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년만에… 스타트업 해외진출 점점 빨라진다

조선일보
  • 강동철 기자
    입력 2015.06.26 03:05

    글로벌기업 경험 쌓은 창업자들 좁은 한국 대신 세계 시장 공략

    BBB 최재규창업자 겸 대표.
    BBB 최재규창업자 겸 대표. / BBB 제공
    작년 4월 창업한 기업 정보 서비스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잡플래닛은 이달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대만·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브라질 등에서도 현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창업한 지 갓 1년이 지났지만 동남아·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것이다. 대기업에서는 수년씩 걸리는 일을 불과 수개월 만에 척척 진행하는 것이다.

    창업한 지 1∼2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거나 해외 경험을 쌓은 창업자들이 좁고 작은 한국 시장 대신 글로벌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인재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열정만 갖고 무작정 달려드는 것은 아니다. 잡플래닛의 창업자인 윤신근·황희승 공동대표는 미국 에머리대 동창으로 독일 로켓인터넷의 한국지사장을 거치면서 해외 진출 노하우를 익혔다. 로켓인터넷은 해외에서 잘되는 서비스를 빠르게 흡수해 현지화하는 노하우를 잘 갖춘 업체다. 특히 윤 대표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로켓인터넷 법인 설립을 전담하면서 초(超)스피드로 해외에 진출하는 노하우를 익혔다. 윤 대표는 "가방 하나 달랑 들고 현지에 도착해서는 커피숍 테이블 하나에 자리를 펴고 사람 뽑고, 팀도 구축했었다"며 "이런 경험이 있다 보니 빠르고 신속하게 해외시장 공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쓰는 초소형 카메라 '포도'를 개발한 포도랩스의 최재훈 대표도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의 UC 버클리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창업한 케이스다. 이 회사는 일반인 대상 투자 모금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제품을 소개하고 3일 만에 목표액 5만달러의 배인 10만달러의 투자금을 모아 주목받았다. 포도랩스는 킥스타터에서 총 42만7565달러를 투자받았다. 이를 통해 처음 개발한 제품을 세계 각지의 투자자에게 보내주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장으로 발을 내딛는 것이다.
    잡플래닛의 윤신근·황희승 공동대표(왼쪽부터)
    잡플래닛의 윤신근·황희승 공동대표(왼쪽부터) / 이태경 기자

    생산부터 서비스까지 해외 다각화

    헬스케어 기기 '가오(GAO)'를 개발하는 'BBB'는 창업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글로벌 분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오는 혈액 한 방울로 다양한 질환을 측정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로 저장해 관리하는 기기다. BBB의 최재규 창업자는 본래 혈당측정 전문기기 업체 '세라젬메디시스'를 창업했다가 작년 녹십자에 매각하고 다시 창업에 뛰어든 인물이다.

    첫 번째 창업과 달리 BBB는 철저하게 글로벌 시장을 위해 만들었다. 중국 선전(深�)에 생산 기지를 두고 연구·개발(R&D)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세운 법인에서 맡았다. 최근에는 본사 자체를 미국으로 옮겨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BBB는 NASA(미 항공우주국)와 함께 우주 환경에서의 혈액 측정과 관련된 R&D를 진행 중이다. 최재규 대표는 "시장 규모가 큰 미국·중국을 선점해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한·중·미 삼각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 기반의 익명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블라인드(blind)'는 해외에서 먼저 찾아와서 글로벌 서비스를 요청한 케이스다. 2013년 12월 시작한 이 서비스는 그동안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진행하다 올해부터 미국·일본 등 해외 기업용 게시판을 열었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말 링크드인을 시작으로 7월에는 아마존의 직원용 게시판도 개설할 계획이다.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정영준 팀블라인드 대표는 "미국 진출은 의도한 것이 아니었는데 아마존 등에서 우리 서비스를 알고 직원들이 서비스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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