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공모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7월 공모 규모가 1조2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 공모 금액은 최대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월 공모주 '대목' 시즌을 기점으로 하반기에는 공모금 규모가 수천억원대인 '대어(大魚)'들이 잇달아 상장할 전망이다. 유가증권시장뿐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도 3000억원 규모 대형 공모주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생명, 최소 3700억원 모집할 듯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공모주 청약에 나설 업체는 스팩을 포함해 총 21개다. 공모 금액은 최소 7900억원(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7월 중 공모주 청약 일정을 확정지은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공모 규모는 총 1조2159억원에 달한다.

이 중 공모 금액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미래에셋생명보험이다. 미래에셋생명보험은 오는 29~30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밴드) 8200~1만원을 제시해, 공모가가 밴드 하단인 8200만원으로 정해질 경우 3723억원을 모집하게 되며 상단인 1만원으로 정해질 경우엔 4540억원을 공모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 대행사 이노션은 희망 공모가 범위에 따라 3201억~3551억원을 모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보제약의 공모 규모는 1243억~1434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보통신·LIG넥스원 등 상장할 듯

올 하반기에는 공모주 시장의 '대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유안타증권은 올 하반기 공모 기업 수가 60~70개, 공모 금액이 총 1조5000억~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상반기의 10배에 가까운 규모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생명·이노션·경보제약 외에도 올 하반기 롯데정보통신·LIG넥스원 등이 수천억원대 공모금을 모집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용평리조트코오롱워터앤에너지·제주항공의 경우 1000억원에는 좀 못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대어 혹은 준대어급 공모주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정부가 신규 상장에 상당히 우호적인 기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경기가 안 좋아 상장을 몇 년 간 미뤄왔던 우량 종목들이 올해 안에 기업공개에 나서겠다고 마음을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도 대어 입성

유가증권시장뿐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도 공모 규모가 1000억원대인 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평균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대어'에 해당하는 업체들이다.

지난해 293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카지노 게임 개발사 더블유게임즈는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블유게임즈가 예비심사를 통과할 경우 공모 규모가 2000억~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공모 금액이 3000억원이 된다면 2005년 코스닥 시장이 한국거래소에 통합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더블유게임즈의 상장 기대감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회사의 장외 주식을 높은 값에 사들이고 있다. 장외 주식 거래 업체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9일 더블유게임즈의 거래 가격은 주당 610만원이었다. 약 3개월 만에 160% 가까이 올랐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연어에서 추출한 피부 재생 물질로 미용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기업공개에 성공할 경우 공모 금액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한국거래소는 내다보고 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총 1조2000억원 규모 공모가 이뤄졌는데, 올해는 그 규모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기업의 상장 신청을 받아 심사하는 데 중점을 뒀던 기존 정책에서 탈피해 최근에는 상장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어, 연초에 세웠던 상장 목표치를 웃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