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與, '증세'보다 '복지 구조조정' 먼저…"공약 후퇴도 필요"

  • 김종일 기자

  • 류호 기자

  • 입력 : 2015.02.04 17:07 | 수정 : 2015.02.04 17:54

    'KY 지도부' 한목소리로 '先 복지 구조조정·後 증세 논의'…당내 분위기 확산
    野 "보편적 복지, 朴대통령 공약…현 복지 수준, 유지 또는 확대해야"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를 정면으로 비판한 새누리당이 당장 증세를 논의하기보다는 '복지 구조조정'을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증세 없이 대선 공약을 100% 이행하기 어려운 만큼 복지공약을 후퇴시킬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보편적 복지가 여야 모두의 공통된 공약이었던 만큼 현재 복지 수준을 유지 또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에 필요한 재원은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원상 회복으로 마련하면 된다는 것이다.

    증세보다는 복지에 무게…"유럽·일본, 복지과잉으로 재정건전성 훼손"

    여권의 미래권력으로 떠오른 '김무성-유승민' 지도부는 4일 '증세'가 아닌 '복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KY노믹스'의 첫 번째 과제로 복지 구조조정을 통한 '새로운 복지모델'을 제기했다.
    지난 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 두 번째)와 유승민 원내대표(오른쪽 세 번째)가 국회에서 열린 임시회 개회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조선일보DB
    지난 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 두 번째)와 유승민 원내대표(오른쪽 세 번째)가 국회에서 열린 임시회 개회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조선일보DB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지금 우리 정치권은 복지 논쟁이 한창"이라면서 최근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의 핵심이 증세가 아닌 복지라는 점을 지적하고 "본격적 복지시대에 진입하는 이 시점에 실패한 유럽과 일본 복지정책을 답습할 것인지, 우리 실정에 맞는 새로운 복지정책을 구상해 실현할 것인지 더 치열한 토론을 벌여 국민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유럽과 일본은 이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에 복지과잉으로 인해서 국가 재정건전성이 아주 나빠졌다"며 "국가 경영에 국가 재정건전성 유지가 제일 중요하다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 새로운 복지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증세에 대한 논의는 복지 구조조정보다 우선할 수 없음을 강조한 발언이다.

    원유철 신임 정책위의장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무상급식, 무상보육의 예를 보더라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이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고 복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원 의장은 특히 "당정청(黨政靑)이 이걸 충분히 논의하고, 야당과 타협하고 논의해서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가면서 새롭게 이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룰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임할 뜻임을 내비쳤다.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 연도별 변화/조선일보DB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 연도별 변화/조선일보DB
    "증세 없이 복지공약 100% 지키기 어려워"…'先 복지 구조조정·後 증세 논의' 주장 확산

    조해진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도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재정에 맞게 복지 수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당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복지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 수석부대표는 특히 "총선과 대선 때 공약했던 복지 정책을 100% 다 지키는 건 어렵다는 게 당내 공통된 의견"이라며 "공약을 100% 이행하기 위해 국민에게 부담을 안겨선 안 된다"고 사실상 복지공약 후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행 복지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지, 재원 확보를 위해 (추가로) 세금을 걷어야 하는지는 복지 조정이 끝난 후 그 다음 단계에서 논의할 부분"이라며 증세 논의보다는 복지 구조조정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先 복지 구조조정·後 증세 논의'에 힘을 보탰다.
    2012년 대선 당시 서울 중구 방산시장에 새누리당의 복지 관련 정책 공약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이다./조선일보DB
    2012년 대선 당시 서울 중구 방산시장에 새누리당의 복지 관련 정책 공약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이다./조선일보DB
    심재철 의원은 "작년에 11조원이 넘는 세수결손이 났고 올해도 작년 이상의 세입결손이 날 것이 분명한데, 복지가 오히려 확대된다면 후세에게 빚을 물려주는 꼴이 될 것"이라며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지금의 '무작정 복지'에서 과다하거나 시급하지 않아 줄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철저히 짚어보는 것이 혈세를 아끼는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도 "증세 논란의 핵심은 복지에 쓰여져야 할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는 것을 막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복지지출의 구조조정과 복지예산의 구조조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병국 의원은 "보편적 복지를 일부 저소득층이나 꼭 필요한 계층에게 적용하는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고 복지전달체계의 합리화를 추진할 때"라며 "장기적으로는 재정으로 복지를 창출할 것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지속가능한 일자리를 통한 복지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 "현 복지 수준 유지 또는 확대해야"…부자감세 철회, 법인세 정상화 필요

    이 같은 여당의 움직임에 야당은 현 복지 수준의 유지·확대를 촉구하며 이명박 정부부터 이어온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부자 감세'의 철회를 촉구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과 우원식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등 당 인사들이 지난해 12월1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지방자치단체 민생복지정책협약식'에서 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조선일보DB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과 우원식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등 당 인사들이 지난해 12월1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지방자치단체 민생복지정책협약식'에서 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조선일보DB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조선비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무상복지 재검토 주장에 대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보편적 복지는 지난 대선 때 우리 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공약이기도 했다"며 "여야 모두의 공약이었던 만큼 약속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수가) 부족하다면 국민과 부담 방법을 논의하면 된다"며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법인세를 정상화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백재현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 역시 "이미 진행되고 있는 부분(복지)을 후퇴시키자고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복지를 늘려가자는 시대 흐름과 배치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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