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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원, 법조계의 다윗으로 떠올라···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인수 주도

  • 최순웅 기자

  • 입력 : 2015.03.11 15:45

    법무법인 원의 인수합병(M&A) 부서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중순 아랍에미레이츠연합(UAE) 두바이투자청(Investment Corporation of Dubai)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두바이투자청 관계자는 영국 억양(accent)이 강한 영어를 구사했다. “한국에 투자하고자 한다. 쌍용건설 인수합병 제안서를 작성해 달라.”

    법무법인 원은 변호사 10명으로 전담팀을 꾸렸다. 소속 변호사가 50여명에 불과한 회사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프로젝트에 변호사 10명이나 투입하는 것은 모험이었다. 원 소속 홍용호 변호사는 “(경쟁이) 만만치 않지만 기회라 판단해 회사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대형 법무법인 상당수가 두바이투자청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투자청은 내로라하는 법무법인을 마다하고 원을 택했다. 수년간 해외 자문과 인수합병 업무를 수행하면서 쌓은 인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원은 언론 보도, 공사현장 실사 법인 선정 등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투자 전 과정을 주관했다. 결국 1700억원이 넘는 쌍용건설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면서 원은 법조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 대형 법무법인 출신 40대 변호사 주축···해외서 더 유명

    원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 인수합병 업무를 자문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원은 계약이 성사된 뒤에도 인허가와 신고 업무까지 꼼꼼히 챙기면서 좋은 평판을 얻자 해외 인수합병 시장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법무법인 원, 법조계의 다윗으로 떠올라···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인수 주도
    ▲법무법인 원 홍용호 변호사

    홍용호 변호사는 “원은 규모는 작지만 해외 인수합병 경험이 많은 국내외 변호사들이 많다. 해외에서 쌓은 평판 덕에 이번 계약을 수임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은 40대 변호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태평양 등 대형 법무법인 출신 변호사를 다수 영입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홍 변호사도 김앤장 출신으로 한국과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국제 중재와 인수합병, 해외 자문에서 두각을 내고 있다.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시도 때도 없는 연락으로 신뢰 쌓아

    쌍용건설은 다른 인수합병과 달랐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어 법원이 계약에 관여했다. 원은 두바이투자청 관계자와 수시로 영상 회의를 열고 한국 법원의 회생 절차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두바이가 이슬람 문화권이라 금요일과 토요일에 쉬고 일요일엔 근무한다. 이에 원 소속 변호사들은 일요일에 출근해야 했다. 원 변호사는 두바이투자청 관계자가 궁금해하기 전에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미리 설명했다. 회계, 법률 실사, 법원 신고 사안까지 꼼꼼히 챙겨 보고했다.

    원 덕분에 두바이투자청 관계자는 한국 법원의 요구를 충분히 이해했다. 그러다 보니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법무법인 원, 법조계의 다윗으로 떠올라···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인수 주도
    ▲법무법인 원 이헌엽 미국 변호사

    이헌엽 미국 뉴욕주 변호사는 “두바이투자청이 한국 업체를 인수하기는 쌍용건설이 처음이라 사소한 실수라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업무에 초집중했다”고 말했다.

    원은 실사 과정에서도 맹활약했다. 회계법인 삼일PWC가 회사 자산 실사를 맡았다. 원은 각종 소송, 공사 계약 등을 실사해 우발 채무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점검했다.

    원은 기존 계약 중 오류를 찾아 가격 협상 과정에서 두바이투자청의 협상력을 높였다. 회생 절차를 밟는 법인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5%내에서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

    전 과정이 무탈하지는 않았다. 한국 정부에 신고해야 할 항목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계약 일정이 미뤄질 뻔하기도 했다.

    원은 교차 확인을 통해 이런 누락을 최소화했다. 두바이투자청이 빠뜨릴 것 같은 신고 건은 먼저 챙겼다.

    이 변호사는 “두바이투자청은 여러 나라에 투자하므로 현지 법무법인 역할이 중요하다”며 “투자자에게만 맡겼다간 신고 사안 등이 누락돼 계약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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