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선점한 OLED, 디스플레이 새 시장 연다

조선일보
  • 강동철 기자
    입력 2015.10.26 03:05

    [애플·화웨이 등 OLED 디스플레이 잇따라 채택]

    LCD보다 얇고 화면 선명, 곡면 등 다양한 형태 가능… 웨어러블과 함께 시장 커져
    TV도 OLED화면 장착 늘어 2019년 8兆 규모 시장 전망
    OLED 석권한 삼성·LG, 격차 유지 위해 투자 확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 애플의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애플워치', LG전자의 UHD(초고화질) TV,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S'.

    이 네 가지 제품이 가진 공통점은 바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했다는 것이다. OLED 디스플레이는 기존 LCD(액정표시장치)보다 얇고 선명한 화면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제조 원가가 비싸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단점 때문에 삼성·LG만 자체적으로 양산해 고급 제품에 사용했다.

    하지만 올 들어 애플이 처음으로 OLED를 쓰기 시작하고, 화웨이 등 중국 업체도 뒤따르면서 OLED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중국 LCD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시달렸던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OLED를 통해 시장을 주도할 기회를 잡았다.

    OLED 시장 열린다

    2000년대 초반까지 TV나 PC용 모니터는 대부분 뒤가 뚱뚱하고 무거운 브라운관(CRT) 화면을 사용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노트북PC가 대중화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LCD가 브라운관을 대체했다. LCD는 이후 노트북뿐만 아니라 TV·PC·스마트폰 등 대부분 IT(정보기술) 기기에 적용되면서 10년 넘게 디스플레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 추이 그래프

    올 들어 OLED 시장에서 LCD 도입 초창기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조합해 선명한 화면을 구현한다. 평평한 LCD와 달리 원형·곡면(曲面)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OLED는 올해 웨어러블 기기와 함께 시장에 본격 등장했다. 애플워치뿐만 아니라 삼성 '기어S2', LG '워치 어베인' 등 최신 웨어러블 기기는 대부분 OLED 화면을 장착했다. 마치 LCD가 노트북을 등에 업고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OLED 역시 웨어러블 기기와 함께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LCD를 쓰던 기기도 점차 화면을 OLED로 대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급 스마트폰 외에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J 등에도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중국의 화웨이·메이주·오보·ZTE 등도 자사의 스마트폰에 OLED 화면을 쓰기 시작했다.

    TV 역시 LG전자를 필두로 중국 스카이웍스·창훙·하이얼, 일본 파나소닉 등이 OLED 화면을 장착한 제품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2013년 한 대당 1500만원(55인치)에 달했던 OLED TV는 최근 300만원대로 가격이 내려갔다. 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은 올해 115억달러(약 13조원)에서 2019년 155억달러(약 17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TV용 OLED도 올해 9억2000만달러(약 1조원)에서 2019년 73억9700만달러(약 8조3438억원)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주도

    OLED 디스플레이는 한국이 IT업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다. TV·스마트폰 등 완제품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低價) 공세가 거세다. LCD 역시 BOE를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이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역시 중국이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OLED는 현재까지 한국의 삼성·LG만 양산 중이다. 이미 각 부품별로 기술 표준화가 이뤄져 투자금만 있으면 누구나 LCD를 생산할 수 있는 것에 반해 OLED는 부품부터 패널 양산까지 개별 디스플레이 업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자체 기술력이 없으면 OLED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선제적 투자로 OLED 시장을 석권한 한국 업체들은 이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탕정과 베트남 등의 OLED 라인 증설에 6조원 이상 투자를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경기도 파주 공장의 OLED 라인에 1조원 넘게 투자한 데 이어 LG화학에서 OLED 조명 사업도 넘겨받아 사업 확장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대 이창희 교수(전기공학부)는 "손쉽게 기술을 베낄 수 있는 LCD와 달리 OLED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역사가 짧은 중국 업체들이 쉽게 따라오기 힘들다"며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OLED 시장 규모를 빨리 키워야 한국이 여기서 나오는 과실(果實)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유기발광다이오드)

    전류의 흐름에 따라 스스로 빛을 내는 성질을 가진 유기 화합물 반도체. 화면을 밝게 비추는 광원(光源)이 필요 없기 때문에 종잇장처럼 얇고 선명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LCD(액정표시장치)보다 화면 반응 속도도 1000배 이상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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