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에 실패했다. 이란이 경제 제재 이전 수준으로 산유량이 증가할 때까지 감산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이 주요 요인이 됐다.

4일(현지시각) OPEC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진 총회에서 특별한 합의 없이 회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OPEC은 당초 예상대로 산유량을 기존의 하루 평균 3000만배럴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OPEC의 실질 산유량이 일일 산유량 합의 수준을 웃도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OPEC의 실질 산유량은 18개월 동안 하루 평균 3150만배럴을 유지하고 있다.

OPEC의 압둘라 알-바드리 사무총장은 “기구가 어떤 합의도 하지 못했다”면서 “내년 이란의 산유량이 어느 정도로 증가할지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6월 산유량을 새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OPEC의 엠마누엘 이베 카치쿠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기구가 ‘기다리면서 지켜보는(wait and watch)’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OPEC의 다음 정례 회의는 내년 6월 2일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국의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산유량 5% 감산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 대표단은 경제 제재 이전 수준으로 산유량이 증가할 때까지는 어떤 감산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도 “감산 의무가 없다”고 언급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일부 대표단도 감산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라크의 아델 압둘 마디 원유부 장관은 “왜 기구만 원유 시장에서 희생해야 하나”라면서 “미국이나 러시아도 하루 산유량 상한선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장중 일일 산유량 상한선 조정 관련 오보가 나오면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로이터는 산유량 상한선을 하루 평균 3150만배럴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고, 이에 따라 유가가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