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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세금폭탄' 여파…적립식IRP 등 절세상품 문의 급증

  • 남민우 기자

  • 입력 : 2015.01.22 16:04 | 수정 : 2015.01.22 18:18

    최대 40만원 절세 적립식 IRP 관심 높아져
    절세 상품 부족하고 가입요건도 까다로워


    서울 여의도에 사는 직장인 권모(33)씨는 매달 33만원씩 붓던 연금펀드에 더해 적립식IRP(개인형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도 추가로 가입하기로 했다. 연금펀드의 세액 공제한도를 꽉 채웠는데도 지난해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환급받기는 커녕 오히려 세금을 더 내게 되자, 조금이라도 더 절세 혜택을 받기 위해 적립식IRP의 세액공제 한도인 300만원도 꽉 채울 계획이다.

    ‘13월의 월급’을 기대했던 연말정산이 정부의 세액공제 방식 도입 이후 ‘세금폭탄’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시중은행에서 적립식IRP, 주택종합청약저축, 소득공제 장기펀드 등 절세 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연금계좌에 대한 세액 공제혜택이 확대되면서 적립식IRP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고승희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은 “연초부터 연말정산이 이슈가 되면서 절세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졌다”며 “절세 상품이 많지 않아 세제 혜택 범위가 늘어난 적립식IRP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 적립식 IRP 공제혜택 추가…최대 40만원 절세

    IRP란 근로자가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하는 일종의 은퇴 준비 통장이다.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근로자가 본인 명의의 개인형 퇴직연금 신탁계좌를 추가로 개설하는 것이다. 젊은 직장인들이 당장 가입할 필요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세제 혜택 범위가 늘어나면서 IRP를 단순히 퇴직금 수령 용도로만 활용하지 말고, 세테크 목적으로 미리 가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2013년 연말정산까지 연 400만원 한도에 소득세율을 적용해 공제해 준 연금저축은 지난해 연말정산부터 공제율이 일률적으로 12%로 낮춰졌다. 이에 따라 2014년 연말정산에선 저소득층을 제외한 대다수 월급쟁이들의 연금 계좌 공제 혜택이 2013년 연말정산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예를 들어 연금계좌에 400만원을 납입할 경우 과표구간 1200만원~4600만원 사이의 근로자와 과표구간 4600만원~8800만원 사이의 근로자의 공제 혜택은 각각 66만원과 105만6000원에서 52만8000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한도가 종전 400만원에서 700만원까지 늘어난다. 단, 올해부터 추가로 늘어난 300만원은 퇴직연금(DC형 혹은 IRP)에 적립해야만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4년 연말정산에서는 연금 계좌에 대한 공제 혜택이 52만8000원에 그쳤지만, IRP에 300만원을 추가로 납입할 경우 올해 연말정산에서는 공제 혜택이 52만8000원에서 92만4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가 연금계좌의 세액 공제 한도를 종전 12%에서 15%로 확대할 경우 돌려 받을 수 있는 세금은 115만원으로 더 증가한다.

    ☞정부가 지난21일 발표한 연말정산 보완대책

    세액 공제 혜택이 확대되면서 IRP 가입을 서두르는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당장 이번달 부터 납입을 해야 올해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액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PB센터 과장은 “주변 기업들의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연금펀드부터 가입하고 나서 적립식IRP에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세 상품 턱없이 부족…가입요건도 까다로워

    하지만 현재 출시된 절세 상품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적립식IRP의 경우 55세부터 10년간 연금을 받게 되는데, 지금 세금을 아끼고자 월급의 일정액을 먼 훗날로 미루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직장인들도 많기 때문이다.

    또 적립IRP는 55세 이전에 돈을 되돌려받으려 할 경우 16.5%의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 세액 공제로 돌려받는 세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가입자가 파산 선고 혹은 개인회생절차를 밟는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5.5%의 세금을 되돌려 줘야 한다.

    대표적인 절세상품으로 꼽혔던 소득공제 장기펀드도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연간 240만원 한도) 혜택을 주지만 5년 이상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한 시중은행 PB센터 팀장은 “투자 요건이 까다로워 가입 대상자인 젊은 직장인들에게 쉽사리 권유해주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PB센터 대리는 “각종 절세 상품에 모두 가입해도 결국 세금을 토해내는 고객들이 많은 편”이라며 “절세 상품이 많지 않아 가능한 한 꼼꼼히 챙기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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