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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大戰 후폭풍] 롯데 '충격 속으로'...호텔롯데 상장 차질, 1400명 재배치 등 악재

  • 박지환 기자
  • 입력 : 2015.11.15 16:15 | 수정 : 2015.11.16 07:04

    14일 저녁 7시쯤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 월드타워점 면세점 사업권을 두산에 빼앗겼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텔롯데 임직원은 물론이고 롯데그룹과 월드타워점 임직원, 협력업체 직원들 모두가 충격 속으로 빠져들었다.

    신동빈 회장이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99%는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SK 네트웍스도 워커힐 사업권을 잃었지만, 160조원에 달하는 SK그룹 입장에서 연 매출 2700억원에 불과한 워커 힐 면세점의 비중은 적다. 하지만 롯데그룹에 있어 면세점 사업권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당장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면세점 사업권을 상실한 호텔 롯데의 기업 가치에 빨간 불이 켜졌다. 월드타워점에 근무 중인 직원 1400명과 협력 업체에 근무하는 1만5000여명의 고용도 불안해졌다. 재배치가 불가피하고, 일부 감원도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이 계획했던 월드타워점 대형 음악 분수 조감도.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이 계획했던 월드타워점 대형 음악 분수 조감도.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는 심사 결과 발표 직후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 지난 25년 동안 세계적 면세 기업 반열에 오르기까지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롯데 면세점 임직원과 협력업체 여러분께 감사와 함께 안타까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진한 아쉬움, 충격, 분노가 녹아 있는 반응이었다.

    ◆설마하던 롯데... 호텔롯데 상장, 월드타워점 직원 재배치 등 고민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롯데는 월드타워점에 앞으로 5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면세점 매장 면적을 3만6000㎡(1만1000평 가량)로 확대, 국내 최대 규모로 키울 계획이었다. 2만7000명에 이르는 직·간접 고용 창출도 공언했다.

    하지만 2016년 말 완공 예정인 123층짜리 롯데 월드타워 지하에 거대한 ‘롯데 면세점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물거품이 됐고, 거래 물량 조절, 고용 직원 재배치 등 ‘고통스러운 면세점 철수 작업’을 남겨두고 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경영 투명성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 복잡하게 얽힌 그룹 계열사들의 순환 출자 고리를 끊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최근 “순환출자 구조를 80% 이상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허가를 지렛대 삼아 호텔롯데를 상장, 일본롯데(일본롯데홀딩스 19.1%, 광윤사 5.5%)와 투자전문회사(L투자회사 72.7%)가 보유한 일본 지분을 확 낮추려고 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선 “호텔 롯데의 면세사업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투자자 확보도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결국, 기업 가치는 낮아지고,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졌다.

    호텔롯데의 작년 매출은 4조7000억원으로 면세점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가 넘는다. 월드타워점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분의 1 (4800억원)에 불과하지만, 123층 롯데월드타워 개관과 함께 면세점 매출의 획기적 증대를 기대했던 롯데그룹에 월드타워점 사업권 상실은 견디기 어려운 아픔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 롯데 상장은 둘째 문제고, 당장 올해 말 문을 닫아야 하는 월드 타워점에서 일하던 1400명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설마 하던 일이 현실화 됐다. 너무 끔찍한 상황이라 비상 시나리오도 준비가 안됐다. 그룹 전체가 비상”이라고 했다.

    월드타워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잠실이 최근 서울의 상징물로 떠오르고 있고, 정부가 고용창출을 강조해 월드타워가 면세점 특허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면세점 선정 결과를 보면 정부가 월드타워점에 근무하는 직원, 협력업체 직원 등 2만명 가까운 사람들의 고용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원망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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