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논란]④ 한신공영… ‘흑자가 적자로 둔갑’

조선비즈
  • 박원익 기자
    입력 2015.08.12 14:11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인 한신공영의 분식회계 논란은 지난해 많은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회계 감사를 실시하는 외부감사인이 바뀌자 흑자가 적자로 뒤집혔기 때문이다.

    시공능력 24위의 중견 건설업체인 한신공영은 지난해 8월 29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치 사업보고서를 모두 정정했다고 공시했다. 가벼운 정정이 아니라 5개년 중 4개년의 순이익이 순손실로 바뀌는 큰 폭의 수정이었다. 다음날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고, 1만5000원대였던 주가는 8일만에 9000원대로 떨어졌다.

    외부감사인 교체 후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직접 조사에 들어갔으나, 분식회계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신공영 측은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부터 회계처리 방식 차이에 따른 단순 오류라고 주장해왔다. 일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금융감독원이 아직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좀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151억원 순이익이 5억원 순손실로

    지난해 8월 29일. 금요일 장 마감 후인 오후 6시 23분부터 2~4분 간격으로 5개의 사업보고서 정정공시가 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중 2012년을 제외한 4년간 순이익으로 기록돼 있던 것이 순손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2012년은 흑자가 적자로 바뀌진 않았지만, 순이익이 절반 가량 줄었다. 가장 최근 사업연도인 2013년의 경우 당기순이익 151억5400만원이었던 것이 5억5600만원 순손실로 정정됐고, 2010년은 57억원의 흑자가 184억원의 적자로 뒤바뀌었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실적이 이렇게 크게 변동된 것일까.

    회사 측에 따르면 사업시행권 인수와 관련해 회계처리 오류가 발생했다. 경기도 안산의 전문공구유통상가 공사를 도급사업으로 처리했었는데, 이를 자체사업으로 변경하자 실적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건설만 담당하는 도급사업과 달리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사업 전반에 대한 위험 부담을 지게 된다.

    ◆ 9년 만의 외부 감사인 교체

    갑작스런 사업보고서 정정의 배경은 외부감사인 변경이었다. 한신공영의 외부감사인은 EY한영 회계법인이었는데, 한신공영의 우선주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자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일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지정한 것이다.

    EY한영 회계법인은 2013년까지 9년간 회계 감사를 담당했지만, 안산 전문공구유통상가 공사 회계처리에 대해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의 의견은 달랐다.

    흑자가 적자로 바뀌자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됐다. 4년치 순이익이 적자로 바뀔 정도라면 회사 측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에서였다. 실적을 좋게 하려고 자체사업을 도급공사로 처리했다면 문제가 된다. 한신공영 측은 의도가 없었고 외부감사인 교체에 따른 회계 판단 기준이 달랐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안산 전문공구유통상가의 시행사인 위트러스트에셋이 한신공영과 특수관계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위트러스트에셋의 최대주주(49%)와 대표이사는 당시 한신공영의 대표이사였던 최완규씨였다. 위트러스트에셋과 한신공영은 특수관계인데, 이를 자체사업으로 보지 않고 도급 처리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위트러스트에셋과 한신공영 대표이사는 현재 임찬빈·최재원, 태기전씨로 변경된 상태다.

    외부 조달 금리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신공영은 회사채 약 4300억원어치를 발행했는데, 조달 금리가 높아질 것을 우려해 안산 공사를 자체사업으로 반영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다.

    실적 악화로 재무상태가 나빠지면 신용평가기관이 회사채 등급을 낮추게 된다. 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지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은 그만큼 부도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자금 조달 비용 등을 고려해 안산 공사를 도급 사업으로 분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금융위 조사 일단락…불씨는 남아

    뜨겁게 달아 올랐던 한신공영의 분식회계 논란은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 들었다. 지난 6월 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서 관련 조사를 끝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측은 고의적인 회계 조작 여부, 실적 부풀리기를 활용한 자금조달 정황 등을 조사했지만 관련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한신공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증거가 충분하지 못해 금융위 조사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논란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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