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논란]② 대우건설… ‘대손충당금 과소계상’

조선비즈
  • 박원익 기자
    입력 2015.07.31 09:49 | 수정 2015.08.03 07:55

    지난 2013년 말 제기된 대우건설 분식회계 의혹은 최근 잇따라 터져나온 조선·건설업계 분식회계 논란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 내부 관계자의 제보로 시작됐고, 현재까지도 관련 혐의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의혹의 핵심은 대우건설(047040)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일부러 쌓지 않아 이익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최근 불거진 대우조선해양(042660), 현대엔지니어링의 사례처럼 공사 기간이 긴 사업장, 원가를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혹이 발생했다.

    ◆ 2013년 말 직원이 제보… “1조원 부실 감춰”

    대우건설의 분식회계설은 지난 2013년 12월에 처음 제기됐다. 대우건설 전 직원이 금융감독원에 내부자료를 보내 회사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고 제보한 것이다.

    회계조작을 통해 1조원 가량의 부실을 감췄다는 것인데, 분식회계 혐의가 지적된 항목이 바로 공사손실충당금이다. 조선업체와 마찬가지로 건설사들도 공사 완공까지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주한 금액을 공사 기간에 따라 나누어 매출에 반영하게 된다. 매출과 함께 비용(원가)도 같은 비율로 반영하는데, 당초 예상했던 총예정원가에 비해 더 들어가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완공까지 3년이 소요되는 공사의 수주금액이 600억원이고, 예정원가를 30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하자. 첫 해와 둘째 해에 200억원씩 총 400억원을 이미 매출로 보고했다. 마지막해 역시 매출로 잡을 금액은 200억원인데, 예기치 않게 비용(투입해야할 원가)이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가했다면, 당해 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는 3년동안 들어간 원가가 700억원인데, 애초에 300억원으로 설정한 것이 잘못이었던 셈이다. 첫 해, 둘째 해 실적이 좋던 회사가 갑자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 투자자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주금액보다 원가가 더 많이 들어 손실이 나는 ‘역마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즉각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아 당기 실적에 반영해 주어야 하는데, 대우건설은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하면 손실충당금을 미리 반영해왔다”며 “최근 건설사들의 부실 뇌관으로 지적되는 미청구 공사대금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 금감원 “분양 이전에도 주변 시세 고려해 손실 인식해야”

    금융감독원은 제보를 받은 후 1년 6개월에 걸친 감리 끝에 대우건설이 4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대우건설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건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 내 감리위원회의 최종 결론은 아직 나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선물위원회 내 감리위원회는 지난 7일 이 건을 상정해 심사했으나 금융감독원의 보고 내용이 길어지며 8월 감리위원회로 미뤄졌다.

    금융감독원이 감리 끝에 지적한 내용 역시 충당금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제 인식했느냐에 맞춰져 있다.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았다면 회계처리기준 위반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과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 측은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택 분양 이전엔 손실을 제대로 추정할 수 없었다고 항변한다. 금융감독원은 분양 이전에도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하면 손실을 인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가 수주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공사에 투입되는 원가보다 낮은 수주금액을 제시하는 이른바 ‘덤핑 입찰’의 경우 공사 초기일지라도 즉각 충당금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대우건설과 삼일회계법인에 중징계 처분을 사전 통보했다.

    ◆ 2분기 주택부문 실적 개선…해외는 여전히 불안

    대우건설의 올해 별도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924억원으로 증권사 전망치(1040억원)를 소폭 밑돌았다. 매출액은 2조5169억원, 당기순이익은 836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부문 실적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해외 사업부문에 대한 불확실성, 회계 감리 리스크 등이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부문은 매출 비중이 30%로 축소되고 있지만, 2010~ 2012년 악성 사업현장의 손실 처리가 이어졌다”며 “하반기에는 준공 사업지에 대한 손실이 반영되며 상반기와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 결과 지연에 따른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계감리가 마무리돼야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중동 해외공사가 마무리되고 있어서 공기지연에 따른 추가원가 반영은 올해 4분기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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