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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V "우리 롤모델은 옐로모바일 아닌 소프트뱅크"

  • 노자운 기자

  • 입력 : 2015.02.14 13:00

    김충범 500V 대표이사 /500V 제공
    김충범 500V 대표이사 /500V 제공
    ‘제2의 옐로모바일’이라 불리는 벤처 연합이 등장했다. 자본금 27억원으로 설립된 500V(500볼트)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사명 그대로 “향후 10년 간 500개 벤처기업을 인수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500V는 기본적으로 자사주와 피인수사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옐로모바일과 비슷하다. 그러나 김충범 대표이사는 회사 인수와 엑시트 방식에 있어서 500V와 옐로모바일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많은 벤처 업계 관계자들이 궁금해하는 500V의 실체를 물어봤다.

    회사들을 인수해 어떤 방식으로 경영할 계획인가.

    “요즘 같은 ‘O2O(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대엔 오프라인과 온라인·모바일 서비스 3개가 함께 연동돼야 한다. 우리 같은 얼라이언스 모델 외엔 답이 없다. 예를 들어 웨딩이라면 오프라인 케이터링·꽃 업체와 모바일 청첩장·사진 SNS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그래야 시너지가 나고 빅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 나는 500V 안에 여러 업종을 두고, 각 업종별로 세가지 모델(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을 묶으려고 한다. ”

    옐로모바일이 롤모델인가.

    “옐로모바일이 얼라이언스 모델의 성장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데 대해서는 극찬을 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2010년부터 얼라이언스 모델을 준비·연구해왔다. 옐로모바일보다 먼저 한 거다. 롤모델이라곤 할 수 없다. 굳이 롤모델을 꼽자면 소프트뱅크의 방식이 가장 재미있고 좋다고 생각한다. ”

    옐로모바일은 현금 대신 자사주를 주고 피인수사 지분을 인수해오는 이른바 ‘주식교환’ 방식으로 벤처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현금이 많지 않아도 많은벤처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방식이다. 500V의 회사 인수 방식은 옐로모바일과 비슷한가.

    “기본적으로 주식 교환 방식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회사를 인수하는 시기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달라지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간에 기업 평가를 다시 한번 한다. 실적이 계속 좋아져서 밸류가 높아진 회사라면, 더 높은 주식교환 비율을 적용해주고 실적이 나빠진 회사라면 처음에 설정한 주식교환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거나 비율을 낮춘다. 처음에 적용된 주식교환 비율대로 엑시트할 수 있는 보장이 있다면, 피인수사 입장에선 도중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럴 헤저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옐로모바일보다 짧은 기간 내에 엑시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놨는데, 구체적인 차이에 대해선 향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던데.

    “투자금 유치를 위해 벤처캐피털이나 투자사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올해 1차 투자는 해외 벤처캐피털에서 받기로 했다. 1차 투자사들이 이미 정해져있는 상태다.”

    기존 벤처 업계에선 500V를 신기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배타적인 프레임 안에 갇혀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기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생각한다.

    사실 업종은 별 문제가 안 된다. 삼성도 양조장으로 시작해 지금 휴대폰까지 만들고 있지 않나. GE도 플라스틱 제조업에서 출발해 지금 인공위성까지 갖고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소프트웨어 회사들만 인수한 게 아니다.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회사가 3200개나 된다. 한 기업 안에서도 시대 상황과 환경에 따라 업종을 계속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한 업종에서 다른 업종으로 진출하면 ‘왜 그러냐’며 배타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런 배타성이 있을 이유가 없다.

    나는 매번 다른 업종에 진입할 때마다 관련된 모든 책을 다 읽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러고나서 해당 업계에서 꼭 만나야 할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만난다. 그러면 아무리 진입 장벽이 높은 업종이라도 3개월 안에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 500V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2000년, 당시 대학교 3학년이었는데 산업용 마스크 업체 도부라이프텍을 운영하시던 아버지께서 갑자기 건강 문제로 대표이사직에서 퇴임하셨다. 나는 경영학도도 아닌 독문학 전공자였는데 집에 아들이 나 밖에 없어 얼떨결에 아무 것도 모르고 대표로 취임했다. 스스로 공부해서 회사를 경영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향후 10년 동안 도부라이프텍을 국내 1위 업체로 만드는 동시에 별도로 여러 개 회사를 창업했다. 제조업이 너무 힘들고 지겨웠기 때문이다.

    약 1년 반~2년 동안 새 회사를 준비해 설립하고, 다시 팔아 엑시트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을 계속 했다.

    처음엔 중국에서 학원 사업을 해서 1년 만에 매각한 뒤 그 자금으로 국제 학교 지분을 사서 5배 넘는 가격에 팔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병원 컨설팅 사업을 해서 준종합병원과 척추전문병원 한 곳을 국내 1위 병원으로 만들었다.

    교육 쪽 업체를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딜도 맡아서 했다. 부산에 내려가서 숯 유통 사업도 했고, 개그맨 정형돈씨와 같이 도니도니돈까스 판매 사업도 했다. 그 후에는 벤처기업을 차례차례 인수해 현재까지 총 13개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국내에는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서 아무도 연구한 사람이 없더라. 특별한 전략이나 전술도 없다. 나는 아무 배경도 없는 상태에서 창업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방법론을 많이 연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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