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에 아파트 단지가 자리 잡고 주거환경이 좋아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세금도 크게 올라 세입자 부담도 가중됐다. 상가 시장은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찾은 광교신도시는 신분당선 연장구간인 경기도청역(가칭)과 호숫가 인근 아파트, 오피스텔 등지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오후에는 하교하는 아이를 데리러 나온 학부모들과 학원에 가려는 초등학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 "가격 회복하며 매수세 꾸준"…"전세금 덩달아 올라 부담 커"
입주가 약 3년 된 경기도청 인근 아파트는 최근 매수세가 늘었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자리를 잡았고, 인근 시설도 정비됐기 때문이다.
경기도청이 들어오는 부지 바로 인근에 있는 광교e편한세상은 전용면적 100㎡~145㎡로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있다. 이곳은 최근 6억8000만~8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입주 직후인 2013년 3월 시세는 5억8800만~7억7000만원이었다.
광교e편한세상은 지난해 3월 경기도 신분당선 추가구간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차례 오른 후 최근 세입자 매수전화에 따른 호재를 같이 누리고 있다.
광교 중앙공원에 인근에 자리 잡은 래미안광교와 광교오드카운티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2012년 3월 기준으로 광교오드카운티(모두 전용면적 123㎡)는 6억1500만~6억3500만원이었는데 현재 호가 기준 7억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3월 6억2000만~8억2500만원에 시세를 형성했던 래미안광교(전용면적 97㎡~136.6㎡)도 호가 기준 6억8000만~8억4000만원대로 올랐다. 경기도청사 인근 공사가 마무리되고 주변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면서 자리를 잡게 됐고, 수도권 주요 택지개발지구로 주목받으면서 시세가 크게 뛰었다.
광교신도시 D공인 관계자는 “광교 중앙공원과 광교 호수공원, 신분당선 개통에 따른 서울 접근성 향상 등이 모두 호재로 작용했으며 올해 들어 아파트 거래량 증가에 따른 기대감, 최근 광교 지역 분양 활황 등이 영향을 미치며 매수세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광교신도시가 자리 잡아가며 대형 아파트 가격이 올랐고 이에 따른 세입자 부담도 늘었다. 광교신도시 주민인 김모(52)씨는 “입주 당시 전세금 2억원 초반대에 e편한세상에 전세를 구했는데 최근 4억원대로 껑충 뛰어 재계약 당시 부담이 컸다”며 “매수를 고민한 적도 있지만 광교신도시 시세는 높은 편이어서 아직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교 e편한세상은 2013년 해당 지역에 아파트가 대규모로 들어서 전용면적 101㎡가 2억4000만~2억650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이달 들어 전세금이 2억원가량 상승해 4억2000만~4억4000만원에 거래되는데 매물 찾기가 쉽지 않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광교신도시는 수원과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 수요로 시장이 충분히 형성된 시장으로, 주거 여건이 좋고 분양 당시에도 중·대형 고가 아파트 위주로 구성된 곳이었다”며 “광교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서 최근 거주여건이 좋아졌고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모두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 상가 공실에 권리금 없는 곳도…“법조타운 예정지 인근 주목할 만”
경기도청역 인근에 자리 잡은 자연앤자이와 자연앤힐스테이트 주변 상가에는 아직 공실인 곳이 있다. 은행과 카페, 학원, 병원 등이 대부분 자리를 잡았다. 일부 상가 3층 이상이나 대형 점포 등은 공실을 채우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소 의견이었다.
자연앤자이 인근 G공인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상가에는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았다. G공인 관계자는 “권리금이 형성된 곳은 거의 없고 신규 임대로 들어갈 곳도 아직은 많다”며 “전용면적 40㎡ 정도 점포가 보증금 5000만원 정도에 월 임대료 150만~250만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청역과 광교역이 개통 예정인 지역 상가가 수요자가 주목하는 곳이며, 호수마을에 들어서는 법조타운 앞 상가도 최근 투자자에게 주목받는 곳이다. 법조타운이 들어서면 음식점이나 카페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인근 공인중개소에 투자자와 상인들 문의가 늘었다.
경기도청 예정지 인근에 자리 잡은 T카페 관계자는 “저녁 시간 전 고객 대부분은 중·장년 층으로 학부모나 노년층이며 저녁 시간 이후로는 20~30대 고객이 일부 눈에 띄는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