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앱테크(앱+재테크) 시대입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심지어 돈까지 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알고 있지만 귀찮아서 못했던' 비용절감 작업을 앱이 대신해 줍니다. 그러니 금융회사들은 달가울리가 없겠죠. 그만큼 이익이 줄어드니까요. 하지만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입니다. 각 영역의 앱테크 대표주자들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신용카드업종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1만794명이 3억1739만5151원을 세이브하셨습니다."
신용카드 정보사이트 뱅크샐러드(http://www.banksalad.com)의 사이버 대문에 걸려 있는 문구다. 12일 오전 9시 기준이다. 뱅크샐러드는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신용카드를 찾아주는 사이트로 시범 서비스중이다. 올초 한국의 톱100 스타트업에 꼽힌 레이니스트㈜가 만들었다. 다음달중에는 앱도 내놓을 계획이다. 뱅크샐러드와 비슷한 형태의 카드고릴라(http://www.card-gorilla.com/), 카드다나와(http://www.carddanawa.com/)라는 사이트도 있다.
나에게 꼭 맞는 카드를 만들어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이럴 때 쓸 수 있는 앱이 또 있다. 바로 체리피커다. 체리피커는 미리 설정된 조건에 맞춰 '이 카드는 이제 사용 실적을 채웠습니다. 다음 카드를 쓰세요'라고 안내한다. 체리피커 다운로드 건수는 60만건에 달한다.
◆ "당신에게 꼭 맞는 카드 찾아준다"…뱅크샐러드, 3월 중 앱 출시
뱅크샐러드에 접속하면 먼저 내게 맞는 신용카드를 찾기 위한 다소 귀찮은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일단 신용카드 발급을 원하는지 혹은 체크카드여야 하는지부터 선택하고 이후 연회비 납부 여부, 할인을 원하는지 포인트 적립을 원하는지, 카드사는 어디를 원하는지 등을 선택한다.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학생인지 주부인지 직장인인지부터 해서 주로 가는 외식 및 주점, 마트, 서점, 의료, 교통, 주유 여부 등 수십개 항목을 아주 빼곡히 작성해야 한다. 귀찮다면 넘어갈 수 있지만, 그래도 성실히 작성해야 본인에게 맞는 최적의 카드가 추천된다. 뱅크샐러드엔 2300여종 카드의 10만여개 혜택이 데이터로 쌓여 있다.
기자 또한 실제로 해봤다. 기자는 이미 신용카드와 관련해서는 체리피커의 기질이 다분한(?) 편이다. 뱅크샐러드를 통해 찾아보지 않은 현재도 이미 월 1만원 이상의 할인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20여분에 걸쳐 성실하게 작성하고보니 아직도 더 절약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73만원 정도 소비한다고 추정하고 작성했을 뿐인데도(심지어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 중에서만 찾아봤다) 스탠다드차타드(SC)카드 리워드 360 체크카드를 쓰면 1만646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나왔다.
생각보다 괜찮다 싶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혜택만 충분하다면 연회비를 낼 수 있겠다고 마음이 바뀐 것이다.
연회비를 낼 수 있다고 선택하고 똑같은 조건을 입력했더니 연회비가 3000원인 롯데카드 7유니트카드를 선택하라고 나왔다. 이 카드를 쓰면 4만177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일일이 입력하는 것이 귀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늦어도 3월 안에는 출시된다고 하는 뱅크샐러드 앱을 활용하면 된다. 뱅크샐러드 앱이 문자를 분석해 '당신에겐 이 카드가 맞는다'고 알려줄 것이니까.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는 "앱엔 더욱 재미있고 다양한 정보가 들어갈 것"이라며 "소비관리기능, 카드 혜택이 총정리돼 있고 각 개인에게 맞춘 지난달 소비보고서도 서비스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고릴라, 카드다나와는 신규 신용카드 정보는 뱅크샐러드 이상으로 많다. 다만 혜택별 검색, 테마별 추천 등을 통해 나에게 맞는 카드를 직접 찾아야 한다. 광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흠이다.
◆ "이 카드 채웠으니 다음카드 쓰세요"…안내해주는 체리피커
뱅크샐러드나 카드고릴라를 통해 최적화된 카드를 찾을 수 있지만 사실 월 소비규모가 50만원 이상이라면 2~3개의 카드로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때 도와줄 수 있는 앱이 바로 체리피커다.
대부분의 신용카드(체크카드 포함)는 전월 사용규모가 20만원이나 30만원, 혹은 50만원을 넘어야 혜택이 제공된다. 체리피커는 이 카드를 얼마까지 썼는지 안내한다. 카드마다 다른 사용 실적 기준일이나 사용 규모를 개인이 일일이 챙기기 힘들기 때문에 앱이 이를 대신해주는 것이다.
체리피커는 모 대기업에 재직 중인 개인이 만들었다. 조규범씨가 그 주인공이다. 조씨는 "매번 계산하는 게 귀찮아서 앱을 만들었고, 이왕 만든 것 같이 써보자는 마음에서 앱을 공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씨에 따르면 체리피커 다운로드건수는 60만건에 달한다. 조씨의 경우 한달 카드사용액은 150만원 가량이며, 5만원 안팎의 혜택을 보고 있다. 6개 카드를 이용 중이다. 만약 10만명이 이 앱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고 한달에 2만원 정도 혜택을 보고 있다면 카드사에 입히는 손실은 무려 한달에 20억원에 이른다.
다만 체리피커는 다소 불안정한 감이 있다. 이용할 때마다 쌓이는 문자를 통해 이용 실적을 계산하는 구조인데, 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일 땐 누락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조씨는 "계속 보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