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개발된 에이즈 백신이 원숭이 실험에서 처음으로 100%의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지금까지 나온 에이즈 백신은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 31%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데 그쳤다. 만약 사람에게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면 에이즈 예방에 획기적인 사건이 될 전망이다.
스크립스연구소 마이클 파르잔 박사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세포에 달라붙지 못하게 하는 백신으로 원숭이가 1년 넘게 에이즈에 걸리지 않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에이즈 감염 과정은 열쇠를 자물쇠에 끼우는 것과 비슷하다. 바이러스는 둥근 공에 막대 모양의 돌기들이 나있는 모양이다. 돌기 끝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 단백질에 들어맞으면 바이러스 유전자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 증식한다.
연구진은 원숭이 4마리에 치료 유전자를 주입했다. 유전자는 근육에서 에이즈 바이러스의 돌기에 먼저 결합하는 단백질을 만들었다. 즉 바이러스라는 열쇠에 가짜 자물쇠를 먼저 끼워 진짜 자물쇠인 세포를 보호한 것. 특히 바이러스의 돌기는 세포 수용체 두 곳과 동시에 결합하기 때문에 예방이 어려웠다. 몸에서 나오는 항체는 그중 한쪽만 막을 수 있다. 새로 개발한 백신은 마치 열쇠 구멍이 두 개인 자물쇠처럼 바이러스 돌기가 세포와 결합하는 두 곳을 동시에 막았다.
연구진은 내년까지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원숭이 실험에서 에이즈 환자에게서 나오는 양만큼의 바이러스를 주사해도 병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새 백신은 에이즈 예방뿐 아니라 기존 환자 치료에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입력 2015.02.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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