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저커버그 북클럽이 두번째 책으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utre: Why Violence has declined)’를 택했다. 미국의 진화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가 2011년에 낸 대작이다. 국내에는 작년 8월 사이언스북스가 번역 출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 핑커의 책을 다음에 읽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우리 역사에서 폭력이 어떻게, 그리고 왜 단계적으로 줄어들었는지 보여주는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벌어지는 사건들 때문에 폭력과 테러리즘이 그 어느 때보다도 흔한 일이 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모든 폭력과 테러리즘까지도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줄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폭력을 줄일 수 있을지 이해한다면, 앞으로 계속해서 평화를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내가 신뢰하는 몇몇 사람들이 ‘지금껏 읽은 책 가운데 최고’라고 추천해줬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이번 책이 워낙 두꺼워서 읽는 데 당초 2주가 아닌 한 달로 늘려 잡았다”면서 “세 번째 책은 2주 뒤에 정해서 발표할 계획인데, 좀 짧은 책을 선정하겠다”고 했다. 이 책 원서는 832쪽에, 한글 번역본은 1408쪽에 이른다.

이날 현재 영문 원서는 아마존닷컴의 ‘사회 폭력’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다.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는 100위권 밖이다.

저커버그는 2015년을 ‘책 읽는 해’로 선언하면서 북클럽을 시작했다. 격주 1권씩 미리 정해서 소개한 후 페이스북에서 토론도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신년초 그의 북클럽 출범 당시의 폭발적인 관심에 비해 ‘책 토론’은 참여율이 극히 저조했다.

그의 페이스북의 독서클럽 페이지 ‘책 읽는 해(A Year of Books)’에는 27만명이 ‘좋아요(like)’를 눌렀다. 첫 책으로 선정된 모이세스 나임(62) 포린폴리시(FP) 전 편집장의 '권력의 종말'은 단번에 대형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일시 품절 현상까지 빚었다.

그러나 지난 14일 이 페이지에서 저자와의 문답(Q&A)을 진행했을 때는 질문을 올리며 참여한 사람이 200명도 안 됐다. 댓글 수는 저자의 답변을 포함해 175개에 그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저커버그가 북클럽을 시작하면서 여론에서 ‘새로운 오프라(the new Ophra)’가 될 거라고들 기대했지만, 결국 그렇게는 되지 못했다”고 평했다.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사용자들 특성과는 맞지 않게 너무 주제가 무겁고 길이가 긴 책을 선택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어떤 책?

저자 스티븐 핑커(사진·60)는 캐나다 출신으로 심리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주요 연구 주제인 시각 인지, 언어 심리학 연구로 미국 심리학협회와 미국 국립과학 학술원, 영국 왕립 연구소, 인지 뇌 과학협회 등에서 상을 받았다.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의 '세계 100대 지식인', 프로스펙트지의 '세계 100대 사상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뉴욕타임스 등 여러 유력지에 기고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오늘', '날로 증가하는 폭력'이란 관념에 의문을 갖고 이 책을 썼다. 기원전 8000년부터 20세기에 이르는 폭력의 역사 궤적을 추적했다.

다양한 전쟁과 약탈, 학대 등 잔혹행위를 기록한 사료부터 고고학, 민족지학, 인류학, 문학 작품 등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가 사는 오늘이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덜 잔인하고, 더 평화로운 시대라고 진단한다.