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영향은 중립적…장기적으로 엔화 약세는 우리 경제에도 부담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격차가 두 단계로 확대됐다. 다만 이번 신용등급 격차 확대가 실질적으로 우리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27일 일본 신용등급을 기존 ‘A+(상위 여섯번째)’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상위 네번째)’로 부여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일본 간 신용등급 격차는 두 단계로 확대됐다.

피치는 “일본 정부가 부족한 재정을 충당할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일본 재정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미 지난해 12월 신용등급을 하향 했고, 피치도 계속 일본의 재정 건전성을 경고해왔기 때문에 예견된 이벤트였다”며 “당장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 역시 이번 일본 신용등급 하향이 우리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은 선진국으로, 우리나라는 신흥국으로 서로 다른 시장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일본의 신용등급이 낮아져 일본에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가더라도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일본 신용등급 하락은 곧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간접적인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본 신용등급 하락으로 일본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우리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동시에 일본 금융시장 불안이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돼 우리 경제에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