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이 밤 10시까지 지킨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 빈소

조선비즈
  • 정용창 기자
    입력 2015.12.08 14:54 | 수정 2015.12.08 14:56

    ‘장례위원장 조준호 LG전자 사장(MC 부문)’
    ‘상주 정도현 LG전자 사장(CFO)’

    7일 밤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이날 오전 12시 10분 숙환으로 별세한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LG전자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있었다. 회사장으로 치러진 이날 장례식은 장례위원장과 상주, 장례위원이 모두 LG인들이었다.

    이 전 회장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결혼은 하셨지만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면서 “LG 고위 임원들이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헌조 전 회장은 195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했다. 이 전 회장은 금성사(현 LG전자) 창립 멤버였다. 한국이 아직 공업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였다. 이 전 회장의 신조는 ‘빈대를 잡기 위해서라면 초가삼간이라도 태워라’였다. 그는 조그마한 결함도 용납하지 않을 만큼 품질 경영을 고집했다. 이 전 회장의 신념은 LG전자가 해외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1989년 금성사에서 대규모 파업이 발생했다. 이 전 회장은 노조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경영진의 권위주의가 회사를 망친다”며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정기 사원간담회를 개최하고, 관리직과 근로자 간 벽을 허물었다. 금성사에는 노경(勞經) 이 협력하는 문화가 움텄다.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직원들이 입구에 도열해 조문객들을 맞았다.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화환들은 조문객들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벽을 빙 둘러서 배치돼 있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이헌조 LG전자 전 회장의 빈소가 마련됐다. /정용창 기자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은 다른 빈소와 분리돼 있어 기자들은 출입할 수 없었지만, 장례위원장을 맡은 조준호 LG전자 MC사업부 사장이 분주한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장례식장 내부를 오가며 조문객을 응대했다.

    구본무 LG 회장 등 주요 인사가 빈소를 방문할 때마다 마중하는 사람도 조 사장이었다. 조문 행렬이 이어지는 중에도 조 사장은 가끔씩 빈소 앞으로 나와서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빈소가 차려진 직후인 낮 12시쯤 장례식장을 찾은 데 이어 오후 5시쯤 다시 한번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고 한다. 허창수 회장은 8일과 발인일인 9일에도 빈소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관계자는 “허 회장은 이 전 회장님과 입사 이후부터 일을 함께 해온 동료 사이”라며 “이 전 회장과 친분이 깊었던 만큼, 발인 날까지 빈소를 찾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오후 6시쯤 조문을 마쳤다.

    저녁 7시 30분이 넘어서는 구본무 LG 회장과 구본준 LG 부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검정색 정장을 입은 두 사람은 장례식장 입구까지 차로 이동한 후 바로 장례식장으로 들어갔다.

    오후 8시 15분 정장호 LG텔레콤 전 부회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정 전 부회장은 74세의 나이에도 허리가 꼿꼿하고 발음도 명확했다. 정 전 부회장은 빈소 앞에서 차를 기다리는 동안 LG전자 관계자들과 짧게 환담을 나눴다. 그는 장례위원장을 맡은 조준호 사장에 대해 “기억하지, 내가 전무일때 입사한 친구잖아”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과 함께 일했던 원로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은 빈소를 지키는 LG그룹 임원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조문을 마쳤다.

    빈소 입구를 지키던 LG 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께서 LG전자를 맡으셨던 게 20년 전”이라면서 “많은 분이 고인을 기억하고 빈소를 방문해 주시니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은 꽤 오래 빈소에 머물렀다. 그가 장례식장을 떠난 시간은 저녁 9시였다. 구 회장은 이 전 회장에 대해 “LG전자를 일으켜 세운 훌륭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더 오래 머물렀다. 구 부회장은 이 전 회장이 금성사 부회장·LG전자 회장으로 일할 때 함께 근무했다고 한다. 구 부회장이 이 전 회장과 함께 근무한 시간은 짧지만, 평소 고인을 존경한다고 여러번 말했다고 한다.

    구본준 부회장이 장례식장을 빠져 나간 시간은 밤 10시가 넘었다. 조문객의 발길도 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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