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心택배'로 女心 잡는 유통업계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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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8.20 03:05

    [재계 인사이드] 여성·1인 가구 위한 안심배송 확대

    현대홈쇼핑·롯데백화점, 지하철·편의점 배송 서비스
    CJ, 기사 신원 미리 알려줘… G마켓·티몬, 무인택배함 인기

    국내 유통업계에 '안심(安心) 배송' 경쟁이 뜨겁다. '안심 배송'은 택배 기사를 사칭한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쉬운 1~2인 가구나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말한다. 집 현관문을 통해 택배를 직접 전달하는 대신 편의점이나 지하철 사물함 등에서 물건을 찾도록 해 범죄 피해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게 특징이다. 택배 기사의 신원(身元)을 스마트폰 등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업체도 있다.

    지하철 사물함·편의점으로 택배 받는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서울 지하철 5~8호선 지하철 역사(驛舍) 내 1800개 사물함에 특별한 '칩'을 설치했다. 이달 말부터 구매 고객이 희망하면 집이 아닌 지하철 사물함으로 물품을 배송해주는 '안심 배송 서비스'를 위해서다. 택배기사가 지하철 사물함에 물건을 넣고 암호화된 휴대전화를 누르면 칩이 비밀번호를 생성해 고객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다. 고객은 사물함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물건을 꺼내가면 된다.

    한 여성이 홈쇼핑에서 주문한 물건을 집이 아닌 가까운 지하철 역(驛) 사물함에서 찾고 있다. 집이 아닌 지하철 사물함, 편의점 등에서 택배 물건을 찾는 안심 배송 서비스이다.
    한 여성이 홈쇼핑에서 주문한 물건을 집이 아닌 가까운 지하철 역(驛) 사물함에서 찾고 있다. 집이 아닌 지하철 사물함, 편의점 등에서 택배 물건을 찾는 안심 배송 서비스이다. /현대홈쇼핑 제공

    이 업체는 지난달부터 홈쇼핑에서 주문한 상품을 전국 1만5000여개 CU, GS25 편의점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장길남 상무는 "집에서 택배를 받기 힘들거나 낯선 사람을 마주하기를 꺼리는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7월 문을 연 공영홈쇼핑CJ대한통운을 주관 택배사로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J대한통운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방문 기사가 누구인지를 알리고, 택배기사는 유니폼에 명찰을 패용해 고객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1월부터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에서 주문한 물건을 백화점 사물함이나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확대 실시하고 있다. 최근 8개월간 이용한 고객 8000여명 중 75% 정도가 여성이었다.

    혼자 사는 여성을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도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과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는 올 3월부터 '무인(無人) 택배함' 상품을 내놓았다.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는 작은 박스 모양인데 현관문에 부착할 수 있다. 김선민 티켓몬스터 본부장은 "20~30대가 전체 구매 고객의 80%에 달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택배 건수 4년 만에 1000만건 넘게 증가

    1인 가구 급증 영향으로 안심 배송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율은 올해 27%에서 2035년에는 34%까지 늘어난다. 실제로 집이 아니라 편의점을 통해 택배를 주고받는 사람은 최근 10여년 동안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GS25와 CU 편의점을 통해 주고받은 택배 건수는 2002년 23만8000건에서 2010년 401만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423만3000건을 기록했다. 홍성태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집이 아닌 곳으로 물건을 배송해주면 택배업체는 집집마다 일일이 배달할 필요가 없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며 "유통업체로서도 주 소비층인 1인 가구와 여성 고객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집 바깥에서 '안전 택배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 택배회사 사가와 규빈과 편의점 업체 SG로손은 올 4월 편의점 택배 서비스 업체인 'SG로손'을 합작으로 세우고 2017년까지 전국 1000개 편의점에서 택배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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