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하나도 안부러워… 商街 2층이 뜬다

조선일보
  • 이송원 기자
    입력 2015.08.04 03:03

    [은행·패스트푸드점 등 "임대료 싸다" 속속 이사, 몸값도 상승]

    2층 임대료, 1층의 3분의 1… 비용절감 위해 2층매장 늘어
    건물 전면부에 계단 등 설치, 접근성 좋아지며 인기 상승
    단지내 상가, 2층 호가 뛰며 예정가의 2.7배에 팔리기도

    올초 문을 연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 안국역점은 3층 건물 중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패스트푸드 매장은 건물 1층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매장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야만 한다. 업체 관계자는 "지하철 출입구 바로 옆 건물이라는 좋은 입지를 놓치기 싫었다. 하지만 1층 임대료가 워낙 비싸 2층에 매장을 냈다"고 했다. 이곳에서 약 100m 떨어진 신한은행 안국역점도 건물 1층에는 자동화기기(ATM)만 설치해두고 영업장은 건물 2층에 차렸다.

    서울 광화문과 종로, 강남 등 중심 상업지구의 건물에서 2층이 급부상하고 있다. 유동인구를 끌어들이기 위해 주로 1층에 매장을 차렸던 업종들이 비싼 임대료를 피해 2층에 속속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1층 터줏대감'으로 통했던 패스트푸드업체나 은행들도 2층에 들어서고, 아파트 단지 내 신규 상가 2층의 경우 몸값도 뛰었다.

    ◇저렴한 임대료가 강점

    2층이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로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를 들 수 있다. 치솟는 1층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2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광화문·명동·종로·강남대로 등 도심의 상업용 건물 2층 임대료는 3.3㎡당 평균 12만2100원으로 집계됐다. 1층 평균 임대료(3.3㎡당 34만9140원)의 35% 수준이다.

    2층 바로 갈수있게 길가에 엘리베이터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는 호수빌딩. 이 건물은 건물 상층부로 올라가는 승강기<사진 왼쪽끝>를 건물 전면에 배치해 1층과 연결성을 높였다. 이 건물 1·2층에 자리 잡은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에는 1층 주 출입문 옆에 2층으로 바로 오갈 수 있는 계단용 출입문이 하나 더 있다.
    2층 바로 갈수있게 길가에 엘리베이터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는 호수빌딩. 이 건물은 건물 상층부로 올라가는 승강기<사진 왼쪽끝>를 건물 전면에 배치해 1층과 연결성을 높였다. 이 건물 1·2층에 자리 잡은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에는 1층 주 출입문 옆에 2층으로 바로 오갈 수 있는 계단용 출입문이 하나 더 있다. /이송원 기자

    2층은 임대료도 잘 오르지 않는다. 지난 2년 새 도심 상가 1층 임대료는 3.3㎡당 평균 1만9800원가량 오른 데 비해 2층은 5940원 올랐다. 한 개 층을 사이에 두고 임대료 상승폭이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IT 기술 발달로 물리적인 접객 장소의 필요성이 점점 줄고 있다"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1층에는 유입 통로만 설치하고 2층에 매장을 차리는 업체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접근성과 가시성이 개선된 것도 2층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기존에는 건물 2층으로 올라가려면 측면에 있는 계단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 지어지는 상업용 건물들은 건물 전면부에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2층 접근성을 높였다. 김승배 피데스 개발 대표는 "최근 신도시에 들어서는 상가는 수평적인 흐름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추세"라며 "상가를 개발할 때부터 2층이라도 1층과 동선(動線)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설계한다"고 말했다. 투자 수익률도 1층 못지않다. 2층은 임대료가 1층보다 저렴해 매출이 적어도 투자수익률은 1층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

    서울 도심 중대형 상가 3,3제곱미터당 평균 임대료 그래프

    ◇단지 내 상가 2층도 인기

    저렴한 임대료와 개선된 접근성이라는 장점 덕분에 투자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분양한 LH 단지 내 상가 공개입찰에서 2층은 높은 호가(呼價)를 기록했다. 경기도 하남미사 A18블록의 단지 내 상가 분양에서 201호 매장은 예정가 1억9700만원의 2.7배에 이르는 5억39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상가의 다른 2층 점포도 예정가의 230~250% 높은 수준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2층은 1층보다 상권과 업종별 특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명동, 종로 등 주요 상업지역의 상가 2층은 1층 대비 2층 임대료 수준이 25~30% 수준에 불과하다. 이 상권은 유동인구 자체는 많지만 오래 머무는 사람보다 지나치는 소비자가 많아 2층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직장인 등 고정적인 수요가 많은 광화문, 테헤란로 등의 상가 2층은 1층 대비 임대료가 60% 수준으로 높다. 2층까지 올라와 매상을 올려주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상가 2층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상권의 특성과 건물 내 동선, 업종 등을 꼼꼼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