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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롯데 분리하는 호텔롯데 IPO…첫단추부터 난관 예상

  • 김참 기자
  • 입력 : 2015.08.12 15:44

    한국롯데와 일본롯데의 분리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기업공개(IPO)해 일본롯데의 자회사라는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다.

    물론 신동빈 회장은 11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를 분리하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상장은 곧 일본롯데의 지분 희석으로 이어져 신동빈 회장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분리 논의는 피할 수 없다.

    여기에 신 회장이 원하는 방식으로 호텔롯데 상장이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호텔롯데 상장에 따른 쟁점 이슈와 시나리오를 짚어봤다.

    ◆ IPO 신동빈 회장 마음대로 될까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쇼핑(8.83%), 롯데칠성(5.92%), 롯데제과(3.21%), 롯데케미칼(12.68%), 롯데리아(18.77%)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실질적인 한국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호텔롯데의 지분 99.3%는 일본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 일본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

    2015년 8월 1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조선일보DB
    2015년 8월 1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조선일보DB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롯데그룹 위기 상황을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신동빈 회장은 11일 대국민사과 자리에서 “최근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롯데호텔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순환 출자구조를 2015년 말까지 80% 해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롯데의 지배력을 희석시키고 한국 롯데그룹의 독립성을 높혀 지배구조를 재편해 자신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회심의 카드가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호텔롯데의 상장 과정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상장한다면 신동빈 회장은 얼마나 주식 사들일까

    상장시 주식 분산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지분 30% 이상을 소액주주에게 배분해야 한다. 결국 상장 전 유상증자는 필수적이다. 일본롯데 지분을 희식시키겠다는 명분을 앞세운 상장인 만큼 신규로 들어오는 자금의 국적도 한국이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 전 투자(Pre IPO)로 지분을 매입해야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이나 롯데제과, 롯데칠성의 신 회장 보유 지분을 담보로 해서 호텔롯데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 또는 보유주식의 구주매출을 통해 승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일본계 지분 축소와 대주주 일가 전환 재원 확보가 호텔롯데의 상장에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일본롯데 설득 가능할까

    일본롯데 입장에서는 일짜 자회사의 상장이 달갑지 않아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롯데는 최근 5년간 호텔롯데를 통해서 배당받은 금액만 1200억원에 이른다.

    지금도 아쉽지 않을 만큼의 배당을 받는 상황에서 단지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일본 롯데가 보유 지분을 줄이면서까지 호텔롯데의 상장에 찬성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2% 남짓 보유하고 있어 이사회 설득이 필수적이다.

    또 이번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봐왔듯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이사회 파워가 막강해 신 회장이 상장하고 싶다고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 측과 신동빈 회장 측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일본롯데가 한쪽을 밀어주는 형태의 상장에 동의할 리 없다”며 “일단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야 상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대 20조원 국부유출 시작된다?

    신동빈 회장은 전날 “롯데호텔을 포함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일본롯데에 대한 배당금은 한국 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1.1%에 불과하며 롯데호텔은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호텔롯데가 상장하게 되면 말이 달라진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가치를 10조원에서 20조원까지 평가하고 있다.


     일본 지주·투자 회사들의 한국 롯데 지배구조. /조선일보DB<br>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일본 지주·투자 회사들의 한국 롯데 지배구조.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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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종업계 호텔신라의 시가총액이 5조4000억원인데 호텔롯데는 지난해 호텔신라보다 영업이익이 40% 정도 많다. 보유 부동산도 호텔신라의 16배에 이른다. 여기에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까지 갖고 있다.

    상장가치가 증권업계의 예상 수준이라면 일본롯데는 돈방석에 앉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1200억원 가량 배당금을 받는데 그쳤지만 상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면 많게는 20조원까지 일본으로 자금이 넘어가게 되는 구조다.

    물론 일본롯데 입장에서는 투자를 잘해서 수익을 남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일본기업 논란과 국부유출 이야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상장에 따른 차익이 대거 일본으로 넘거가게 되면 국내 시선이 고울 리 없다.

    ◆ 단독상장이냐 합병이냐

    호텔롯데 상장 방식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호텔롯데는 단독으로 상장할 것이란 말도 있고 롯데쇼핑 등과 합병해 재상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 측에서는 호텔롯데의 합병 상장에 대해서는 아직 부인하는 상황이지만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을 위해서는 합병 후 재상장도 고려할 수 있는 카드란 분석이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과거에도 수차례 논의가 진행됐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상장은 곧 신격호 총괄회장를 비롯한 오너가의 경영권 및 영향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반대하게 되면 사실상 상장이 불가능한 구조다.

    그럼에도 호텔롯데의 단독 상장이 이뤄지게 되면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의 지분만 확보하면 한국 롯데의 계열사를 모두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가 안갯속에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DB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가 안갯속에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DB

    다만 호텔롯데의 자회사 최소 지분 확보 비용이 발생한다. 증권업계에서 추정한 예상 비용은 롯데쇼핑 8000억원, 롯데케미칼 5000억원, 롯데제과 5000억원, 롯데칠성 4000억원 등 총 2조 2000억원 가량이다.

    변수는 또 있다. 올해 연말로 예정된 시내 면세점 사업권 재심사가 최근 롯데 경영권 다툼으로 국민적인 ‘반(反)롯데’ 정서가 확산되면 재승인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재승인을 받지 못하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크게 하락하게 된다. 현재 호텔롯데의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롯데쇼핑과 합병설도 모락모락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주요 회사들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을 염두에 두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주주 일가와 롯데장학재단 지배지분이 높고, 다수 계열사에 대한 보유 지분율이 높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을 합병해 상장을 추진하면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롯데쇼핑과 합병했을 경우 기존 롯데쇼핑 신동빈 회장 지분 13.46%가 합병으로 인해 희석되게 된다. 이 경우 기존 계열사 구주 매출을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해야하는 숙제가 남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는 두 회사의 합병 이후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에 따라서 그 행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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