다. 해외는 물론이고 내수 시장에서도 강력한 도전자를 맞게 된 국내 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6 인터넷은행 사업자 선정

    점포 없이 스마트폰으로 24시간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탄생한다. 카카오가 주도하는 '카카오뱅크'와 KT가 이끄는 'K뱅크'가 사업권을 따서 내년 상반기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비용을 절감해 예금금리는 높이고 대출금리는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은행 계좌를 열고 대출을 받는 등 은행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금이자를 돈으로 받지 않고 MP3 음악파일이나 IPTV 영화관람권으로 받는 서비스도 거론된다.

    7 IPTV, 케이블TV를 삼키다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이 올 11월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을 전격 인수했다. IPTV(인터넷TV) 시장에서 3위에 그치고 있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가 합병하면 가입자 750만명의 대형 유료 방송 기업이 탄생한다. 졸지에 시장 판도가 흔들리게 되자 경쟁업체 KT와 LG유플러스는 정부에 "합병을 허가하면 절대 안 된다"며 목청을 돋우고 있다.

    씨앤앰, 티브로드, 현대HCN 등 다른 케이블 업체들도 매각을 추진 중이거나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케이블 업체들은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안정적 수입에 취해 미래 투자를 소홀히 하다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8 무인차가 도로를 달린다

    일찌감치 자율주행자동차(무인차) 개발에 나섰던 구글이 캘리포니아 등 실제 도로를 달리며 안전성을 더욱 높이는 정교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이라고 명명된 무인차 개발 프로젝트에 수백명의 인력을 투입, 시험운행 단계에 근접했다. 중국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업체 '바이두(百度)'도 이달 초 무인차로 베이징(北京) 시내 도로 30㎞를 시험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15년 전 자동차 사업에서 철수했던 삼성전자는 이달 '전장(電裝)사업팀'을 신설하며 스마트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스마트카는 무인차를 포함해 전자장비가 주축을 이루는 첨단 차량을 말한다. LG전자는 2년 전부터 이 분야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서울 강남 코엑스 일대 3㎞를 무인차로 시험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9 메모리반도체 치킨게임 재연되나

    한국이 독주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중국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 국영 반도체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대륙발 '메모리 굴기(崛起·우뚝 일어섬)'의 선봉을 맡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했고, 세계 3위의 플래시메모리 업체 샌디스크를 우회적으로 인수했다.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도 잇따라 손에 넣으며 반도체 분야의 '국공(國共)합작'에 나섰다. 칭화유니그룹의 자오웨이궈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3대 반도체 메이커가 되겠다"는 야심을 밝히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대규모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해외 업체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에 1단계 투자비만 15조6000억원에 이르는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경기도 이천에 현재까지 단일 건물기준으로 세계 최대인 반도체 생산라인 'M14'를 완공, 가동에 들어갔다.

    10 IT 억만장자들의 통 큰 기부 릴레이

    IT업계의 글로벌 리더들은 파격적인 기부릴레이를 펼쳐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과 아내가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 99%(현재가 52조원)를 죽기 전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갓 태어난 딸에게 보낸 편지에서 "너희 세대가 더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우리 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애플의 팀 쿡 CEO도 지난 3월 "내가 가진 전 재산을 향후 (자선사업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돈으로 88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팀 쿡은 "사랑하는 열 살 조카가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다"며 "조카가 대학 갈 때까지만 학비를 대준 뒤 죽기 전 모든 재산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CEO는 '오픈 AI'라는 비영리재단을 설립하고 앞으로 10억달러(약 1조1815억원)를 투자해 인류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인공지능 연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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