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바이오시밀러 놓고 삼성과 한화 희비 엇갈려

조선비즈
  • 임솔 기자
    입력 2015.11.24 15:03 | 수정 2015.11.24 16:39

    한화케미칼, 먼저 개발하고도 용량 안맞아 기회 놓쳐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 성공으로 성장 기회 잡아

    류머티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놓고 삼성과 한화의 희비가 엇갈렸다. 바이오시밀러를 먼저 개발하고도 임상검증을 소홀히 한 한화케미칼은 ‘대박’ 기회를 놓쳐 생산공장을 매각하기에 이르렀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찾아온 기회를 잡는 데 성공해 글로벌 제약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24일 국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2011년 류머티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다빅트렐’을 개발했다. 한화케미칼은 같은 해 미국 제약회사 MSD와 다빅트렐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바이오시밀러사업의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생각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한화케미칼이 개발한 다빅트렐은 용량이 25mg 한가지뿐이었다. 오리지널인 엔브렐 주력 용량은 50mg이다. 주사제 형태인 엔브렐은 1998년 개발 당시 25mg 한가지만 있었지만 2012년부터 50mg 용량이 추가돼 주사횟수와 환자 부담 비용이 줄었다.

    이런 차이로 한화케미칼은 다빅트렐과 엔브렐의 정확한 비교 임상시험을 하지 못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약과의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약의 용법과 용량, 효과 등이 검증돼야 의사들이 오리지널약 대신 바이오시밀러로 처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MSD는 결국 신뢰 부족 등을 이유로 2012년 한화와의 파트너십을 포기했다. 당시 MSD는 “한화는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용량을 추가하지 않고 25mg을 2배 투여하는 연구를 했다”며 “오리지널과 정확한 비교 임상 결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MSD는 2013년 새 파트너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선택했다. MSD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50mg 용량을 기본으로 정하고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공동 개발했다. 지난해 브렌시스의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오리지널인 엔브렐과 비교해 90% 이상의 약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판매 허가를 받은 데 이어 19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긍정’ 의견을 받았다.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브렌시스는 내년 초부터 유럽에 수출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10여곳이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국제류마티스학회 학술자료 캡처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미국 노바티스 산도스, 미국 코헤루스, 프랑스 바이오노비스, 중국 TSH 바이오팜 등 10여 곳이다.

    전 세계 엔브렐 시장 규모는 9조원에 달한다. 한국 시장 규모는 300억원 수준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7월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을 바이오기업 바이넥스에 매각한 이후 다빅트렐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이전이 완료되면 바이오사업을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다빅트렐은 임상 3상까지 마친 제품”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기술을 이전하는 것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개발 자체가 아니라 개발 속도와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며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을 연구하고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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