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식음료

1000원부터 1만2000원짜리까지… 커피 무한 전쟁

  • 류정 기자

  • 입력 : 2015.12.01 03:05 | 수정 : 2015.12.01 08:50

    ['시장 포화 상태' 관측 무색… 커피시장 지각 변동 예고]

    1000~1500원 저가 커피… 편의점까지 경쟁 뛰어들어
    커피 시장 年 9% 성장에도 일부 전문점은 폐점 속출
    스타벅스·카페베네 등 기존 브랜드 수익률 떨어져… 고가 프리미엄 커피로 맞불

    24시간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이 올 1월부터 '세븐 카페'라는 브랜드로 내놓은 1000원짜리 원두커피는 요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하루 평균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본에서 드립 커피 머신을 들여와 사람이 손으로 한잔 한잔 내린 듯한 커피를 구현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또 다른 편의점인 GS25도 최근 '카페25'라는 자체 브랜드 원두커피를 내놓고 '브랜드 커피 경쟁'에 가세했다.

    2006년 처음 개점한 커피 전문점 빽다방이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로 매장을 300여 개로 늘리는 등 저가형(低價型) 원두커피 전문점이 급성장하는 것을 지켜본 편의점들이 줄줄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국민 1인당 1주일 동안 먹는 횟수. 주요 커피 전문점 매장 수 추이. 커피 수입량 추이. 주요 커피 전문점 '아메리카노' 가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2001년 문을 연 저가형 원두커피의 선두주자 이디야는 2003년 100호점을 낸 지 10년 만인 2013년 1000호점을 내고 현재는 1700여 개의 전국 최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많지만, 실제 커피 시장은 중국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뜨거운 전쟁' 상황이다.

    15년간 매년 평균 9%씩 高성장

    올해 초 농림수산식품부는 우리 국민이 1주일간 평균적으로 커피를 12.3회 마신다고 분석했다. 이는 쌀밥(7회)이나 배추김치(11.8회)보다 더 많은 횟수다. 국제커피협회 통계를 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3㎏(2014년)으로 유럽연합·미국·브라질 등에 이어 세계 14위다.

    이런 상황에서 커피 수입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 집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량은 지난해 13만t(약 6100억원)으로 2년 전 대비 30% 정도 늘었다. 올해 수입량은 14만t(금액은 6억달러·약 6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국내 커피 시장을 5조4000억원대로 추정하는데, 이는 2000년부터 연평균 9%씩 커지고 있다. 커피 전문점 시장(2조5000억원)이 가장 크고, 인스턴트커피(1조8000억원)와 캔·병 커피(1조1000억원)도 모두 1조원이 넘는 규모다.

    올해 현재 전국에서 영업하는 커피 전문점은 4만9600개로 전국 편의점 수(3만여개)보다 1.5배 이상 더 많다.

    경쟁 과열로 영업이익률 10년 만에 最低

    이런 현실로 커피 시장은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없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경태 동서식품 팀장은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이 올해 20%대 성장하는 등 저렴한 원두커피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고, 커피 전문점과 캔·병 커피 시장 역시 내년에도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턴트 스틱커피 시장은 1% 정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흥미로운 것은 시장 변화를 잘 수용하고 적응하는 기업만 생존하고 일부 커피 전문점의 폐점률이 치솟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분석을 보면 최근 상위 10개사 커피 전문 가맹점의 평균 폐점률은 10% 정도다.

    최근 6년간 공격적으로 출점했던 카페베네의 경우 지난해 89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지만 53곳이 폐점했다. 업계 1위인 스타벅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3%로 1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카페베네·엔제리너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감소했다.

    기존 대형 커피 전문점들의 반격도 주목된다. 저가 커피 경쟁에 맞서 '고가 프리미엄 커피'로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작년 3월부터 '스페셜티'로 불리는 한 잔당 6000~7000원대, 최대 1만2000원까지 하는 고급 원두커피를 판매하는 매장 '스타벅스 리저브'를 50여 개 운영하고 있다. 할리스 커피는 대형 카페를 중심으로 '스터디룸'을 따로 만들어 충성 고객을 만들고 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대학원 겸임교수는 "커피 업계에서 저가와 고가 간, 같은 가격대 간 경쟁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가열되고 있다"며 "고객에게 화제가 될 만한 혁신적인 신 메뉴를 개발하고 차별화된 신제품을 내놓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