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의 韓銀] [上] 경기부양 팔짱낀 韓銀의 '시대착오'

조선일보
  • 이진석 기자
    입력 2015.03.02 03:03

    세계 중앙은행들은 불황 막으려 금리 내리고 돈 풀기 전쟁
    中, 석달새 2차례 금리인하… 한국은행만 과거정책 얽매여

    주요국 중앙은행 대부분이 실업(失業)과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파이터로 싸우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8일 1년 만기 예금·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린 2.5%와 5.35%로 낮췄다.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내린 것이다. 저성장에 시달리는 유럽·일본은 물론 부동산 버블 위험에 노출돼 있는 중국마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올 들어 캐나다·호주·덴마크·인도 등 11개국과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이 금리 인하나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돈을 푸는 것)를 단행했다. 이 국가들 가운데 상당수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어려운 국내 경기 상황과 0%대 저물가에도 선제적인 대응은 고사하고, 번번이 시기를 놓쳐 경기 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13년 5월 기준 금리를 인하(연 2.5%)한 뒤 14개월 연속 동결하다가 작년 8월과 10월 두 차례(각각 0.25%포인트) 금리를 낮췄지만, 이후 지난달까지 4개월간 다시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 금리를 인하할 때도 과감한 조치를 내놓지 못해 정책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과거의 정책 목표에서 벗어나지 못해 통화 당국으로서 존재감을 스스로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중국·일본도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은 가만히 있는 상황"이라며 "한은도 금리 인하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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