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한남 뉴타운은 없다"…박원순 시장 '한강르네상스' 다시 그려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5.09.02 11:37 | 수정 2015.09.02 13:14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그린 한남 뉴타운의 밑그림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운다.

    서울시가 오 전 시장의 핵심 정책이었던 ‘뉴타운 사업’과 ‘한강 르네상스’ 대수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남 뉴타운 재개발사업을 재검토하고, 여의도 한강공원에 수변 문화지구를 조성하는 등 기존 개발 정책의 문제를 보완하고,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잇따라 추진하며 ‘박원순표 도시개발재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왼쪽)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8월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한강협력회의'를 주재하고 '한강 자연성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조선일보DB

    이미 부동산 업계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고 나서부터 오 전 시장이 추진했던 개발사업이 전면 재검토될 것이란 말이 나왔다. 업계 예상처럼 박 시장 취임 이후 뉴타운 수십곳이 일제히 해제된 데 이어 최근에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 뉴타운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2년부터 추진된 도시정비개발사업이다. 길음·은평·왕십리 3곳을 시범사업지구로 정했고, 2003년에 한남·노량진 등 12개 지구가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이후 장위·수색 등이 3차 뉴타운사업지로 정해졌다.

    한강 르네상스는 오 전 서울시장이 2006년부터 추진한 정책으로 수변 문화공간 조성, 접근성 향상, 주변 경관 개선 등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웠다.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조성, 한강공원 특화사업, 반포대교 무지개 분수 설치와 새빛섬 조성, 경인 아라뱃길 등이 대표 사업이다.

    이 사업들은 도시재생과 지역균형 발전, 한강 생태계 복원 등을 내세웠지만, 정작 개발 위주의 계획으로 본래 목적을 살리는데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은 최근 발표하는 도시개발재생 계획에서 ‘자연성’과 ‘주변 지역과의 조화’를 핵심 가치로 내걸고 있다. 지역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개발재생계획이 주변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 오 전 시장이 놓친 점을 잡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주변 관계자들은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 재검토와 ‘한강 자연성 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 방안’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총괄계획가(MP)와 태스크포스(TF) 한 관계자는 “한남 뉴타운이 한강과 접해있고, 남산까지 연결되는 지역이다 보니 한강 르네상스와 뉴타운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하기에는 의미가 없게 된 상황”이라며 “주변 경관과 전체적인 조화를 이뤄야 하다 보니 서울시가 새로운 방안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고, 결국 개발 방향을 다시 잡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고층 건물을 짓기로 한 기존 계획을 틀어, 개발할 부분은 하고, 손대지 말 부분은 보존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남뉴타운 전경. /조선일보DB

    서울시는 8월 28일 용산구청에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건축심의 상정 요청에 대한 회신’ 공문을 보내 건축심의안 상정 보류 결정을 통보했다. 기존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한남3구역의 경우 지난해 7월 29층 118m 높이로 5757가구를 짓는 계획안이 고시단계를 통과했다. 하지만 건축심의 단계에서 용산공원 경관을 고려해 심의안을 보완하라는 요구에 21층, 90m로 낮췄다. 서울시는 이 방안 역시 한남동과 한강, 남산이 조화롭게 연계되는 데 부족함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4월 뉴타운 28개 구역을 해제하고, 전체 뉴타운 지정 구역인 683곳을 A·B·C 3개 유형으로 나눠 관리한다고 발표했다. 지지부진한 뉴타운 사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 결국 서울시가 나서 출구전략을 펼친 것이다.

    지난달 24일 서울시가 내놨던 ‘한강 자연성 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 방안’도 기존의 개발안으로는 한강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는 인식 아래 나왔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대책의 핵심은 여의 샛강 생태기능 회복과 여의~이촌 권역을 관광·생태 거점으로 만드는 것. 한강르네상스의 경우 콘크리트 호안의 단계적 철수 정도를 거론했지만, 서울시가 이번에 발표한 방안에서는 난지·샛강·중랑천·탄천 등을 중심으로 자연호안, 한강숲 조성 등의 구상을 내놓으며, 자연성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서울시는 2013년 낸 ‘한강개발사업에 의한 자연성 영향 검토’ 백서에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전시성 사업이었고, 예산낭비였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이 백서에 참가한 도시·환경분야 교수 6명은 인공 시설물로 인한 생태계 단절, 표면적인 단순한 생태복원 등을 이 프로젝트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의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기존 정책과 차별점이 없고,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주민들과의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뉴타운의 경우 가뜩이나 사업 진행 속도가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이번에 서울시가 건축심의 상정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한강 개발 정책 역시 기존에 오 전 시장이 추진하던 한강르네상스와 사실 별다른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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