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국의 해외 M&A 줄고, 외국의 한국 M&A 늘어

  • 신은진 기자

  • 입력 : 2015.11.09 03:05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 사상 최대치 전망]

    -美·中·日은 해외 M&A 붐
    美, 경기회복과 달러강세로
    中, 선진 기술 확보 위해
    日은 저성장 탈출 돌파구로

    -국내시장에 매몰된 한국기업
    해외 M&A 실적 3년 새 4분의 1 토막으로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돼 사상 최대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성사된 글로벌 M&A만 3조2900억달러(약 3729조원·M&A조사기관 '머저마켓')로 지난해 실적보다 200억달러(약 22조원) 정도 더 많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세계 M&A는 역대 최고 실적(2007년·3조6700억달러)을 웃돌 전망이다.

    低성장 돌파구로 해외 M&A 붐

    세계 1위 맥주 기업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는 2위 업체인 사브밀러를 690억파운드(약 120조원)에 인수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두 회사가 합치면 버드와이저, 스텔라, 밀러 등 400여 개의 브랜드를 아우르는 거대 기업이 탄생한다. GE는 올 9월 EU로부터 프랑스 알스톰을 135억달러(약 15조원)에 인수하기 위한 승인을 받아냈다. 이는 GE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M&A이다. 올 4월에는 미국 페덱스가 48억달러(5조원)를 들여 네덜란드의 TNT익스프레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기업들이 경기 회복과 달러 강세를 지렛대로 해외 기업 M&A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형별 M&A 추이
    중국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세계 4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하이난항공그룹(HNA)의 경우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항공기 리스업체 아볼론 지분 20%를 25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올 7월에는 항공화물업체 스위스 포트 지분을 27억 스위스프랑(약 3조1000억원)에 매입키로 합의했다.

    일본담배산업(JT)은 올 9월 미국 2위 담배 제조사 레놀즈아메리칸의 담배 브랜드 '내추럴 아메리칸 스피릿'의 일본·유럽 상표권과 사업권을 현금 5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닛케이(日經) 미디어그룹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13억달러에, 도쿄해상홀딩스가 미국 보험사 HCC홀딩스를 75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일본 기업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M&A에 열심이다. 중국과 일본의 M&A 목표가 선진 기술 확보와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내수 성장 한계 돌파라는 게 다를 뿐이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세계적인 M&A 활황은 저금리로 인수 대금 마련이 쉬워진 데다 글로벌 저성장으로 이익을 못 내는 회사들이 매각 결정을 쉽게 하고 새 성장 동력을 찾는 기업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인수에 나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해외 M&A 無관심

    반면 한국 기업은 올 2월 미국 전자(電子) 결제기업 루프페이 등을 인수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글로벌 M&A 시장에서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는 약 4000억원으로 우리나라 M&A 거래 총액의 1% 미만이었는데 올해도 거의 같은 상황이다.

    특히 외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M&A를 늘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해외 기업의 한국 기업에 대한 M&A는 2012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원(2014년)으로 급증하는 반면, 한국 기업의 해외 M&A는 같은 기간 1조7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4분의 1 토막 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 매몰된 단기 실적주의와 해외 현지 상황에 대한 세부 정보 및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한국 기업들이 해외 M&A에 소극적"이라고 진단한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한국 기업이 혁신 DNA를 공급받고 새 시장과 성장 동력을 만들려면 글로벌 M&A에 과감해야 한다"며 "직접 기업 M&A가 아니더라도 적극적인 지분 투자나 전략적 제휴 등으로 해외 M&A에 대한 자신감과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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