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잃어가는 삼성전자, 고가는 애플, 중저가는 中업체에 '샌드위치'

조선비즈
  • 박성우 기자
    입력 2015.07.28 07:00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애플 아이폰6의 인기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밀리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프리미엄·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화웨이, 샤오미와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를 뛰어넘어, 고가 시장에서도 고른 실적을 내는 만큼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는 상황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올해 3월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갤럭시S6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7320만대로 1위를 유지했다고 26일 밝혔다. 1위를 지키기는 했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올해 21.7%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8%(7490만대)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상위 5개 업체 중 역성장을 한 건 삼성전자밖에 없다.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건 화웨이였다. 지난해 6.7%로 3위를 차지했던 화웨이는 올해 8.9%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출하량은 2020만대에서 2990만대로 48.1% 급증했다. 애플은 아이폰6의 인기로 14.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를 지켰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비교 /IDC홈페이지 캡처
    화웨이는 최근 상반기 실적 발표를 통해 휴대전화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7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고가 스마트폰 출하량은 70% 증가했다.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인 화웨이 메이트7은 중국, 서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100여 개국에서 500만대 출하량을 달성했다. 화웨이 P7은 100여 개국에서 누적 판매량 700만대를 기록했다. 화웨이 P8은 출시된 지 2개월 만에 중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포함한 52여 개국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의 성장도 눈부시다.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출하량이 작년 2분기보다 29.4% 면서 점유율 5.3%로 4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레노버(1620만대)가 점유율 4.8%로 5위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아예 5위권에 들지 못했다.

    중국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7’(왼쪽)과 샤오미의 미4(오른쪽) /각사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3사의 합계 판매량은 6450만대, 합계 점유율은 19% 수준이다.

    IDC는 삼성전자의 판매 부진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구형 갤럭시 제품들이 가격 할인 등을 통해 판매가 잘됐다”며 “다만 신제품인 갤럭시S6 엣지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인기와 함께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는 중국업체들의 고가 시장진출은 삼성전자가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중국업체들보다 저가폰 시장의 대응이 느렸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프리미엄·고가·중저가 등 모든 시장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밀워드브라운의 브랜드 가치평가에서 삼성전자는 트위터와 함께 브랜드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업체로 꼽혔다. /IBK투자증권 보고서 캡처
    여기에 그동안 선진 시장에 집중했던 애플이 중국에 이어 인도 시장공략을 강화하면서 저가폰 시장조차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인도 시장에서 TV광고와 유통망 확장, 지원금정책을 시작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올해 2분기 인도에서 아이폰 판매대수는 93% 증가해 중국 시장 내 성장률(87%)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는 아이폰6에 밀렸고, 중저가 그룹에서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면서 브랜드 파워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갤럭시S6 엣지의 공급부족 현상이 해결됐지만, 최적의 마케팅 타이밍을 놓쳤다”며 “3분기 갤럭시S6의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며, 장기적으로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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