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사들이 중국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공략에 나섰다. 광군제는 우리나라에서 '빼빼로데이'로 알려진 매년 11월 11일을 말한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이날에는 중국 내 온라인 쇼핑이 연중 최고로 활발하다. 지난해 티몰 등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의 광군제 당일 매출액은 1300억원위안(약 23조원)에 달했다.

이런 점을 노려 한국 홈쇼핑업체들이 '광군제 마케팅'을 벌인다. 현대홈쇼핑의 현대H몰 글로벌관은 이달 11일까지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국내 유명 브랜드 가방과 화장품, 유아용품 등을 15~50%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MCM·루이까또즈 등 잡화업체와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화장품업체가 참여한다. 현대홈쇼핑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에 "광군제에는 한국 상품을 선물하세요"라는 홍보 문구를 대대적으로 올리고 있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상무는 "역직구 매출의 90%는 중국 고객"이라며 "광군제를 통해 중국 내 매출 증가는 물론 인지도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G마켓도 이달 2~15일 2주일에 걸쳐 광군제 마케팅을 한다. 지난해 처음 1주일간 실시해본 결과 매출이 평소의 3배로 늘고 외국인 신규 고객이 2배로 늘어나자 올해는 행사기간을 배로 늘린 것이다. 롯데닷컴은 글로벌 사이트와 중국 사이트에서 인기 화장품 브랜드 111개와 11대 인기 패션 잡화 제품을 무료 배송해주는 이벤트를 연다. 중국 역직구 사이트인 판다코리아닷컴도 이달 9~12일 한국 인기 화장품을 세트로 묶어 최대 66% 할인해준다.

중국 상하이에 사는 쉬징징(許京京·29)씨는 "한국 제품은 1980년대와 90년대생 등 중국 젊은 세대에 선호도가 높다"며 "광군제 기간에 한국 사이트에서 직접 화장품을 살 예정"이라고 했다. 코트라 청두무역관 관계자는 "광군제 행사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만큼, 24시간 안에 제품을 보낼 수 있는 신속한 배송 시스템만 갖춘다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