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명원…세상에 없던 학교 실험해 볼 것"

입력 2015.01.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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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빛을 세우는 터전', 건명원(建明苑)을 위해 의기투합한 교수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대식, 배철현, 최진석, 서동욱 교수/주완중 기자

“학문은 해볼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맹수 앞에서 가만히 돌을 쥐는 동작처럼 필연적인 실천이다.”

얼마 전 신문 하단의 광고 문구가 눈을 잡아 끌었다. 어떤 학교의 모집 요강에 앞세운 슬로건이었다.

건명원(建明苑). 또 하나의 인문학 강좌가 새로 문을 여는 건가. 처음 소문을 들었을 때는 기시감부터 들었다. 바야흐로, 이 땅에서 인문학은 언제부턴가 유행을 넘어 이제는 가히 범람 수준 아닌가. 잘 뽑은 광고 카피 같은 슬로건에 이끌려 참여 교수들의 면면을 찬찬히 살폈다. 이름만으로는 다채롭고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중국 도가철학 강연으로 인기 높은 최진석, 서양 신화와 고대 언어를 깊이 공부한 종교학자 배철현, 뇌과학으로 이름값을 높여가는 김대식, 유럽 대항해 시대를 관통하는 서양사 연구로 유명한 주경철, 최첨단 네트워크 과학의 첨병인 정하웅,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자 철학자로 활발한 서동욱, 소쉬르 언어학의 대가인 김성도, 동양의 건축 미학에 정통한 김개천…. 이런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 자체가 사건이라 할 만했다.

그 배후에는 이름도 그리 높지 않은 중소기업 대표가 거명되는 것도 특이했다. 두양의 오정택(68) 회장. 자그마한 단추 제작소에서 출발해 국내 업계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은 회사의 오너가 이런 모험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거금을 내놨다는 사실이 다분히 ‘벤처’스러웠다.

홈페이지를 찾아 읽어내려 갔다. “한국의 기존 고등교육체계의 제도적 틀과 분과 학문 체계에서 벗어나 한국 인문지식 교육의 아방가르드를 지향하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다.” 설명은 거창했다. 또 한번 기시감이 일었다.

하지만 궁금했다. 각자 안전한 대학에 적을 두고 명성을 쌓아온 교수들이 무슨 생각에서 이런 실험에 나선 것인지. 홀로 화려하지만 무리는 짓기 꺼려하는 스타 지식인들이 한데 손을 맞잡고 뭘 할 건지도. 하나하나 캐물어 보고 싶었지만, 한자리에 모을 수나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소집을 청해봤다. 지난 26일, 뜻밖에도 5명이라는 다수가 모였다. 나머지 셋은 해외에 있거나 사정이 부득이했다. 이번 일을 도모한 교수들의 결의가 느껴졌다.

인터뷰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미심쩍다 싶은 부분을 차례로 물었다. 조금은 당황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반대였다. “우리는 실패를 각오한 특공대다.” “어디로 향할지는 나도 모른다.” “나부터 다른 교수들 강의를 듣고 싶다.” “강의를 통해 나 자신이 얼마든지 변할 준비가 돼 있다.” “행여 잘 돼서 우리를 모방하는 곳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말들이 거침없었다.

각자의 참여 동기와 수업의 목표, 방법에서 시작해 지금 인문학이 처한 상황과 교육 현실의 진단에 이르기까지 종횡으로 오간 문답은 그것 하나로도 향연이었다. 심각하게 고민하다가도 호탕하게 웃고 떠들며 함께 즐거워했다. 들뜬 학생 같은 교수들이었다. 방담이 끝날 때쯤에는 마치 개강도 하지 않은 학교의 공개 수업을 미리 맛본 듯했다.

8명 교수진 중에서 이날 자리를 함께한 사람은 5명이었다. 최진석(서강대 중국철학), 서동욱(서강대 프랑스철학), 김대식(카이스트 뇌과학), 배철현(서울대 종교학), 주경철(서울대 서양사학). 주 교수는 후반부에 합류했다.

배철현 서울대 교수/전병근 기자
-건명원은 맨처음 어떻게 시작됐나? 오정택 회장과는 통화가 안됐다. 아는 범위 안에서 얘기해 달라.

배철현(배): 오 회장이 김개천 교수와 20년 지기다. 오 회장은 두 평짜리 공장에서 시작해서 단추로는 국내 최대 기업을 일군 기업인이다. 이 분이 20년 전 김 교수를 만나 박물관을 지어달라고 했다. 돈은 묻지 말고, 최고 건물을 지어달라고 했다. 그게 지금 양평에 있다. 그 뒤로 교분을 이어오다가 작년 1월에 김 교수와 나와 이태리 여행을 같이 가게 됐다. 나는 그때 처음 만났다. 여행 중에 오 회장이 번 돈을 의미있게 쓰고 싶다고 했다.

-무슨 여행이었나?

배: 서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AFP)에서 4년 전부터 해오던 여행인데, 김 교수를 여행 안내자로 불렀다. 거기에 오 회장이 같이 온 거다. 함께 이태리 여행을 2주 같이 했다. 오래 전부터 김교수에게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좋은 곳에 쓰고 싶다고 해오던 차에,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8월에 처음 모였다.

내가 서울대 최고지도자 과정을 한 경험이 있으니까, 처음엔 그 비슷한 걸 하려고 했다. 그러자 오 회장이 “그건 교수님이 하시구요, 저는 청소년 교육에 관심 있습니다”고 했다. 그래서 어른 교육에서 청소년 교육으로 돌렸다. 맨 처음엔 15~25세로 했다가 미성년자 문제가 있어서 19~29세로 입학 요건을 바꿨다.

오 회장이 오랫동안 최진석 교수 강의를 들은 것 같았다. 대한민국이 지금 같은 한계 상황에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준비가 뭐냐는 문제 의식이 있었다. 김대식 교수도 알고 있었고. 이제 공부를 시작하면 이런 분들 모시고 같이 하고 싶습니다, 라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여덟 명이 모이게 됐다.

(원래 후원자인 오정택 두양문화재단 이사장과 인터뷰를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수술을 받은 후 요양 중에 있다고 했다. 인터뷰는 다음 기회로 미뤘다. 오 회장은 단추를 비롯한 의류 부재료 제조업에서 시작해 업계 최고의 회사로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모은 재산 약 120억원을 두양문화재단에 출연했고, 지난해 건명원 사업을 시작했다고 재단측과 건명원 참여 교수들은 밝혔다.)

-참여 교수들은 이전에 인연들이 있었나? 어떻게 뭉치게 됐나?

배: 그 전까진 서로 다 알진 못했다.

최진석(최): 배 교수가 오 회장의 취지에 맞는 분들을 고른 결과가 그렇게 됐다. 오 회장이 김개천 교수한테는 20년 동안 강의를 들었고, 나나 김대식 교수는 글이나 강연 같은 걸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김대식(김): 내 경우는 최 교수와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다른 분들은 몰랐다. 나는 사실 인천공항 가는 길에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번호였다. 서울대 배철현이라고 하는데 신문에서 본 분 같았다. 청소년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이러이러한 걸 만들겠다고 했다. 바로 맘에 들어서 “알겠습니다” 하고 다시 서울로 왔다.

그 무렵 나는 한국 상황에 대해 조금 흥미를 잃고 있던 참이어서 외국 나갈 일 없나 궁리하던 차였다. 영화에서 특공대 소집할 때, 누구는 주유소에서 일하다가, 누구는 샌드위치 만들다가 호출 받고는 던지고 가지 않나. 그런 식으로 특공대를 모은 셈이다.(웃음)

배: 오 회장의 정성과 모든 걸 내놓겠다는 마음이 결국 우리 8명을 움직였고, 여기 있는 선생님들이 전부 그런 마음에 동의를 해서 여기까지 왔던 것 같다. 최 교수가 서동욱 교수를, 김 교수가 정하웅 교수를 각각 추천했고, 나도 김상도, 주경철 교수를 합류시켰다.

-마음도 맞아야겠지만 능력도 중요하지 않나.

배: 나는 능력 있는 사람을 마음에 들어한다.(웃음)

-교수진을 짤 때 구체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 같은데.

배: 우선, 인문과 예술, 과학의 삼발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개천 교수 아이디어였는데 아마 오 회장 뜻이기도 할 거다. 20년을 같이 했으니. 김개천 교수는 건축가면서 예술가니까 예술을 말했고, 나는 21세기가 디지털 시대니까 과학이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사실 과학 없는 인문학은 껍데기다. 그렇게 삼발이로, 분야별로 세명씩 모두 9명을 두려고 했다. 과학은 김대식 교수에게 추천을 청했는데 정하웅 교수와 또 한 분을 천거했다. 하지만 그 분은 죄송하지만 내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느낌에 우리와 같이 갈 사람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나름 선별 과정을 거친 거네.

배: 최 교수도 실은 그전에 다른 모임에서 본 적은 있지만 거의 5년 만에 전화한 거였다. 하지만 카리스마를 보면 안다. 난 그게 제일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10년 만에 한 번 봐도 같이 갈 사람, 매일 봐도 같이 가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우리 8명이 처음엔 모래알같이 모였지만 지금은 시멘트처럼 다져졌다고 생각한다.

최: 빠진 이야기가 있다. 나랑 김개천 교수가 제일 연장자다. 되도록 젊은 사람으로 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분야 최고인 사람. 그리고 기존 체계를 지키고 확대하는 사람보다 새로 만들려고 시도하는 뜻이 있는 사람으로 가자고 했다. 그러다 보니 고르기가 정말 힘들었다.

김: 작년 9월에 첫 미팅을 했는데 너무 재밌었다. 거의 다 처음 봤는데 ‘케미(기질)’가 너무 잘 맞아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나는 ‘건명원이고 뭐고 상관없다, 여기 교수님들이랑 그냥 수다 떨면 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여기에 개인적인 어젠다도 있다. 우리 각자가 서로의 강연을 듣고 싶어 한다.

최: 여기 온 교수들이 서로의 강의를 제일 듣고 싶어 한다. 나만 해도 그게 제일 중요하다.

김: 사람이 뭘 할 때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가 다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업그레이드, 청소년 교육 다 중요하다. 그러나 나 자신이 그걸 하면서 행복감을 못 느끼면 유지 못 한다. 그럴 경우엔 그냥 하고 돈 받고 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다른 교수님들 강의를 듣고 싶다는 욕심이 난다.

나만 해도 유럽에서 살다 와서 보니 동양 고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최 교수님 강연도 들으면서 내 무식한 부분을 ‘땜빵’해야겠구나 싶다. 예술, 건축도 모르니까. 그렇게 서로 학습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것 같다. 어쩌면 그게 이 불을 계속 유지하게 하는 것 아닐까. 여러 어려움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같은 사람은 성격이 그리 좋진 않기 때문에 남을 위해서만 한다면 오래 못 갈 것 같다. 이걸 통해서 나도 좀 업그레이드 한다는 욕심이 있다.

배: 그래서 교수들이 지금 생각으로는 서로 수업을 다 들으려고 한다. 우리가 교육의 최대 수혜자가 될 거다. 이번에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박종소 교수도 특강하시는데, 이분도 올해 안식년인데 이거 듣겠다고 계속 말씀하셨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듣고 싶다고 떼를 썼지만 내가 안된다고 했다.

나도 내 분야만 알지 과학, 건축 분야는 모른다. 배움이란 게 자기가 갖고 있는 조그만 세계에 대한 확장 내지는 엑스터시 아닌가. 그걸 처음으로 한번 시도해볼 수 있는 이상적인 공동체 같기도 하고. 여덟 개의 힘이 따로 떨어져 있었지만 학문이나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하나로 모으는 것, 이게 한국에서 가능할까, 그런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 나도 처음에 이런 게 대한민국에서 될까 했는데, 강의한댔더니 청탁이 막 들어왔다. 29세 넘은 분들이 청강 안되겠느냐고, 접시라도 닦겠다고. 다들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들이다. 유럽에도 ‘스쿨 오브 제너럴(School of General)’이라고 있다. 이런 데 대한 사람들의 엄청난 니즈와 목마름이 있다. 우리도 공교육에서 해결을 못 해줬구나, 또 한번 느꼈다.

요즘 사람들 만나면 인터스텔라나 SF 이야기도 하는데, 그동안 우리 신문 방송 학교가 국민을 너무 낮춰 본 것 같다. 국영수 수준은 넘은 지 오랜데도 못 맞춰 주는 거다. 나는 학생들도 달달 외는 것만 바라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것만 주니까 그렇지. 진짜 맛있는 걸 주면 본능적으로 맛있는 걸 찾아 먹게 돼있다.

최: 나도 우리 사회를 끌고 가는 주도층, 정치랄지 언론이랄지가 전반적으로 국민 수준을 못 맞추고 너무 낮게 보는 것 아닌가 싶다. 첫 모임 때 그런 걸 느꼈다. 이분들도 다 개성 강하고 자기 분야 잘 아는 분들인데, 첫 모임에 그렇게 좋아하는 걸 보고 ‘아니, 이분들이 사는 게 그렇게 재미가 없었나’ 했다.(웃음)

서동욱 서강대 교수/전병근 기자

-서 교수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서동욱(서): 처음 최 교수로부터 취지를 듣고 공감했다. 다른 분들 말씀처럼 한국 사회에서 아주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해하는 동기란 이런 거다.

대학이란 것이 근대 사회에서 지식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오늘날 대학은 지식을 기능화하고 공학화하는 특징이 있다. 거기에 인적 물적 인풋(투입)을 할 때는 실체가 분명한 아웃풋(성과)을 기대한다. 그 아웃풋이라는 것이 아주 실용적인 목표들이다. 개인의 취직, 기업의 생산성 같은 것들이다. 중간에 어떤 복잡한 이야기를 해도 결국은 그 방향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아웃풋의 형태에 맞춰 지식의 기능을 먼저 파악하고, 그 기능을 수행하도록 지식을 공학화하는 거다. 제일 대표적인 게 단순화하는 거다. 그 과정에서 애초에는 그렇지 않았던 지식들도 분야별로 나뉘게 된다. 아까 세 발이 있어야 서게 된다고 했는데, 떼어놓은 지식을 통합한다는 의미가 있다. 자르고 나눠서 떨어져 있던 지식들, 공학화된 형태로부터 우리 삶을 되찾는 게 바로 건명원에서 지식을 다루는 방식이 아닌가 한다.

지식 시장 안에서 이상하게도 몇 년 전부터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CEO를 위한 인문학도 있고. 그런데 여기서 약간 빗나간 부분도 있지 않나 싶다. 대표적인 예가 인문학적 CEO로 스티브 잡스를 추켜올리는 것이다. 나는 따지고 보면 연결할 곳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잡스가 어떻게 인문학 교육과 맞물리고 CEO들 마음을 자극했느냐 생각해보면, 뚫리지 않는 세상의 문제들을 슈퍼맨 같은 스타가 나타나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거다.

그러면 잡스의 비밀은 뭐냐, 묻다 보니 인문학이다, 이렇게 생각한 거다. 이게 결국은 엉뚱한 우물가에서 지식을 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건명원을 통해 생각하는 것은, 갑자기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은 이런 식의 스타 등장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건명원을 통해 출현해야 하는 인문학적 지식은 두 가지의 규약, 규제의 사라짐이라고 본다. 하나는 그동안 목표로 해왔던 것처럼 공학적으로 분리된 인위적, 임의적 지식의 구분을 철폐하는 것. 두 번째는, 문학이건 철학이건 과학이건 우리는 주로 고전으로 공부하게 될 텐데 기대하는 바가 미리 정해져 있지는 않다는 거다.

사람들이 고전 읽을 때 흔히 내 인생 관심사가 이러이러한데 이걸 읽으면 충족시킬 수 있나요,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것도 어느 정도 답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고전이란 제약 없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지 어떤 기대되는 답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

바로 그런 관점에서, 그야말로 스스로 고전을 디딤돌 삼아 창조적인 사유를 수행해 보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지, 어떤 정체성을 지닌 하나의 답을 아웃풋으로 얻게 되는 과정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아까 특공대 소집 같았다고 해서 말인데, 서 교수는 어디서 처음 연락을 받았나?

서: 다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최 교수가 전화해서 “100억이 생겼다”고….(웃음)

김: 나도 배 교수가 전화해서 말씀하실 때 앞의 이야기는 흘려 듣다가 100억 생겼다고 해서 바로….(웃음)

최: 제가 철학자들을 많이 아는데, 서 교수와 같이 하려고 한 건 이 분이 시인이면서 문학평론가인데 철학을 한다. 철학이 생산될 때는 굉장히 윤택한 토양에서 나오는데 생산된 다음엔 굉장히 창백하고 추상화돼 버린다. 창백하게 기술된 철학 안에서 윤택함을, 토양을 기억해낼 수 있는 사람. 이 사람이 철학을 가르쳐야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최적임자가 서 교수였다.

-인문학, 과학, 예술 분야 3명씩이라고 했는데 8명이다.

배: 나는 전천후에 해당하고 각 세 분야에 3명씩 생각했는데, 지금은 과학과 예술 분야에서 한 명씩 비었다. 인문학이 나까지 합쳐서 4명에, 김대식 교수가 추천한 분이 빠지면서 과학이 2명이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생각을 공유하고 자기도 변하는 새로운 길, 같은 여행을 떠나는 마음 자세가 중요한데, 그게 안 돼서 공석으로 뒀다.

찰스 P. 스노우라는 생물학자이자 철학자가 1920년대에 ‘두 문화’라는 책을 썼다. 옥스퍼드대 교수들이 이야기하는 걸 보고 놀랐다는 거다. 노벨상 탄 생물학자와 셰익스피어 공부한 사람 둘이 대화를 못하더라는 거다. 미국의 존 브록만이란 사람이 엣지(http://www.edge.org) 포럼을 만들면서 이런 걸 합쳐보자고 했다.

최초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는 에이다 러브레이스가 시인인 바이런의 딸 아닌가. 아인슈타인도 일반상대성 이론 막판에 아이디어가 안 떠오를 땐 모짜르트 음악을 들었다는 거다. 한국 사회에도 그런 게 있었음 좋겠다. 다른 교수들도 내 강의 듣고, 내 분야를 객관적으로 다시 보기도 하고 분야를 더 키우기도 하고. 그런 학술적 커뮤니티가 건명원 교수들 사이에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나부터 김대식 교수의 뇌과학 강의를 듣다가 내 종교에 관한 모든 이론을 버릴 준비가 돼 있다. 그러고 싶다. 내가 어제까지와 같은 생각을 또 한다면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있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보고 자유롭게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학문적 장이 열릴 거란 생각이 좀 있었다.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전병근 기자


-듣다 보니, 취지에는 의기투합했고 끝은 열려있다는 얘기 간다.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김: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믿는다. 다른 인문학 강연이나 멘토링 강연을 보면, 다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이야길 한다. 덕담, 지식의 전달. 그건 아니다. 그런 거라면 우리 여덟 명이 뭘 하겠나. 1년 동안 1주일에 한번 공부시켜서 뭘 얻겠나. 어떤 분은 우리 과정에 분자생물학 빠졌다, 기기학 빠졌다고 하는데 잘못 이해하시는 거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가르쳐 주려는 게 아니다.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우리의 바람은 지적인 여행을 떠나게 하는 거다. 이것을 위해 인문학적인 질문을 배우고, 아름다움이 뭔지 생각하는 예술을 배우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과학적인 방법론을 배운다. 수료한 학생은 세계 여행 연수를 시켜준다. 균형 잡힌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거대한 세상을 삼차원으로 설명할 수 있다. x가 인문, y가 예술, z가 과학이고 그 다음이 시간, 즉 여행이다. 이 4차원 세상에서 어디에 점을 찍을지는 개인이 결정하는 거겠지만 그 과정의 코디네이트를 우리가 만들어줄 수 있다는 거다. 인문, 예술, 과학이라는 지팡이를 하나씩 주지만 어디로 갈지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다. 이걸 다 하고 나면 정말 인생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 인생에 대한 많은 질문을 하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한다.

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상당히 큰 능력이다. 아까 서 교수님 말씀하셨듯이 공학적이고 기계적인 한국 문화 속에서는 인격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된 꿈을 꿀 수가 없다. 우리가 창의성이나 도전의식, 윤리적 민감성, 예술적 감수성 같은 것들을 말하지만, 어느 경지에서는 한 덩어리의 인격에서 이뤄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계적이고 공학적인 단계의 교육 시스템을 넘어서야 한다. 그전까지 전술적 단계에서 살았다면 이제 우리는 전략적 단계의 사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국가 차원에서든 개인 차원에서든 이런 것들이 다양하게 분출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한 덩어리로서의 인격, 이런 것이 시도돼야 한다는 뜻이다.

-인문 분야로는 지금 자리에 없지만 주경철 교수와 김성도 교수가 포함됐다. 두 사람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배: 김성도 교수는 이전에 딱 두 번 만났다. 한국에 와서 2000년쯤 강사 시절인데, 김 교수는 고려대 언어학과에서 수메르어, 고대 페르시아어 쐐기 문자, 라틴어 이런 것 가르치고 계셨다. 나도 역사 언어학에 상당히 관심이 있었다. 현대 언어학이 촘스키 이후 변형 문법이 득세했지만 그 전까지는 언어들의 어원을 따져 원형을 재구성하는 소쉬르의 역사 언어학이 유행이었다. 그런데 김 교수가 소쉬르 전공자였다.

그 다음 만난 게 ‘세계 문자 박물관’ 일 때문이었다. 최 교수도 같이 하는 건데 정부 지원 받아서 4년 전에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이 일로 갑자기 전화드린 건데, 김성도 교수도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교육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며 흔쾌히 합류했다.

주경철 교수는 서울대에 같이 있으면서 친하고 자주 만나서 안다. 작년 프랑스로 1년 안식년 갔다가 왔는데, 두 달 전에 이야기했다. 주저주저하더니 한번 해보겠다며 참여했다. 역사 분야가 상당히 중요하고, 오 회장도 계속 원했다. 주 교수 전공이 대항해 시대 직후 15~16세기 네덜란드다. 그때 상황이 한국과 유사한 면도 있다.

-그동안 이견은 없었나.

최: 거의 없었던 거 같다.

-100억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웃음)

김: 술 기운에 의기투합한 면도 좀 있는 것 같고….(웃음)

서: 점심 때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이런 정도의 사소한 이견이 있었고 지금까지는 별로….

김: 그러고 보니 별 이견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원래 비판적이고 어지간하면 싸우는 캐릭터인데. 멤버를 참 잘 모은 것 같다. 사실, 이런 어려운 일의 경우 설득되지 않을 분들이 와서 밥 몇 번 먹으며 이야기한다고 설득될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본인 의지로 그런 생각을 가졌던 분들이 모였기 때문에. 이미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재발견한 거랄까. 나 자신도 잘 몰랐던 걸 말하면서 단단해진 그런 거다. 유일하게 의견 차가 있었다면 모집 연령 어떻게 할까, 신문 광고 어디에 낼까, 이런 지엽적인 문제들. 큰 문제에서는 한 번도 이견이 없었다.

배: 건명원 이념하고도 통하는데, 교육이란 게 전통 철학에서는 내면의 어떤 뭔가를 끄집어내고 북돋워주는 작업이다. 그래서 선생님들께도 이런 말씀 드렸을 때 이미 그런 생각을 했거나 하고 싶어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하향식으로 결정된 게 아니라 오랜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

최진석 서강대 교수/전병근 기자

-건명원 이름은 누가 지었나. 무슨 뜻인가.

최: 건명원(建明苑)이라는 게 ‘밝은 빛을 세우는 터전’이라는 뜻이다. ‘명(明)’은 해(日)와 달(月)을 합친 글자다. 밝고 깊으며 매우 성숙된 지혜를 나타낸다. ‘明’자에는 모든 대립면을 동시에 장악하는 능력이 들어있다. 대립적으로 인식되는 해와 달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트로 혹은 하나의 운동 구성으로 보는 능력이다. 대립된 두 개를 하나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미래형 인재가 돼야 한다. 해는 해로, 달은 달로만 보는 게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이념 갈등의 씨앗 아닌가.

‘明’은 분열된 양쪽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앎을 나타내는 ‘知’와 대비된다. ‘知’가 근대성을 드러내는 지적 활동이라면 ‘明’의 지혜는 현대성 혹은 후현대성을 드러내는 지적 활동이라고 하겠다.

또 ‘明’자에는 ‘다음’ 혹은 ‘내일’이라는 뜻도 들어 있다. ‘明日’이 바로 내일이라는 뜻이다. 그런 시선을 가진 사람만이 내일을 열 수 있다. 우리가 하려는 과업은 무엇보다 미래로 통해야 한다. 배 교수가 누누이 ‘NEXT’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 ‘明’자에는 우리가 지향할 미래적 지혜의 성격과 미래를 나타내는 의미가 동시에 들어있다.

그래서 ‘建明’에는 ‘미래를 세운다’ 혹은 ‘미래적 지혜를 세운다’는 뜻이 담겨 있다.

배: ‘원’자도 ‘園’ 대신 ‘苑’자를 쓴 것은 ‘맘껏 뛰노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국내 언론 보도를 보면 대부분이 건명원의 한자를 ‘園’으로 잘못 썼다.)

최: ‘園’이라는 것은 구획된 틀 안에 준비되고 정비된 공간을 뜻한다. 반면 ‘苑’은 테두리로 막혀 있지 않다. 어떤 울타리도 없는 개방적이고 야성적인 공간이다. 여기서 해와 달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는 지성력이 정해진 모든 것과 충돌을 빚어내는 야성이 발휘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학교 목표가 뭔가. 홈페이지를 보면, ‘디지털시대 선도’라는 표현이 있고, ‘퓨처 뉴 스쿨’이라는 영문 슬로건도 있고, ‘삐딱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 인재를 구한다’고도 했다. 굉장히 추상적이다.

최: 건명원을 무슨 서당이나 인문학 교육기관으로 보는 분들이 있다. 그렇지 않다. 요즘 국내에서 인문학이라고 하면 문학이나 철학 같은 인문적인 내용을 생각한다. 그냥 고전을 공부하거나, 삶의 교훈이 되는 것들을 숙지하는 차원에 그친다.

하지만 우리는 인문학을 통해 도달해야 하는 지점을 생각한다. 인문적 수준에서의 관리, 사유, 시선, 디자인, 정책, 경영, 이 모든 것이 통합되는 지점을 지향한다. 인간 자체를 인문적 경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인문적 수준이라는 것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시선 중에 가장 높은 단계의 시선이다.

이 시선이 중심 기능을 해서 움직이는 사회를 선진국이라고 한다. 우리 시도를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인문적 수준으로 우리 사회를 끌고 가려는 어떤 사명감, 선진국으로 끌고 가려는 사명감, 인류를 지향하려는 사명감, 이런 것들이 다 포함된 의미가 있다.

-목표가 학자인지, 창업자인지, 아니면 배우고 나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라는 건지, 자기 계발을 돕는 건지. 방향이 어떤 건가?

최: 그런 방향은 각자가 하는 거다. 창업을 하든, 정치를 하든, 군인이 되든, 학자가 되든.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안정된 사람이 아니라 어떤 기울기가 있고 불안이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어느 분야에든 가서 존재해라. 이게 우리 뜻이지. 특정 분야에 공헌하려는 게 아니다.

서: 성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오늘부터 결혼한 사람은 결혼 안 한 것처럼 하고,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하지 않는 사람처럼 하고.” (고린도전서 7장 29~31절 원문: 아내 있는 자들은 없는 자같이 하며, 우는 자들은 울지 않는 자같이 하며 기쁜 자들은 기쁘지 않은 자같이 하며 매매하는 자들은 없는 자같이 하며 세상 물건을 쓰는 자들은 다 쓰지 못하는 자같이 하라. 이 세상의 형적은 지나감이니라.)

어떤 복음을 받았다고 해서 지금 직업이나 맥락 이런 걸 다 거부하고 떠나라, 이런 뜻이 아니다. 일상 안에서 변모가 이뤄진다는 것을 함축한다. 우리가 원하는 인재들도 창업을 하건 학문을 하건 뭘 하건 그 자리에서 새 힘을 발휘할 사람이다.

김: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되 건명원에서 얻은 세 가지 네 가지 코디네이트를 사용해서 새 질문을 추구하고 세상을 더 좋은 쪽으로 바꿔볼 수 있게 하는 거다. 미래엔 이게 뜨니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돼라 이런 건 아니다. 지금 상황처럼 새로운 질문을 하지 못하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선 뭘 해도 세계 정상은 될 수 없다는 거다. 왜라는 질문,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키워보자는 게 우리 생각이다.

-지금도 인문학 강연이나 조찬 모임, 이런저런 대학이나 기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뭐가 다른가?

최: 일시적인 지식 전달 내지 감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그걸 지향하는 건 아니겠지만. 우리의 꿈은, 물론 욕심일 수도 있지만, 인문적인 인격, 인문적인 수준에서 사유하고 움직일 수 있는 영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게 되려면 내면의 동력이 형성돼야 한다. 다양한 내면을 만들어낼 충돌이나 소음을 기대한다.

아까 김 교수가 이야기했지만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어느 분야나 직업이 있는데 자기 삶과 분리된 직을 수행한다. 직업은 두 글자가 합쳐진 건데 ‘직’은 어떤 역할, ‘업’은 삶 속에서 쌓는 ‘자기 축적’이다. 그러니까 직업이라는 것은 그 역할을 통해 자기 삶이 표현되고 자기 삶이 실현되게 하는 게 직업이다.

좀 더 나은 사회는 자기가 하는 일이 삶의 방식이 돼야 하고 삶의 표현 자체가 돼야 한다. 그렇게 되는 단계의 인격을 인문적 인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단계의 인격이 되면 ‘일등’이 아닌 ‘일류’를 지향하게 된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일등은 존재하지만 일류는 존재하지 않는 게 문제다.

우리는 어떤 일등이 아닌 일류, 직업 가운데서도 직에 제한되지 않고 업까지 나아가는 인격, 움직이는 인격을 추구한다. 그것이 보여주는 어떤 새로운 시도를 창의, 창조라고 한다. 창의나 창조가 하나의 기능이라면 배워서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능이 아니라 인격이다. 배워서 되는 게 아니다. 그런 게 드러날 수 있는 내면의 동력이 준비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것이 드러날 수 있는 인격을 준비시키려는 거다.

김: 나는 미래 사회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직업을 말하자면 이런 생각이 든다. 어차피 우리 대상은 젊은이들이다. 당장 직장 다닐 것도 아니고 10~20년 미래를 볼 것이다. 지금까지는 남이 만들어 놓은 직업, 직장에 지원해서 일자리를 얻는 방식이었다. 몇 백 년 간 그런 시스템이었다. 그런 시대는 끝나간다고 본다.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뒤 노동 시장은 정해져 있는 직업에 지원하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서 나만 할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을 갖고 나 자신만의 직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뭐가 될진 아무도 모른다.

많은 경제학자들 예측을 보면 지금 존재하는 직업 중 절반은 20년 안에 사라진다. 19세기에 존재했던 직업 80%가 사라졌다. 지금 눈에 보이는 직업에 내가 들어가겠다는 식의 준비를 했다가는 큰일 난다. 준비한 직업이 사라질 수 있으니까. 거꾸로 나는 뭘 할 때 제일 잘 할 수 있을까, 난 뭘 하면서 먹고 살고 싶은가를 질문한 다음 내 자신이 직업을 만드는 거다. 그런 인재 키우면 좋겠다.

수동적으로 남이 만들어 놓은 밥상에 가서 내가 숟가락 얹는 게 아니고, 내가 내 밥을 만들어내는, 케이크를 만드는 인재. 지금은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한 개 남았어, 거기 들어가려고 천 명이 똑같은 공부를 한다. 그게 다 사회적 낭비라고 생각한다. 네가 원하는 밥상을 만들고 새로운 케이크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을 먹여 살려라, 그런 사람이 나왔으면 한다.

(이 때 주경철 교수가 뒤늦게 와서 대화에 합류했다.)

주경철 서울대 교수/전병근 기자


-다들 돌아가면서 얘기했다. 어떻게 건명원에 합류하게 되셨나?

주: 사실, 나한테 일어나는 나쁜 일의 많은 부분이 이 사람(배 교수)에 의해 시작된다.(웃음) 이 양반 전화가 오면 뭔가 있는거야. 또 일을 저질렀구나 싶은데, 이번엔 크게 저질렀더라. 듣고 보니 재미있고 관심도 가고, 의미도 굉장히 있을 거 같았다. 나는 원래 시간강사로 돼 있었다. 홈페이지 올릴 사진 찍을 때까지도 몰랐다. 속은 거다.(웃음)

-그럼 이제 어떡할 건가?

주: 일단 1년은 해 봐야지.

-역사가 주축이라고 하던데.

주: 역사는 내가 주축 맞다. 나밖에 없으니.(웃음) 나는 늦게 합류했다. 이야기가 많이 진행된 다음에 들어와서 사실 아직 교류 정도가 가장 떨어진다. 헛소리를 할지도 모른다.

-서로 그런 분위기인 것 같다.

주: 난 의견도 좀 다르다. 서로 의견이 달라야 뭐가 좀 나올테니까. 나는 뭔가 확실한 철학이 있어서 이야기한다기보다 아직 의문투성이다. 왜 대학이 아닌 이런 걸 또 만들어야 하느냐, 그 점에 대한 정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분명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대학에서도 좋은 교육을 하고 필요한 뭔가를 하겠지만, 그것과는 뭔가 좀 다른 종류의 인재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거기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하는 건데.

글쎄, 워낙 훌륭한 교수들이 참여하니까 그 분들 강의 듣는 게 일단 큰 충격이 되겠지. 다른 분야 최고급 정보니까 듣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다른 기회로도 가능하지 않나. 외부 강의들도 하니까. 여러 생각을 해봤다. 교수들도 여기서 이렇게 충돌하는데, 그런 인재들이 모이면 거기에서 뭔가 충돌이 일어날 것 같다.

우리가 뭘 심어주기보다. 1년 동안 뭘 얼마나 심어주겠나. 심은 게 씨앗이 돼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뭔가 만들어보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약간 더 큰 씨앗 정도가 되어 나가지 않을까 싶다. 암만 해도 길게 봐야할 것이다.

배: 내가 질문을 하나 하겠다. 주 교수가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만든 사람이다. 나까지 끌고 들어갔다. 그것도 비슷한 시스템 아니었나. 뭐가 달랐으면 좋겠나?

주: 그거야말로 학부생 그냥 뽑아서 자기들이 자유롭게 전공을 택할 수 있는 식이다. 두 개든 세 개든. 심지어 자기가 전공을 만들 수도 있다. 어떤 학문 분야들의 중간에 어떤 게 있다고 생각하면 그쪽을 만들어 전공할 수도 있고. 이런 파격적인 개념으로 출발했는데, 내가 볼 땐 지금까지 초창기로서 어느 정도 정립은 됐다.

이제부터 졸업생들이 나오니 결과는 두고 봐야 하는데. 지금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그런 인재들을 필요로 한다. 개념이 얼추 비슷한데, 이건 대학생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철학은 비슷하지만 다른 공부나 경험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걸 부추기는 점에서 통하지 않나 싶다.

-뒤늦게와서 ‘헛소리’ 걱정을 했지만, 짜맞춘 듯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주: 걱정이네.(웃음)

-참여 교수들이 다들 어디로 갈진 모른다고 했다. 이것 자체가 실험인 것 같고, 대안적인 걸 추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대학 자체도 위기라는 말이 많지 않나. 기존 교육 제도 자체가 충족을 못 시키니까 이렇게 비집고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이런 걸 대학에서 해야하는데 따로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 대학은 뭐가 문제인가?

최: 우리가 다 대학에 속한 교수들이라서 직접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우리가 이렇게 말하면 “너네 대학에서 그렇게 하라”고 할 수 있다. 대학의 역사를 보면 지금은 굉장히 시스템화했다.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것이 쉽지 않다. 내가 속한 대학만 그런진 모르겠지만. 대학으로서는 기존의 지식 체계의 보급과 확산이 중요한 사명이 돼 있다.

흔히들 대학이 지식을 관리하기 때문에 사회를 선도하고 끌고 갈 거라고들 생각한다. 사실 대학의 더 강한 목적은 정해진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고 견고하게 할 인재를 배양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시스템이나 새로운 지향점을 위한 도전 능력, 그런 걸 발휘해본 적이 있는가. 물론 공대 쪽에선 새로운 발견 같은 것은 많이 나오지만.

김: 나는 기본적으로 이런 건 대학에서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특공대라고 했지만 이건 실험이다. 이렇게 1년 해보고 분석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다 뜯어 고칠 거다. 매년 같은 걸 반복하는 게 아니라, 하면서 고쳐가는 것. 결국 실험인데, 기존 대학에서는 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비행기가 날아가는 중에 엔진을 고칠 수는 없다. 추락할 수 있다. 누가 책임지나.

특공대는 본대가 들어가기 전에 미리 들어가 보는 부대다. 특공대는 다 죽어도 몇 백 명이지만, 본대는 잘못 되면 몇 만 명 사망이다. 우리는 테스트를 해 보는 거다. 나랏돈 쓰는 것도 아니고 오 회장이 낸 돈으로, 망하더라도 우리 시간만 낭비한 걸로 끝이다. 워스트 시나리오로 보자면. 베스트 시나리오는, 이게 성공하면 우리가 주류로 가져가서 보여주는 거다.

여길 졸업한 사람들이 잘 하면, 당연히 쫓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성공하면 모방을 낳게 될 거다. 맘껏 모방해도 좋다. 그런 개념으로 볼 때 이 일은 이런 작은 데서, 정말 나라에 부담주지 않는 정도에서 실험해 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서: 대학을 포함해 다른 교육 기관들의 수업은 TV를 켰다 끄는 것처럼 교육이 삶과 유리돼 있었다. 플라톤의 대화편, 크리톤이나 변명, 파이돈을 예로 들겠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재판 마치고 한 얘기, 변명은 법정에서 한 얘기, 파이돈은 사형 선고를 받고 감옥에서 한 이야기다. 소크라테스의 제일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이 책들이 사실은 수업하듯 한 게 아니라 그의 삶의 절실한 국면에서 표현된 말들의 기록이다.

그걸 기록한 사람, 거기서 소크라테스와 대화한 사람들은 누군가. 소크라테스와 삶을 같이해 본 사람이지 수업을 같이 한 사람들이 아니다. 바로 절실한 삶의 순간에서 피할 도리 없이 응답하는 수단으로 표현된 말들이 그의 철학이자 학문이었다. 우리도 적어도 이념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삶을 같이해 보는 것, 삶 안에서 지식의 구체적인 위치를 체험해 보는 것이다. 이 점에서 다른 프로그램과는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배: “학문은 해볼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맹수 앞에서 가만히 돌을 손에 쥐어보는 동작과 같은 필연적 실천이다.” 광고에도 나간 이 모토를 서 교수가 썼다.

서: 임의로 이 태도도 저 태도도 취할 수 있고, 되돌아갈 수도 있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막다른 삶의 골목에 대면해서 우리가 해야만 하는 생각들, 그 차원에서 공부를 해보자는 취지다.

배: 우리는 수업을 교수마다 각각 열 시간씩 한다. 집중적으로. 학생들이 책 내용을 배우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질문을 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돕는, 소크라테스가 말한 산파역을 할 것이다. 나는 여기 교수들이 각자, 월트 휘트먼이 말한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를 불렀으면 한다.

그런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려고 한다. 성경과 코란을 공부하는 종교학자로서가 아니라 21세기 한국에서 교수 하는 실존적 위치에서 나는 무슨 노래를 할까. 그 고민과 질문이 다음 세계로 대한민국이 넘어가는 데 씨앗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체적인 교육 과정을 보면 고전 강독이 눈에 띈다. 도덕경을 한문으로, 키케로의 ‘국가론’을 라틴어로 읽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최: 앞으로는 좌우지간 한문과 영어가 중요하다. 그리스 문명과 황허 문명의 두 줄기를 다 가져야 할 것 같다. 기본이 그 사람들 언어를 갖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라틴어와 한문을 한다. 도덕경을 택한 이유는, 도덕경은 지배자의 시각이다. 그러니까 리더로서의 시선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배: 키케로 아니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생각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도 생각했다. 모두가 남다른 고민을 했던 사람이다. 키케로는 스토아학파 철학자면서 최고의 콘술(consul·통령)이었다.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는 첫째, 정직을 가르친다. 공부해서 아는 만큼만 따라갈 수 있다. 둘째, 근면성을 가르쳐 준다. 고전 수업 자체가 학생들에게 훈습이랄까 습관을 갖게 한다. 다른 수업은 선생님들이 자유롭게 하기 때문에 교재가 없을 수도 있다. 고전 수업은 학생 관리 차원에서 이건 잡고 가야겠다, 그래서 다음 연습 문제를 풀게 하는 식이다.

김: 한문과 라틴어, 두 언어가 고대 지식의 포털이라고 생각한다. 그걸로 시작해서 더 들어갈 수 있다. 원하면 그리스어든 뭐든. 현대 사회는 2000년, 3000년 전 고대 사회로 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필요하다. 왜 그런가. 우리는 지금 오리지널과 시밀러(복제)의 변별력이 필요하다. 상당히 많은 아이디어들은 원본이 아닌 시밀러다. 복제의 복제의 복제품, 카피의 카피의 카피.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니다. 더 좋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토론되는 수많은 지식과 정치적 개념에 대한 원천적, 본능적 아이디어는 2000년, 3000년 전에 만들어진 거다. 그 위에 덮인 걸 다 긁어내고 원형을 볼 필요가 있다. 원천적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 예측을 못한다. 오리지널의 맛을 좀 봐야한다. 또 한번 해석한 걸 걸러서 가르칠 게 아니라. 그 다음은 본인이 결정하는 거다. 이게 내가 어릴 때 독일에서 본 김나지움 과정과 비슷하다.

-40주 동안에 가능할까?

최: 능통하게는 아니지만 감각을 갖게 해 주는 기본 단계까지는 할 수 있다.

-낙제도 있나?

배: 당연하다. 매 시간, 교수 권한으로 오지 말라고 할 수 있다.

김: 그 대신 학생들로서는 상당히 큰 혜택이 있다. 좋은 강의가 다 무료인 데다, 라틴어와 한문을 언제 배우나. 한 달에 한 번 세계적인 학자도 오고 마지막에 공짜 세계 여행도 한다. 그렇지만 그만큼 노력은 해야 한다. 내 경우는 교과서도 없다. 30분 정도 기본 지식은 전달한 뒤 자유 토론을 할까 생각 중이다.

주: 나는 아직 얼개만 있다. 의욕이 너무 크면 오히려 짓눌릴 수 있다. 권투에서도 강펀치만 날리면 상대가 맞는 데 익숙해진다고 하지 않나. 잽도 쳤다가 스트레이트도 쳤다가 다양하게 때려야 한다고. 아주 진득하게 길게 보면서 좇아가는 걸 요구하는 성격도 있을테고.

나같은 경우엔 생각과 판단을 해 보고 질문을 던지는 구체적인 연습을 하게 할 거다. 역사라는 게 결국 인간이 살아온 거니까. 그 상황에서 실제로는 이렇게 돌아갔구나, 그런 자료들을 같이 보면서 너 같으면 이 상황에서 어땠을 거 같은가, 왜 이렇게 됐겠나 하는 식으로,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질문 던지고, 좀 수다를 떠는 식으로 가겠다.

-온라인 지원서에 학력, 경력 란이 있던데. 그리고 ‘30년 후 대한민국과 자신의 모습을 기술하라’고 한 이유는?

배: 학력, 경력은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참고 사항으로 넣은 거지 선발 기준은 아니다. 연령 제한에 드는 지구인이면 된다. 외국인도, 교포도 된다. 질문을 넣은 것은, 많이 오면 어떻게든 걸러내야 하지 않나. 고민 끝에 두 가지 에세이 과제를 냈다.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수학 공식을 적어도 좋고, 춤추는 동영상을 올려도 좋고. 여하튼 ‘자신을 나타내라(show yourself)’는 거다. 또 하나는 30년 후 대한민국을 상상해 보라는 것이었다.

김: 에세이를 보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글을 잘 쓰는지가 아니라 본인의 생각이 있다는 걸 보고 싶은 거다. 그걸 통과해야 인터뷰라도 볼 수 있는 거다. 진짜 결정은 인터뷰 때 한다.

배: 1차로 60~90명을 뽑고 서강대에서 면접을 통해 30여명을 최종 선발한다.

-중간에 탈락도 있나?

김: 30명 시작해서 다 낙오하면 우리끼리 해도 된다. 몇 명까지 한다 이런 건 없다.

최: 그래도 낙오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 끌고 가는 게 목적이다. 이 곳을 취미나 여가로 여기면 곤란하다.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함께 가는 게 목적이고, 그게 어렵겠다, 너무 성의없다 싶으면 못 가는 거다.

김: 오 회장으로서는 건명원에 본인의 평생 결실을 쏟아붓는 거다. 너무나 어려운 결정이고 나라면 못했을 거다. 여기 교수님들이 하면서 애착을 가지게 되는 건 그 분의 진정성 때문이다.

김: 학생들한테도 그런 진정성을 기대한다. 그 점을 충분히 설명하려고 한다. 이게 눈먼 돈이나 하늘에서 떨어진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정작 지원자 중에는 그냥 좋은 강의 듣다가 한 달짜리 공짜 세계여행 간다는 데 혹해서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최: 그런 사람도 환영한다. 왜냐, 자신이 처음 맺은 인연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거나 발전할 수 있다. 인생이 너무 따분한데 40주만 버티면 공짜 여행할 수 있다 싶어서 들어와도 중요한 인연일 수 있다.

김: 사실 그런 사람의 눈빛이 점점 변해가는 걸 보는 게 더 보람차지 않겠나. 처음부터 세상을 바꾸겠다는 마음을 가진 분보다. 기회주의적으로 왔다가 점점 바뀌는 거. 왜냐, ‘부엉이를 아테나로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말처럼 우리랑 같은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가 굳이 설득할 필요도 없다. 비효율이고. 그런 분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게 결국 실험이고 그게 성공해야 대한민국 전체를 설득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거다.

배: 오 회장이 그런 걸 하실 생각이다. 지금 강의장으로 쓸 가회동 한옥을 최고로 리노베이션하고 있다. 식사도 최고 수준으로 준비하고. 찰스 리 미국 잭슨유전체 연구소 소장도 우리 수업을 위해 오기로 했다.

최: 노벨상 의학/생리학상 후보로 꼽혔던 분인데, 바쁜 스케줄을 무릅쓰고 우리를 위해 오기로 했다.

-선발되기만 하면 대단한 특전이 주어지는 셈인데, 수강생이 져야 할 부담이나 과제는?

최: 무엇보다 우리의 비전, 뜻을 알아야 한다는 거다.

배: 기본적으로 교수들 자율에 달렸다. 과제 제출 같은 것에 대해 전체적인 규정은 없고 각자 재량에 달렸다.

주: 아직 더 이야기해봐야 한다. 나는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사견은 있다. 학생들이 받아먹기만 하지 말고, 중간중간에 혼자서든 팀으로든 뭔가 그동안 배운 걸 엮어서 보여주는 걸 시험 삼아 해봤으면 한다.

최: 그런 건 들어가 있다.

주: 학교 중간고사와는 다르지만 일종의 중간 점검. 즐겁게 배워서 즐거운 맘으로 배운 걸 한번 보여줘 보고 옆 사람이랑 섞어서 뭔가 만들어 보는 이런 건 해 봐야지.

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그런 식으로 있다.

서: 구체적으로는 발표회다. 시집을 하나 엮겠다는 사람은 그런 걸 내놔도 좋고.

김: 그게 책이든, 그림이든, 춤이든, 영화를 찍어와도 좋고. 그 동안 얻은 지식으로 뭔가 세상에 없던 걸 하나라도. 중간에 그 과정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최종 발표회를 갖는 정도는 요구해도 되지 않을까.

배: 고전 강독은 외는 걸 좀 시키려고 한다.

-이번 시도를 실험이라고 했다. 밖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성공할 것 같은가?

최: 나는 나이키의 광고 문구 'Just Do it'을 좋아한다. 누군가 '질러버려'라고 번역했던데 마음에 든다. 어떤 나라나 조직이나 사회가 쇠퇴하는 것은 어떤 한계에 갇힌 상황을 몰라서가 아니다. 알고도 거기에 대해 분석만 하고 비평만 한단 말이지. 참여자나 행동가로서 뭔가 역할을 안한다. 그게 더 비극적인 일이다.

서: 실패냐 성공이냐를 떠나, 이게 어떻게 한국 사회에서 작용할 거냐를 바라보는 태도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 사람들은 자기 입맛에 맞는 아웃풋이 나오면 성공이다, 아니면 실패라고 할 텐데. 나는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시 ‘타이탄(거인들)’을 인용하고 싶다. “늦게 성장하는 신은 때이른 성장을 증오한다.”

그러니까 거인은 당연히 늦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빨리빨리 때 이르게 뭔가를 기대하는 사람들로서는 싫어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건명원도 결국 어떤 아웃풋 차원에서 성공이냐 실패를 1년 뒤에 판단할 게 아니다. 한국 사회의 아주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시작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김: 성공이든 실패든, 우리만 혼자 한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을 거다. 우리가 이렇게 먼저 내질러서, 다른 분들도 “우리도 뭘 해야 하지 않나” 와글와글대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좋다.

최: 이미 건명원 광고 나가고 하면서 “왜 이걸 하지? 대학이랑 뭐가 다르지? 왜 이 사람들이 이걸 하지?” 이런 질문을 자연스럽게들 한다. 나는 이것도 하나의 역할 아닌가 싶다.

-사실 방담회의 목적이기도 하다. 노이즈를 일으켜 사람들이 함께 개입하도록 하는 것. 수업에 참여는 않더라도 파장을 일으키는 것 아닌가.

김: 맞다. 우리만 해야 한다, 다른 사람 못하게 하는 게 절대 아니다. 좋으면 맘껏 본따서 하라는 거다. 우린 그냥 용기를 내서 먼저 하는 거다. 대한민국 현실을 보면 동서남북 다 갇힌 상태 아닌가. 아무것도 못한다고 부정적이 되어 우울해져 가지고. 작년 세월호 사고때 우리가 느끼지 않았나. 국민이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천장은 뚫려있다. 동서남북 갇혔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가 3차원 세상에 살면서 2차원에 갇혔다고 착각하는 거다. 차원 하나만 높이면 나갈 방향이 엄청나게 많다.

이게 수학에서 늘 쓰는 방법이다. 정해진 차원에서 안 풀리면, 없었던 차원을 하나 더해 주면 풀린다. 다 푼 다음 그걸 다시 가져가면 된다. 사회에서도 우리가 다 갇힌 것 같지만 사실은 풀 수 있는 문제다. 여기로 나가면 된다. 그러면 네가 생각한 꽉 막힌 게 진짜 막힌 게 아니라 착각한 거라는 것. 그걸 보여주고 싶은 거다. 나갈 길이 충분히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최: 건명원 출신 중에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 나오기 전에는 “당신들 하는 것 별 거 없다”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교육적인 일들은 결과가 눈에 안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런 걸 다른 호흡 짧은 기업에선 하기 어렵다.

배: 바라기는 건명원 유사 프로그램이 1, 2, 3 나오면 좋겠다. 각 분야에, 자기 성격에 맞게 이런 교육 형태가 10개 정도 있으면 서로 경쟁하고 독려하며 다양한 의견이 배출되는 경로가 생기는 거다.

-대학이 사방에서도 도전을 받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지식은 사방에서 쏟아지고, 온라인 강좌도 다양하다. 반면 대학은 비싼 등록금에 비해 효용도가 떨어진다고 비판한다.

주: 건명원은 건명원이고 대학은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너무 파격이고 혁신인 것도 곤란하다. 중심을 잡고 지키고 하는 게 사실 더 중요하다. 지식도 사실은 새 지식이 20% 필요하면 헌 지식이 80% 필요하다. 대학도 변하긴 하는데 그쪽은 속도가 느리다. 실제로 천천히 가야 한다고 본다. 지식이 누적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내고 정설이 되고 다시 움직여 가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그 앞에서 깔짝대는 거라고 봐야지. 대학은 대학대로 그 기능을 해야 한다.

최: 자의든 타의든 대학도 변하고 있다. 옛날엔 어떤 교수 만나려면 그 대학 가야 했다. 정보도 폐쇄적으로 관리하고 지식을 유통시켰다. 지금은 경계가 무너졌다. 서강대, 연대, 이대가 학점 교환을 한다. 학점 교환이 너무 많으면 어느 학교 학생인지 모르게 될까봐 제한할 정도로. 지식의 유통과 생산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대학 시스템 자체는 옛날의 지식 생산, 유통 방식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학점 교환, 학생 교환 같은 것을 한다. 이것 자체가 지금 지식의 유통과 생산, 역할을 기존 대학 시스템으로는 충분히 해낼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또 하나. 최근 서울대 교수가 LG에 갔다. 옛날엔 교수가 기업연구소 가는 건 거의 없었다. 이게 어떤 상징적 사건이 될지 돌출적 사건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이 사회 변화에 적응을 잘 하지는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있는 지식을 지키고 전수하는 역할도 아주 중요하다.

-지식을 지키고 전수하는 역할은 잘 되고 있나? 작년 11월 서울대 도서관 대출 도서 순위를 발표한 게 있었는데 공동 1위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과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였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대출 횟수가 10개월 동안 92회였다.

최: 왜 그런가 하면, 이제는 지식을 발견하는 것보다 접속하는 것이 더 중요해져서 그렇다.

-대학의 지식 전수 기능은 퇴색한 것 아닌가. 온라인으로 가능해졌다. 이제는 대면 수업이 갖는 교육적 의미나 연구 기능 정도만 남은 것 같다.

최: 지금 어디서든 새로 대학도 만들어질 수 있고 사라질 수도 있다.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이런 시도들이, 가령 삼성이 건명원 출신은 믿고 뽑겠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거다.

전에 신문에서 본 건데, 미국의 작은 대안학교 출신 25명을 구글이 뽑아갔다. 그런 게 사회적으로 교육 시스템에 대한 경고가 되는 게 아닌가 깊다. 최고경영자들 만나면 대학 졸업장 믿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사회적 기대에 지금 대학이 충분히 반응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 아닌가 싶다.

배: 학교에 동영상위원회라는 게 있다. 서울대 교수진이 외부에 동영상 강의를 내보내는 거다. 근데 조사하다 보니 외국 대학의 너무나 좋은 과목들이 동영상에 풀 스크립트까지 다 있다. 예일, 스탠퍼드부터 유럽 등 노벨상 수상자들 강의가 전부 있더라.

요즘 아침에 그거 새 분야 들어가서 공부하는 게 낙이다. 로마 건축부터 음악사 등 다 가르친다. 내가 준비한 것에 비하면 30배는 잘하는 거 같다. 그게 공짜로 전 세계에 오픈한 건데, 너네 이런 거 안 할거면 하지 마라 하는 거 같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콘텐츠 갖고 서울대에서 학생 가르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했다. 지식 전달의 양과 질에 있어서 내가 좀 창피하더라. 이제 한국어 자막까지 달면 누구나 다 접근 가능하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그거(자막) 하고 싶다는 것 아닌가.

대학이 정말 본질적으로 지식 전달 기능을 하고 있느냐는 데 대해 정말 심각한 의문이 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논문이니 뭐니 다 구글에 있고 아마존에 있는데. 그러다 보니 점점 교수들도 강의하는 게 힘들어지고. 교수가 가르치는 내용도 어떤 식으로 대학에서 기능을 해야 할까 고민이다. 동영상 강의도 하자 하자 하는데 제일 보수적인 데가 인문대다. 아무도 지원 안 해서 내가 하는 수 없이 기독교 개론을 올렸다. 선생님들은 공개되는 걸 아주 싫어한다.

최: 아인슈타인이 굉장히 재미있는 말을 했다. 교육이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걸 다 잊어버리고 남는 무엇이다. 남게 되는 그 무엇을 주는 교육이 성공적인 건데, 학생과 교수가 주고받는 지식이 전체라면 교육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나는 사실 학교 다닐 때 중간고사를 본 적이 없다. 1, 2학년 때는 학교가 문을 닫아서 시험을 리포트로 대체했는데, 내기만 하면 A였다. 70년대 중반 80년대 후반 학번이 다 그럴 거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사회에서 역할하거나 지적 활동하는 것 보면, 지금 훌륭한 교육 받은 사람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한국전쟁 때 젊은 시절을 난 분도 고전을 나보다 더 많이 읽은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안정적으로 지식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이 그 사람을 훌륭하게 만드는 걸까? 그 사람을 훌륭하게 하는 게 무엇인가 그게 의문이다.

-요즘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인문학 자체도 도전받고 있다. 긍정적인 발판이 될 수도 있지만, 궁극에 인간의 고유함이나 장점은 뭐가 남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최: 그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할 능력은 안 된다. 다만, 인문학의 위기 중 하나로 자본에 의한 인문학 침식, 혹은 인문학의 자본화를 이야기하는데, 나는 인문학이 위기인 이 상황이 인문학적 사유의 대상이라고 본다. 인문학에 어떤 틀이 있어서 도전을 받고 하는 게 아니다. 만약 빅데이터가 인간 사고를 좌우한달지 영향력을 행사한달지 하는 것, 전과는 다른 환경이 전개되는 것 자체가 인문학적 반성의 대상이다.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달라지고, 어떻게 세계에 적응하는 전략을 만들어 낼 것이냐, 그 자체가 인문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고 그것이 인문학의 한 역할이다. 그동안 나온 인문학적 내용들, 셰익스피어적, 칸트적이거나 한 게 인문학이 아니다. 새로 눈앞에 펼쳐지는 세계가 전개되는 양상 자체가 인문적 수준에서 사유되고 관리되는 것, 그것이 인문학이기 때문에 인문학의 어떤 내용이 달라졌다고 해서 인문학 자체가 흔들리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인문학적으로 관리하는 사유 대상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거다.

-과거 인문학을 통해 인간이 뭐라는 걸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요즘 진화생물학이나 뇌과학은 원리 자체를 알면 예측도 가능하다고 나온다. 그런 면에서 전통 인문학은 수세적 입장 같다.

주: 계속 발전하니까 그쪽은 그쪽, 이쪽은 이쪽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내가 최근에 낸 책 제목이 ‘사랑’이다. 자유전공학부에서 1학년 세미나를 같이 한 걸 책으로 냈는데 특징이 이거다. 큰 키워드를 하나 정하고, 교수 셋이 달려든다. 문과와 이과로 나눠서.

역사 쪽에서 사랑은 무엇이며, 어떻게 변하는가를 접근하고, 뇌과학을 한 정재승 선생은 그쪽에서, 또 한 명은 중국 문학에서 사랑을 어떻게 봤느냐 접근했다. 뇌과학에서는 사랑이란 것도 뇌 안에서 벌어지는 걸로 훨씬 더 많이 설명한다고 하더라. 진짜 많은 게 설명된다. 통계도 있고. 인간이 이런 것이다라고 할 수 있는.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중세의 사랑, 17세기의 사랑, 19세기에 들어 폭발하는 사랑, 1950년대의 사랑, 지금의 사랑이 다르다. 중국 문학에서는 그 독특한 전통 속에서 남녀가 어떻게 만나며, 집안끼리 위치 찾기는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설명의 틀이 각각 다 의의가 있더라. 셋이 모여서 하는데, 나는 상호보완적이라고 본다.

뇌과학이 아무리 발전하고 생리학적인 걸로 설명해도 인간의 사랑을 다 설명하진 못한다. 그렇게 느꼈다. 놓쳤던 걸 밝혀주는 건 있다. 여성이 이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뭐구나 하는 건 알겠는데,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거니까. 그게 또 계속 바뀌고. 다른 조합도 가능하겠지.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건 분명하다.

서: 주 교수님이 사랑을 말씀하셨는데, 19세기에 사르트르가 “할 일 없는 일을 뭐로 생각하냐”고 하니까 “여행은 시간의 낭비, 사랑은 정력의 낭비이자 감정의 낭비”라고 했다. 이게 ‘낭비’다 보니까 합리적 원리를 규명하는 학문 안에는 자리잡지 못하고 문학이란 영역 안에만 자리잡았다. 내 생각엔 뇌과학으로 환원될 수 없는 영역이 '가치'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아까 최 교수가 인문학이 뭐 하냐, 위기라고 하셨다. 근데 위기는 가치 개념이다. 천편일률적으로 원인과 결과로만 볼 수 없고, 플러스 알파로서 가치라는 평가 기준을 세운 거다. 칸트가 이런 말을 한다. 알프스산을 올라가는 등반자가 산이 크거나 넓다고만 느끼는 게 아니라 경건해진다고 말한다. 경건은 도덕적 가치다. 자연 안엔 경건이 없는데 마음에 플러스 알파로 생겨나는 거다. 이런 특별한 마음의 현상이 있는 한 이 영역에 몰두하는 게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그런 방향으로 존립할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끝으로 각오를 들려 달라.

최: 지식인은 분석과 훈고와 답습에 빠지기 쉽다. 활동하는 힘을 가지고 세계와 전인격적인 접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명원 학생들과 함께 나 자신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이런 시도가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우리나라가 훈고를 벗어나 창의적 기풍으로 무장되는 조그만 디딤돌이 되고 싶다.

배: 먼 훗날, 나는 2015년 동지(同志)들과 함께 시작한 건명원 설립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들 중 하나라고 기억하고 싶다. 학생들과 동료 교수들과 함께 매순간 변하고 진화할 내 모습을 상상하니 설렌다.

이날 자리에 없었던 김개천 교수는 해외에서 문자로 자신의 소망을 시처럼 적어 보내 왔다.

행복이나 만족을 원하는 삶은
치고 올라가는 힘이 없다.
결핍된 것이 많은 자가
더 큰 열정을 갖고 있듯
편안함보다 불확실함에
시선을 보내고
우리에 대한 얘기보다
자신에 관한 말을 하고
좋은 것보다
다른 것을 말하길 원한다.
생각의 지평을 넓혀
우연과 영감의 사유 밖에서
끊임없이 흔들거릴 수 있기를 바란다.

서동욱 교수도 며칠 후 이런 답을 이메일로 보내왔다. 제목까지 붙인 한 편의 시였다.

<건명원을 시작하며>

급한 소식을 전하려고
핸드폰 터지는 곳을 찾아
험악한 봉우리를 뛰어다니는 등산객을 보았는가?
그런 절박함이
건명원에서
나의 강의를 시작하게 할 것이다.(끝)

그 첫 수업이 3월 4일 시작된다.

오정택 두양문화재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건명원 교수진

◆건명원 개요

-선발 대상
만 19~29세 학생 및 일반인 (해외 동포, 외국인 지원 가능)

-신청자 접수
2015년 1월 23일~2월 4일

-접수 방법
건명원 홈페이지(http://www.gunmyung.or.kr/)

-1차 서류 전형: ‘30년 후 대한민국과 자신의 모습’과 자유 형식의 포트폴리오 각 A4 용지 3매로 제출
-1차 선발 인원: 60~90명

-2차 면접: 2015년 2월 14일
-최종 선발 인원 30명

-수업 일정
3월~12월 10개월(40주) 매주 수요일 저녁 6시~10시

-커리큘럼
매달 첫째, 셋째 수요일
인문학, 과학, 예술 분야 강의 및 토의
1. 근대세계사: 주경철 교수
2. 뇌와 현실: 김대식 교수
3. 도덕경과 지배자: 최진석 교수
4. 라틴어와 로마문명: 배철현 교수
5. 문명 발생과 그 물질적, 정신적 구성요소들 : 배철현 교수
5. 빅데이터와 복잡계 네트워크: 정하웅 교수
6. 언어와 문명: 김성도 교수
7. 예술과 건축: 김개천 교수
8. 철학과 문학: 서동욱 교수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
-최진석, 중국 고전어와 노자 ‘도덕경’ 강독 및 암송
-배철현, 라틴어와 키케로 ‘국가론’ 강독과 암송

한 달에 한 번씩 세계적인 학자 초청해 토론 수업 진행.
성공적으로 수료한 수강생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한 달 동안 세계여행 전액 지원

-수강생 평가
매 시간 건명원 교수 평가, 교수상임위원회에서 수강 지속 여부 결정

-참여 교수 약력

◆ 인문
김성도 고려대 언어학과 교수/프랑스 파리 10대학/기호학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역사학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하버드대학/고대근동종교와 언어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북경대학/중국철학

◆ 예술
김개천 국민대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교수/동국대 선학/건축 및 디자인
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벨기에 루뱅대학/미학

◆ 과학
김대식 KAIST 전자 및 전기공학과 교수/독일 막스플랑크뇌연구소/뇌과학
정하웅 KAIST 물리학과 석좌교수/서울대학교/물리학-복잡이론

◆ 초청 특강 예정자
이시다 히데타카(石田 英敬) 일본 도쿄대학 정보이론 학제간 연구과정 교수
버나드 스티글러 (Bernard Stiegler) 프랑스 조사혁신연구소(IRI·Institut de recherche et d'innovation) 소장
찰스 리(Charles Lee) 미국 잭슨유전체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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