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상장합니다] 베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 갖춰…경항공기 신사업 진출"

조선비즈
  • 윤성환 기자
    입력 2015.06.18 18:04

    지난 11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베셀의 본사 공장을 방문했다. 방진복을 갖춰입고 들어선 공장 내부엔 집처럼 큼지막한 기계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키가 18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성인 남성이 들어가도 공간이 넉넉히 남을 정도로 큰 기계장비도 있었다.


    베셀 직원이 70인치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 사용 가능한 ‘그라인더’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이 점차 커지는 추세입니다. 이를 만드는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도 같이 커질 수밖에 없죠. 베셀의 주력 제품인 ‘인라인시스템’(in-line system)은 디스플레이 장비 여러 개를 연결해서 하나의 생산 라인으로 만드는 것인데, 펼쳐놓으면 길이가 100m를 훌쩍 넘어갑니다.” (황순성 베셀 영업팀 이사)

    공장에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하는 ‘검사기’, 디스플레이 강화유리용 연마기 ‘엣지 그라인더’, 디스플레이 표면 유리를 말리기 위해 높은 온도의 공기를 내뿜는 기계인 ‘베이크오븐’ 등 장비 등이 군데군데 놓여있었다. 황 이사는 “발주받은 제품이 지난주 거의 다 출하돼서 공장이 많이 비어있다”고 설명했다.

    서기만 베셀 대표이사

    베셀은 디스플레이 장비 개발·제조 업체로, 오는 1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상장을 앞두고 서기만 베셀 대표이사를 만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 성장동력 등에 대해 물어봤다.

    베셀의 주력 제품은 ‘인라인시스템’이다. 인라인시스템이란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가 공장을 지을 때 효율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제품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단·가공·연마·검사 등 다양한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개별 장비들을 로봇 팔, 자체 제작한 컨베이어 벨트 등으로 연결해 하나의 생산라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 라인 전체를 통제·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한다.

    베셀은 기계를 직접 배치하지 않고 가상 설계도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인라인시스템의 작업 효율 등을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서 대표는 “중국 내에서 경쟁하는 업체 중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베셀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베셀은 지난 2012~2014년 중국내 액정표시장치(LCD) 인라인시스템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51%를 차지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터치패널(TSP) 부문 인라인시스템도 제작·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LCD 인라인시스템과 비교해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이외에도 베이크오븐, 엣지그라인더. 검사기 등 인라인시스템에 들어가는 장비 중 일부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베셀의 매출은 대부분 중국에 집중돼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571억원 중 91%(약 525억원)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중국 부문 매출 성장률은 연 평균 44.5%에 달한다. 국내 대형 업체들과 달리 중국 업체들은 아직 자체적으로 인라인시스템을 구축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베셀은 BOE·CSOT· TIANMA 등 중국 내 8개 디스플레이 업체의 20개 공장에 인라인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서 대표는 지난 2004년 회사를 설립한 직후부터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고 말했다. 당시 국내 인라인시스템 시장은 포화상태였지만 중국은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를 막 시작하던 시기여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서 대표는 “(중국 가는) 비행기만 천 번 이상 탄 것 같다”면서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본 이후로 한 달에 7~8번은 해외로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는데,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최대한 가까워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앞으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기존 LCD 부문 설비보다는 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셀은 OLED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라인시스템을 개발했고, 터치패널 인라인시스템도 개발을 완료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한 인라인시스템은 현재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빠른 시일 안에 인라인시스템을 자체 생산할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 서 대표는 “한국, 일본, 대만은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 시기에 자국민 기술자를 키워냈지만 중국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술자를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왔다”면서 “인라인시스템을 만들어내려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한데, 중국 기술자가 이를 따라잡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셀은 경항공기 사업 분야에도 진출했다. 지난 2013년 건국대학교 경항공기 연구단과 손을 잡고 국토교통부로부터 경항공기 국책사업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경비행기 설계·제작 사업에는 총 102억원이 들어가는데, 이 중 75억원을 정부가 지원한다. 베셀은 내년쯤 무인항공기(드론) 개발 관련 국책사업에도 지원할 계획이다.

    베셀이 개발 중인 2인승 경항공기 ‘KLA-100’ 모형

    베셀은 경항공기 개발을 위해 박사급 인력 5명 등 관련 기술자 20명을 채용했다. 또 독일 경항공기 업체인 플라이트디자인(FD)사를 기술개발 파트너로 선정하고 시제품을 개발 중이다. 베셀이 개발 중인 기체는 2인승 ‘로우윙’ 경항공기다. 경항공기는 크게 날개가 몸체 윗 부분에 붙어있는 ‘하이윙’과 날개가 아래쪽에 붙은 ‘로우윙’으로 나눌 수 있는데,로우윙은 하이윙보다 속도가 빠르고 곡예비행 등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2인승 경항공기 양산은 오는 2017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베셀은 이후 6인승, 10인승 경항공기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경항공기는 대당 수억원을 호가한다. 이 때문에 경항공기는 유럽이나 미주 등지 부호들의 비싼 여가활동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 대표는 경항공기 개발 이후 대중화를 위해 항공 면허 학원을 만들고 회원제 멤버쉽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멤버쉽에 가입하면 카쉐어링처럼 여행, 출장 등 필요할 때 비행기를 빌려서 제주도, 강릉 등 국내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8~9일 진행된 공모주 청약은 680.9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으로는 3677억원이 들어왔다. 공모가는 9000원이었다. 회사는 공모 자금을 수원 신사옥 건축, 연구 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23억1600만원

    ◆주요 주주: 최대주주 서기만 외 특수관계인 4명(33.73%), 양인석(19.67%)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411만9655주의 66.5%인 273만9708주

    ◆주관사(키움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

    세계 겨제 불황으로 디스플레이 제품, 스마트폰, PC 노트북 등의 수요가 줄어들고 시장 규모가 위축될 경우 영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최근 들어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이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음. 베셀이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는 있으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실적 악화가 우려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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